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어마어마하게 내렸다. 숨을 쉴 때마다 폐를 찌르는 통증이 밀려왔다. 공기 대신 살얼음이 난도질을 하며 목줄을 할퀸다. 두 손은 이미 통각을 잃은 지 오래였고 검붉은 색으로 변한 피부는 덕지덕지 얼어붙은 핏물로 엉망이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크리스, 카일은 끊임없이 시린 눈 속을 개처럼 파헤쳤다. 이까짓 고통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눈
* 터미널리스트 8화 스포일러 주의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임스 리스의 커피 취향은 그간 크리스 카일이 만나 본 인간 중에서 제일 까다로운 축에 속했다. 카일의 가까운 주변인들은 컵에 담겨 있는 시커멓고 뜨거운 액체라면 그 맛이 어떻든 모두 커피라고 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므로. 그러니 매일 아침 커피에 고상하게 크림과 꿀을 찾아 넣는 리스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