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존재가 환상으로 탈바꿈하려면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제일 극단적인 것은 그 존재의 말살이었다. 완전히 사라져 죽어버린 기록으로만 남게 되면, 언젠가 저를 발견한 사람에게 드문 확률로 환상을 선사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몹시 확률적이고...... 그래서 그는, 어느 쪽을 선택했는가? 사람이 무지개를 쫓는 이유는 그 아름다움을
-그는 환상이 갖고 있던 현실감을 두 눈으로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감정을 품은 것도 순간, 깨지는 것도 순간이었다. 어둑한 저녁에 다짜고짜 사람을 불러와 모델로 삼아 그림을 그려내기까지는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는 나대로 열기에 들뜬듯이 손을 열심히 놀렸고 수많은 종이를 구기고 찢으며 내던지다가 마지막 한 장에 겨
-그는 사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해서 아주 오래 전부터 깨달은 상태였다. 카페의 명의는 분명 내 이름으로 되어있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개업 직후 몇 번 얼굴을 비춘 것 외에는 요양 명목으로 지방에서 몸을 추스리고 있었다. 그래서 재석이에게 카페 일을 전적으로 맡겼었는데, 이번에 녀석이 갑작스럽게 뺑소니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며칠간 카페의 문을 닫을
-그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 했기 때문에 현실이 아닌 곳에서 그의 이상을 찾아냈다. 단골 카페의 어느 한 구석에 걸린 초상화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린 사람의 이름도, 그려진 사람의 이름도 몰랐지만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느낀 것이 하나 있었다. 현실의 사람을 모델로 그려낸 것인지, 그려낸 사람의 상상력과 이상적인 남성미가 뒤섞여 구체화 된 것인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