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순애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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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무엇을 잊고 사는지도 알지 못한다. 뭔가를 잊고 있다는 느낌만 은은하게 들 뿐이다. 몇 년 전까지 그렇게 큰 소동이 있었는데도. 모두가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이제는 나조차도 그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갑자기 내가 사라지면 어떨 것 같아?“ 밥이 맛있는데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니. 연진은 그런 애였다. 상상도 못 한 곳에서 갑자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두려웠다. 선천적으로 겁이 많은 기질 때문일까. 그래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굳이 가지 않았다. 이미 한번은 걸어봤던 길만, 혹은 남들이 해보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길만 걸었다. 그래서 더욱 가파른 절벽 위로 향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거짓말 같다는 얘기다. 얼마 전 세 들어 사는 집 옥상 평상에 앉아 밤공
밴드 같은 건 할 생각도 없었다. 그것도 보컬은 더더욱. 애초에 난 심각한 음치였으니까. 노래를 부르는 게 지독히도 싫어서 노래방도 몇 번 가본 적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었냐고? 정말이지 내 의지는 아니었다. 친한 친구가 밴드를 하고 싶어 했고, 또 밴드부에 인원이 부족하다고 멋대로 내 이름을 끼워 넣은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난 무지개가 싫어.”라는 말에 너는 “왜?”라고 물었다. 그야, 우리 뽀미랑 할머니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고, 심지어 너도 저 너머로 가버리려고 하니까. 차마 그런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서 머리를 긁적거리다 그냥 입만 삐죽 내밀고 창밖을 봤다. 조용한 병실 창문 앞에는 경고라도 하는 것처럼 찬란한 무지개가 코앞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아쉽다.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