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 아래 디룽디룽 짐을 달은 채 깃을 고르는 짐새. 왼발은 꿈나라요 오른발은 등자 위. 나는 잠을 쫓아 녀석의 맨들맨들한 깃털에 힘껏 볼을 문대었다. 달밤에 뭐 하는 짓이람…."나 진짜 가?" 이렇게나 갑작스레 집을 떠나라고? 머리카락을 타고 뚝 뚝 떨어지는 물방울. 된새바람에 마른 피부에는 짭짤한 소금 가루가 맺혀 있다. 옷이야 당연히 축축하고. 평소
* 이 소설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등은 실존하는 것과 일체 관계 없습니다. 빛나는 다미에게 떠밀리듯 부동산으로 향했다. 스프링클러에 젖었던 옷은 땡볕이 내리쬐는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감쪽같이 말랐고 머리가 좀 푸석푸석해져 있는 것 말고는 언덕길을 오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동산에 들어가자 할머니는 계약하러 왔다는 빛나의
* 이 소설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등은 실존하는 것과 일체 관계 없습니다. “으아… 이게 몇 호야 대체…” 빛나는 숨을 헐떡이며 손에 쥔 쪽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원룸 주소가 적혀 있는 쪽지였다. 부동산 할머니가 손수 휘갈긴 화려한 필기체로 적어 주고는 문이 열려 있으니 가서 보고 오라고 한 것이었다. 빛나는 원래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