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여행을 가고 싶었다. 나도 남들과 기록할 만한 추억 따윌 쌓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런 감성적인 건 죽어서 해도 괜찮다. 그런데 내가 왜 함께 가자고 했지. 연구소에 들른 전 직장 동료가 팜플렛을 주며 제안을 할 적 부터 혹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 것이었다면 진작에 추진해서 갔겠지. 어쩌면 눈이 가득 쌓일 적 까지 기다린 걸지도 모른다. 이것도 헛
에이브 나인은 살의라는 것이 무엇인지 체감했다. 농담이 아니라,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벽돌을 꺼내 저 머리를 내려치고 싶었다. 어디서부터 오해가 시작된 건지 감도 안 잡혔다. 분노가 사그라드는 것은 금방의 일이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고, 우리는 다르게 태어났으니 인식되는 개념과 자각하는 애정의 형태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내 모든
에이브 나인은 시온 라피우스를 애정한다. 확답할 수 있다. 사랑하는가? 그건 잘 모르겠다. 우리는 고작 2주를 봐왔으니까. 이런 시간들로 확언할 수 있는 애정은 없다. 미쳤거나, 흔들다리 효과에 의해 모든 걸 맡겼거나. 둘 중 하나겠지. 나인은… 아마 후자였을 것으로 스스로의 상태를 추정한다. 그야 고작 2주 밖에 안 본 젠더리스 작자 한 명에게 입을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