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 2021. 01 이 땅에 내린 절망은 차가운 잿빛이었다. 그것은 밤처럼 조용하게 찾아와 순식간에 세계를 덮었다. 평온을 말할 수 없는 질척한 마지막으로 다가와 만물을 움켜쥐었다. 존재하고 존재한 적 없는 모든 부정이 생을 갉아먹었다. 오롯한 적 없는 불완전한 숨이 잦아들었다. 쓸모없는 말단부터 재가 흘러내렸다. 메마른 잠이 입을 벌
백업 :: 2020. 10 #스포일러(아마미 란타로의 비밀설정, 재능, 베니쟈케단 등) 덜컥, 덜컹. 수하물 벨트는 느릿하게 돌아갔다. 그 주변으로는 같은 항공기를 탔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플라스틱이 퉁 하고 벽에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캐리어가 추가로 빠져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시선이 몰렸다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그중에 누군가는 자신의 캐리
백업 :: 2020. 08 #스포일러(V3 엔딩 직접 스포) 손이 끈적거렸다. 또다시 땀이 나는 손바닥을 허벅지 위에 문질러 닦았다. 챙겨왔던 손수건은 땀을 훔치다 눅눅해진지 오래였다. 거듭 문질러 닦기만을 반복한 손바닥은 기분 나쁠 정도로 끈적거렸다. 마음에 여유라도 있다면 화장실에 가 물에 손을 닦고 올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의 기분으로는
백업 :: 2020. 08 페이트au #스포일러(V3 엔딩 직접 스포, 아마미 란타로 재능 간접 스포) #페이트 성배전쟁 설정 + V3 세계관 + 날조 + 개변 그것을 발견한 곳은 무너진 건물 안이었다. 거대한 짐승이 집어삼킨 것처럼 천장은 뜯겨나가고 지탱해야 할 기둥은 삭아 무너져버린 건물이었다. 몸을 낮춘다면 잠시 숨을 수 있겠지만, 차디찬
백업 :: 2020. 08 아야야. …엄살 부리지 말라니, 그런 말은 너무하지 않슴까. 누가 들으면 제가 엄살이 버릇인 사람인 줄 알고 말검다. 억울함다! 방금은 정말 의자에 갈비뼈를 박았다니까요. 이게 다 당신이 사람을 거칠게 다루니까 벌어지는 일 아님까. 그냥 말로 앉으라고 해도 될 것을. 정말이지, 제가 잘못을 저지르고 잡혀온 것도 아닌데
백업 :: 2020. 08 머리가 지끈거렸다. 더 이상 일에 몰입할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두통에 사이하라는 결국 들고 있던 종이를 내려놓았다. 벌써 몇 시간째 깨어있는 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대충 48시간이 지날 즈음, 창에서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아려서 암막 커튼을 쳐버렸기에 그 뒤론 시간을 가늠할 낮과 밤의 흐름조차 기억에 없었다. 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