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우스트는 아주 완벽한 사람이었다. 만약 책꽂이의 책 중 하나라도 자리를 바꿔두고 바로 고치지 못하게 하면, 그는 하루 종일 입술을 씹을지도 모른다. 그 완벽한 집에 사는 두 사람은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이 날이 저 날이 되고 일주일이 뒤바뀌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똑같은 하루들을. 이를테면 이렇다. 그가 매일 같은 시간에 눈을 떠 두
무지한 자는 자신이 무얼 가졌는지 모르고, 어리석은 자는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 다소 급하다 생각할 만큼 빠르게 열쇠를 끼워넣는 소리가 넓고 텅 빈 거실을 울렸다. 시간은 새벽 4시를 이제 막 넘어가고 있었다. 창가에 앉은 한 여자는 두 손을 바르게 모으고 눈을 살포시 감고, 무릎을 꿇은 채 차가운 맨바닥에 앉아 입으로 속삭이듯 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