SONIC

[재업] Deadly Loop.

소닉 더 헤지혹 시리즈 - 섀도마리(섀도우 더 헤지혹 x 마리아 로보트닉) 소설연성. 커플링 요소 거의없음 주의~

※일러두기※

-2001년 게임 '소닉 어드벤처 2(이하 'SA2')' 기반 팬픽입니다. SA2 스포일러 있습니다.

-섀도마리 연성이지만 '이성적인' 사랑보다는 '가족애'를 중심으로 둔 이야기입니다.

-PO날조WER와 PO캐붕WER 주의...!!! 

-[펜슬ONLY 항목]포스타입에 2023.04.19에 업로드했던 글연성의 재업 버전입니다~ 후기도 포스타입과 동일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youtu.be/iqPAVCtRO3I?si=amCqq6IRzBjPaHRf

(이 글은 ↑위 음악을 들으면서 읽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Deadly Loop.

 

I believe in my future, farewell to the shadow (나의 미래를 믿고 있다, 그림자에게 작별을)

It was my place to live, but now I need your hand (이곳은 내가 사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너의 도움이 필요해)

Lead me out with your light, I have breathed in (내가 숨쉬어온 너의 빛으로, 나를 바깥으로 인도해줘) (*의역)

 

-Supporting Me...for Biolizard (‘Sonic Adventure 2’ OST)

-001-

 

“……!”

 

섀도우 더 헤지혹이 눈을 번쩍 떴다.

다음 순간, 그는 커다란 ‘방’에 서 있었다.

그 방이 어딘가 눈에 익다고 생각하려던 찰나……에 곁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Huh? 섀도우? 왜 그래?”

“소닉?!”

 

섀도우가 흠칫 놀라 소리쳤다. 소닉도 덩달아 놀라 뒤로 물러났다.

 

“워워워, 갑자기 왜 그래? 한창 멋있게 폼 잡아놓고?”

“너, 왜……원래대로 돌아온 거지……?”

“원래대로? 어이어이, 정말 괜찮은 거야?”

 

그 때,

 

“그어아아아악-!!!”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려 정면을 본 순간, 섀도우가 눈을 크게 떴다.

 

“저……저 녀석이 왜 아직도 살아있지……?”

“Huh?”

 

그제야 퍼뜩 생각났다.

뭔가 이상하다.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은 건 분명……‘파이널하자드’를……

분명히 슈퍼 섀도우로 변신해서……슈퍼 소닉과 함께 저 녀석을……!!!

그럴 리가 없다.

어째서 저 녀석이 바이오리자드 상태로 눈앞에 있는 거지?

마치……마치……

누군가가 시간을 되돌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 때,

 

“……!”

 

눈을 한번 깜박였을 뿐인데, 갑자기 ‘핏!’ 소리와 함께 주위의 모든 것이 멈추고 침묵이 흘렀다. 섀도우가 주위를 휘휘 둘러봤다.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섀도우를 살피던 소닉도, 눈앞에 있던 바이오리자드도, 그리고 꼭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던 이 신전도……!

 

“뭐지……이건……무슨?!”

 

섀도우의 동공이 커졌다.

갑자기 등 뒤에서 따스한 감각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봐도,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마리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바로 곁에서 그녀의 따스하고 상냥한 체온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그를 뺀 모든 것이 멈춰 있었는데도. 섀도우가 중얼거렸다.

 

“마리아, 맞지……?”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섀도우가 이를 악물었다. 당연한 얘기였다. 마리아는 이미 50년 전에 그의 눈앞에서 죽었으니까. 두 번 다시는 만날 수 없으니까.

이제는 이렇게, 곁에 있어도 볼 수 없으니까.

 

“……누구냐.”

 

섀도우가 고개를 숙인 채 차갑게 말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고개를 든 핏빛 눈동자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난 이미 죽었다. 내 마지막을 긍정하며 죽었다. 내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였단 말이다. 그런데 대체 왜-”

 

그 순간, 눈앞이 새하얗게 빛났다.


 

 

-002-

 

“……지크프리트 왕자가 마법사 로트바르트를 죽이는 바람에, 가엾은 오데트 공주는 영원히 백조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절망한 오데트 공주는 호수에 몸을 던지고 말았어요. 슬픔에 빠진 지크프리트 왕자도 공주를 따라 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두 사람은 다시 살아나더니 하늘 위로 올라갔습니다. 왕자와 공주는 죽음으로써 사랑을 이루게 되었어요. 두 사람은 천국에서 영원히 함께하게 되었답니다.”

“……”

 

마리아 로보트닉이 표지에 <백조의 호수> 라고 적혀 있는 책을 덮었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있는 섀도우를 보며 생긋 미소지었다.

 

“어때, 섀도우?”

“어떠냐고……?”

 

섀도우가 마리아의 시선을 피했다. 마리아가 후후 하고 작게 웃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섀도우 더 헤지혹의 머리에 주입된 ‘지식’은 많았지만, 이 세상에는 지식만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특히 ‘감정’이 그러했다. 그래서 동화책을 읽어준 후에는 꼭 마리아가 부연 설명을 덧붙이곤 했다.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

“그렇다기 보단……마리아.”

“응?”

 

마리아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섀도우의 말을 적극적으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표정이었다. 섀도우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마리아. 그 둘은 결국 죽은 게 아닌가?”

“음……그렇지? 죽어서 사랑을 이룬 거니까.”

“그럼 두 번 다시는 살아날 수 없지 않은가.”

“맞아. 슬픈 얘기지.”

“……”

 

섀도우가 이불 위로 주먹을 쥐었다. 정말로 궁금한 게 있는데, 이 말을 꺼내면 마리아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두려웠다. 마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섀도우? 괜찮아? 피곤해?”

“아, 아니다. 마리아. 다만……”

“왜 그래?”

 

마리아가 의자를 당겨 가까이 다가앉으며 생긋 웃었다. 섀도우가 흠칫 놀라 얼굴을 붉혔다.

 

“그, 마리아, 너무 가깝다.”

“그치만, 섀도우가 그렇게 뜸 들이면 오히려 더 궁금한걸~ 섀도우, 지금 나한테 궁금한 거 있잖아?”

“그걸 어떻게-하아……”

 

마리아의 이 날카로운 직감이나, 장난스럽게 웃는 얼굴에는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 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종일 붙어 다녀서 그런지, 마리아는 섀도우의 얼굴만 봐도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 것 같았다.

한참 후, 섀도우가 큰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들고 마리아를 똑바로 바라봤다.

 

“마리아”

“응.”

“인간은, 결국 언젠가 다 죽지 않나?”

“섀도우……?”

 

마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섀도우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 미안하다, 마리아. 놀라게 하려던 건-”

 

횡설수설하던 섀도우가 얼른 입을 다물었다. 마리아가 섀도우의 손을 살며시 잡았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섀도우. 섀도우는 맞는 말을 했는걸?”

“하지만, 마리아. 그 말은 결국……너, 아니, 프로페서도……!”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너’를 황급히 ‘프로페서’로 정정했다.

마리아가 슬프게 웃었다.

 

“응. 할아버님은 나이가 많으시니까. 아마 나보다 먼저 돌아가실 거야.”

“마리아……”

“그치만, 섀도우.”

 

마리아가 한쪽 손으로 섀도우의 볼을 살짝 쓰다듬었다. 섀도우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마리아-”

“그치만 괜찮아, 섀도우. 우리한테는 네가 있는걸?”

“내가……? 하지만 난 너를 구할 수-”

 

마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를 살려 달라는 게 아니야, 섀도우. 인간은 다 죽게 되어 있어. 그 운명은 누구도 바꿀 수 없어.”

“……”

“그치만 섀도우. 너는 우리가 다 없어져도 계속 살 수 있는걸? 네가 우리를 기억해주면 돼.”

“하지만, 마리아, 난……”

 

마리아가 두 손으로 섀도우의 얼굴을 감쌌다.

 

“분명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나 할아버님은 죽게 돼, 섀도우.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어. 섀도우가 우리를 계속 기억해주면 돼. 그리고……”

 

마리아가 한쪽 벽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유리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그 ‘푸른 별’이 보였다. 저 별에는 마리아나 제럴드, 혹은 이곳 ‘스페이스 콜로니 ARK’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인간이 엄청 많이 살고 있다고 누누이 들어왔다.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섀도우에게는 그다지 와 닿는 사실이 아니었지만.

마리아의 크고 푸른 눈이 다시 섀도우를 똑바로 바라봤다. 아직 ‘아름답다’의 정확한 정의가 뭔지는 잘 몰라도, 볼 때마다 항상 ‘아름답다’ 는 건 이 눈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눈동자였다.

 

“언젠가 섀도우가 저 별에 가게 되면……저 별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 섀도우가 저들을 지켜주고, 희망을 주는 거야.”

“하지만, 그게 어떻게 너를, 프로페서를-”

 

그러자 마리아가 천사 같은 미소를 짓더니, 섀도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섀도우는 언제나 나에게 희망을 주는걸? 분명 저 별에서도 그럴 거야. 너에게는 그럴 힘이 있으니까.”

“……”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기더니, 섀도우가 고개를 들었다.

 

“……마리아는, 죽음이 무섭지 않은 건가?”

“응?”

“아, 아니. 방금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줘. 미안하다.”

“으응, 아냐.”

 

마리아가 고개를 저으며 섀도우에게서 손을 떼고, 바른 자세로 고쳐 앉았다.

 

“사실은 말이지, 섀도우. 나도 죽는 건 무서워.”

“마리아-”

“아마 할아버님도 그렇고, 모두가 그럴 거야. 하지만,”

 

마리아가 활짝 웃었다. 아름다운 오데트 공주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얼굴이었을까?

 

“그치만, 난 섀도우를 만났는걸? 매일 섀도우랑 같이 놀고, 이렇게 매일매일 얘기도 할 수 있잖아?”

“마리아.”

“그래서 섀도우. 난 매일매일이 즐겁고 행복해. 아플 때도 있지만, 매일 섀도우랑 이렇게 얘기하고, 할아버님도 같이 있는걸! 그래서 난 죽는 게 무섭지만, 무섭지 않기도 해.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아니까,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 수 있는걸.”

“……”

“그러니까 섀도우.”

 

마리아가 다시 섀도우의 손을 잡았다.

 

“내가 행복한 것처럼, 섀도우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랑 같이 있을 때, 섀도우도 행복해하길 바래.”

“마리아……”

 

섀도우가 그제야 마리아의 손을 마주 잡았다.

 

“……당연한 말이다.”

 


-003-

 

“……!!!”

 

다시 눈을 깜박였을 때, 섀도우는 ARK의 침실이 아니라 신전에 서 있었다. 여전히 주위의 모든 것이 멈춰 있었다.

 

“무슨……”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누가 이런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왜?

 

“……나에게 다른 기회가 있다고 말하려는 거냐? ……내가 죽지 않을 기회가 있다고?”

 

섀도우가 눈썹을 찌푸렸다.

알 것 같았다. 그 때, 섀도우 더 헤지혹은-

 

“……마리아, 결국 난……”

 

무서웠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그녀를 구해줄 수 없었을 때의 공포.

두 번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다는 공포.

중요한 걸 잊는 바람에 하마터면 끔찍한 짓을 저지를 뻔한 자신에 대한 혐오감.

힘이 다해 저 별에 떨어졌을 때의 고통.

지상에 떨어질 때 온몸이 타들어가며 느낀 고통, 그리고-

 

‘죽음’ 그 자체에 대한 공포.

 

“……마리아는, 죽음이 무섭지 않은 건가?”

 

멍청하긴.

이 질문은, 마리아가 아니라 섀도우 자신에게 했어야 했던 질문이었다.

결국은 그 자신도, ‘로봇’이 아닌 ‘생명체’였다. 아무리 불로불사의 생명체라지만, 섀도우 본인조차도 그 상황에서 자신이 다시 눈을 뜰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누군가가 그를 다시 회수한다면 모를까.

 

“마리아……”

 

섀도우가 가슴에 손을 얹었다. 여전히 닿지 않는 그 따스함을, 눈을 감고 온몸으로 느끼려 했다.

만약 마리아가 이곳에 있다면, 볼 수도, 만질 수도 있는 상태였다면, 그녀는 뭐라고 말해 줄지……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섀도우가 이를 꽉 악물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도, 괜찮은 거지?

무서워해도, 괜찮은 거지?

 

가슴에 댄 손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손에 쥐어지는 거라고는 가슴에 돋아난 하얀 털이 전부였지만 왠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가 희망을 주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정작 나에게 희망을 주는 단 하나의 존재였던 너의 목소리가.

 

‘괜찮아, 섀도우……’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준비는 되어 있어.”

 

너의 곁으로 갈 준비가.

 

이어지는 말을 애써 삼키며, 섀도우가 눈을 번쩍 떴다.

다시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소닉의 손이 섀도우의 바로 눈앞에서 팔랑팔랑 흔들렸다.

 

“어~이! 섀도우, 너 정말 괜찮은 거야-어, 어이!”

 

그 손을 살짝 밀어내며, 섀도우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 눈으로는 바이오리자드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섀도우가 소닉을 돌아봤다.

 

“……말했지 않나? 이 녀석은 내가 맡는다. 너는 카오스 에메랄드를 맡아라.”

“Heh……”

 

소닉이 코를 쓱 문지르며 씩 웃었다. 뭔가 눈치챈 걸까? 알게 된 지 얼마 되지는 않은 사이지만, 이 녀석……생각외로 눈치가 빠른 면이 있었다. 어쩌면 섀도우조차도 모르는 무언가를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굳이 물어볼 생각도, 그럴 시간도 없었지만.

 

“All right, 섀도우! 한 번 달려 보자고!”

“……”

 

소닉이 사라진 후, 섀도우가 커다란 바이오리자드를 올려다봤다.

 

본래 이곳은 내가 살던 곳.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곳.

 

그림자의 곁을 지키는 것은 두 줄기의 빛.

그러나 결국, 그림자는 빛을 인도한 후 사라지는 존재.

 

“……두려움은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그 감정 없는 괴물에게 다가간다.

어떤 운명이 그를 기다리는지 알면서도, 그 발걸음은 멈추지도 더뎌지지도 않았다.

 

드넓은 우주에서 별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죽음을 직감한 그 순간에도, 섀도우 더 헤지혹의 마음은 평안했다.

슈퍼 소닉이 그의 이름을 외치며 손을 내미는 듯 했지만, 섀도우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지도, 그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 순간 그가 느낀 것은……

그를 감싸안는 따스한 손길.

그에게 사랑을 주었고, 그를 통해 온 세상에 희망과 미래를 전하는 아름다운 빛.

축 늘어진 채 별 아래로 추락하는 검은색 고슴도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왜냐하면, 난-

 

……혼자가 아니니까.

 

“마리아, 이것이 네가 원하던 거지……?”

 

아파도 괜찮다.

다시 이 치명적인 ‘루프’를 반복한다 해도 괜찮다.

그래도 섀도우 더 헤지혹은, 똑같은 선택을 할 테니까.

두렵다는 생각이 곧, 굴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

네가 언제나 함께한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Epilogue-

 

“?!”

 

섀도우가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상하게 더웠다. 그를 위해 마련된 이 커다란 방은 분명 환기가 잘 되어 있는 방일 텐데도.

 

“윽……”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팠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뭔가 고통스러운 꿈을 꾼 것도 같았다.

그런데, 어째서일까……이 포근하고 아련한 기분은……가슴 한구석이 어딘가 따스하고, 말랑말랑한 기분이었다.

여전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딘지 안심이 되는 듯한……소중한……

가만 생각해보면 너에게는 항상 구원만 받는군. 원래는 내가 이 별의 사람들을 지켜주기로 했던 거였는데. 섀도우 더 헤지혹이 다시 눈을 떴다. 그의 입가에 아주 희미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날 밤,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에 보였던 미소와 똑같은 미소였다.

아마도, 그의 곁을 맴도는 ‘그녀’가 아니면 알아채지 못할 미소였다.

 

문득 침대 옆 협탁에 올려둔 핸드폰을 돌아봤다. ‘부재중 전화 1건, 읽지 않은 음성 메시지 1건’ 이라고 적힌 화면이 깜박거리고 있었다.

핸드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톤이 높고 간드러진 여자 목소리였다.

 

“섀도우? 자? 모처럼 비번인데 미안~ 이걸 들을 때 쯤이면 우리가 다 처리했을 수도 있지만, 닥터 에그맨이 나타났어. 이번에는 인간 도시를 습격하고 있다나 봐. 정말이지, 센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영감님이라니까~ 암튼 그래서, 난 지금 오메가랑 같이 구조 작업을 하러 가는 중이야. 소닉도 가는 중이라 하고, 사람들도 모두 대피시켰지만, 낙오자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확인하면 늦게라도 연락 줘~ Bye~♥”

 

딸깍, 소리와 함께 다시 조용해진 핸드폰을 챙겨들고, 물수건으로 몸을 대충 닦았다.

다음 순간, 섀도우 더 헤지혹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End-


후기. (※포스타입과 동일합니다!)

2021년의 어느날 SA2 바이오리자드 브금을 듣다가 가사를 보고 급 과몰입(?)해서 쓴 트윗...을 그대로 팬픽화(?)했습니다~

트위터에서도 자주 하는 얘기지만 SA2...제 최애게임이자 제 아픈 손가락인데요......사실 섀도우의 서사는 SA2 하나만으로도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었었는데,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바이오리자드➡️파이널하자드를 때려잡고 지구로 떨어졌을 섀도우의 심정에 몰입해서 생각해보면......정말......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내가 이래서 얘를 평생 사랑할 수밖에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Supporting me'의 가사도 섀도우한테 몰입하면서 읽으면 과몰입이 2배!!!

사실은 소닉 >30주년< 생일을 전후해서 공개할 예정으로 엔딩까지 다 쪄뒀던 글인데......엔딩까지 써놓고 보니 글이 여러 이유로 너무너무 맘에 안들어서(ㅋㅋㅋ) 계속 묵혀두고 묵혀두다가......결국 >2023년 4월< 이 되어버렸네요 ㅋㅋㅋㅋㅋ 아니 무슨 장아찌도 아니고 연성을 이렇게까지😂 ㅋㅋㅋ 그래도 계속 묵혀놓긴 아까워서 여차저차 2023년의 제 스타일(?)에 맞춰 손본 후 공개합니다. 수정하다 보니 확실히......2021년의 저랑 2023년의 제 글연성 스타일이 의외로 꽤 다른 게 보이더라구요~뭔가 신기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오늘의 교훈: 완성한 연성은 적당히만 붙잡고 있다가 바로바로 공개합시다~)

솔직히 말하면 제목이 좀 맘에 안 들어갖고 공개를 계속 미뤘던 녀석인데요......제목이 '싫다' 는 소리는 아닌데 뭔가 이런 제목을 붙이려면 아예 루프물로 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이것보다 더 좋은 제목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그치만 이제와서 바꾸기도 좀 뭐해갖고 그냥 이대로 공개합니다. 그렇다고 '무제'라고 해버리면 좀 그렇잖아요  ㅠㅠ 

어쨌든...섀도마리는 사랑을 하고 있구요 반박은 포카포카한 섀도마리 팬아트로 받겠습니다^^! (돌아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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