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院垈)리는 망한지 오랜디?” 아이고 이게 무슨 소리야? 그만 다리에 힘이 탁 풀렸다. 물어물어 여기까지 왔건만 마을 하나가 홀랑 망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가을걷이가 막 끝낸 논바닥 위, 구름 한 점 없는 퍼런 하늘에 홀로 쨍한 해님이 비웃는 듯 했다. *** 며칠 전, 허리가 뻐근하도록 몸을 수그려가며 벼를 베고 있을 때 우리
그리고 나는 행복을 찾으러 가야지… / 미쿠 레이카, <바다와 당신의 이야기> 치바 토우야는 미간을 좁혔다. 어두운 탓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걸을 때마다 차가운 모래가 슬리퍼 위로 튀었다. 앞의 소년은 토우야보다 몇 미터는 더 앞에서 폴짝, 폴짝 신이 난 어린아이 마냥 큰 보폭으로 뛰었다. “…조심해서 걸어.” 들리는 건지 안 들리는 건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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