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조실의 오래된 전등이 점멸한다. 낡은 필라멘트 전구는 백색보다는 황색에 가까운 빛을 낸다. 구속복에 짓눌린 살인마는 전등을 바라본다. 눈에 붉은 곡선이 좋을 대로 새겨진다. 퀴퀴한 먼지 내음이 비강을 뒤덮는다. 낡아빠진 장소다. 새로운 거라고 해봐야, 한쪽씩 사이 좋게 의자에 채워진 수갑만 반짝인다. 쇠로 된 의자는 녹이 슬고 먼지가 뒤덮인 채다. 살인마
0월 12일, 27시 03분. 악마를 주웠다. 연구실 문 앞에서. 0월 13일, 01시 04분. 악마가 깨어났다. 그것은 나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발작처럼 11분 가량을 웃다가, 다시 몸을 웅크렸다. 허공에 흔들의자라도 있다는 것처럼, 아니면 요람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것은 아이의 행동을 모방했다. 둥글게 만 몸을 흔들, 흔들. 허공에 둥둥 떠다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