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우스트는 아주 완벽한 사람이었다. 만약 책꽂이의 책 중 하나라도 자리를 바꿔두고 바로 고치지 못하게 하면, 그는 하루 종일 입술을 씹을지도 모른다. 그 완벽한 집에 사는 두 사람은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이 날이 저 날이 되고 일주일이 뒤바뀌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똑같은 하루들을. 이를테면 이렇다. 그가 매일 같은 시간에 눈을 떠 두
악마는 신을 동경하며 시기했다. 사랑하며 비웃었고, 걱정하며 무시했으며, 따르며 등돌렸다. 어느 옛날 신이 안식을 취할 때에 그의 빛을 몰래 한 움큼 훔쳐 품에 숨겨둔 까닭을 스스로도 알지 못했으나, 악마는 그것을 항상 품고 다녔다. 삼키지 못할, 그렇다고 들킬까 꺼내지도 못할. 악마는 몇 세기에 걸쳐 신과 가장 가까운 인간을 찾았다. 마침내 1960년대
무지한 자는 자신이 무얼 가졌는지 모르고, 어리석은 자는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 다소 급하다 생각할 만큼 빠르게 열쇠를 끼워넣는 소리가 넓고 텅 빈 거실을 울렸다. 시간은 새벽 4시를 이제 막 넘어가고 있었다. 창가에 앉은 한 여자는 두 손을 바르게 모으고 눈을 살포시 감고, 무릎을 꿇은 채 차가운 맨바닥에 앉아 입으로 속삭이듯 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