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차를 몰아 출근하기엔 지나치게 가까운 길, 처음 오던 날엔 그렇게 스산하게 앙상한 가지만 흔들고 있더니 지금은 잎파리 방울방울 어제의 밤 비를 똑똑 흘리고 있는 파랗고 쨍한 초록의 길을 빛은 느긋하게 걸었다. 주머니에 쑤셔 넣어둔 고양이 간식봉투를 톡톡 건들이며, 누가 보면 산책 나온듯 어슬렁 어슬렁. 아직은 아침나절엔 걸을만한 온도인게 다행이었
용산서에서 파견 나온 한여진은 처음 혁신단 단장실에서 인사를 나누던 그 순간 최빛에게 첫눈에 반했고 같이 일을 시작하며 동경하고 사랑하게 됐다. 항상 먼저 눈치채고 배려하는 여진의 다정함에 빛은 점점 스며들었고 그러다 여진의 고백에 빛 또한 제 감정을 깨닫고 받아들였다. 사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최빛 단장은 한여진 주임을 끌어주고 싶었다. 능력 있는 제 후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