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주차 주제 : 온통 붉은색이었다. 목표 글자수 : 5300/5000 온통 붉은색이었다. 하늘 위, 기울어지는 붉은 노을 탓에 세상은 종말 직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니, 아니지. 이는 종말이라 부름이 옳았다. 인간 같지 않은 무공을 휘두르는 천마, 쏟아지는 마교도들과, 불타는 세상, 산처럼 쌓인 시체들……. 시산혈해라 하는 옛말이 멀리 있는 것
6주차 주제 : 함박눈 글자수 : 5134/5000 새하얀 작약이 피었다. 가장 곱게 핀 것을 꺾으며 어떤 여인을 생각했다. ** 진성이 도사로서는 걸맞지 않은 마음을 품은 것은 제법 오래된 일이었다. 자각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한창의 나이대를 생각하면 꽉 막힌 도사에게도 봄이 찾아온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라. 음, 진성은
그날은 간만에 찾아온 소혜와 진성이 대련을 주고받은 날이었다. 후기지수들 중에서 그와 검을 맞댈 수 있는 이가 몇 없었기에 그는 간만에 검을 섞을 상대를 만나 조금 들뜬 상태였고, 그것은 당소혜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지고 만 소혜는 지쳤는지 자리에 주저앉아서도 기분 좋게 활짝 웃었다. “이제 곧 있으면 정말 제가 진성 도장을 이기겠는데요?
가쁜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전투 중 입은 부상 때문에 세상이 빙글 도는 것만 같았고, 와중에도 자신들을 따라오는 소리가 있을까 하여 신경이 머리 끝까지 곤두섰다. 바스락거리면서 풀잎이 옷자락에 스치우는 소리. 어두운 밤이라 비척거리는 발걸음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머리 아플 정도로 지독했던 피 냄새가 이제는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소혜의 표정은 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