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언제나 금이 간 유리창 너머로 세상 밖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스스로 그 균열을 인지할 수조차 없었고 드문드문 만나게 되는 의사, 아버지의 한숨, 어머니의 눈물 등 느낄 수 없는 색채가 어우러져 그에게 하나의 관념을 제시해줬다. 몰이해와 뒤틀린 감각으로 점철된 환경 속에서도 오랜 시간 정보가 쌓이면 어느정도, 어렴풋이 알 수 있기 마련이었다. 아
벌어진 상처에서 갈색의 액체가 솟는다. 굳은 피의 갈색과는 다르다. 애당초 지금 막 솟은 피가 갈색일 이유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건 피라기엔 지나치게 끈적하고, 윤기가 흐르고, 그리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발렌타인데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 성 발렌타인의 순교를 기리느니 어쩌니 하지만 이미 상술로 변질된 지 오래다. 초콜릿 회사들의
본문 공백 포함 22,679자. 공백 제외 17,374자. (왜?) ※주의※ 사망, 자살, 공포, 압박감 등의 묘사가 있습니다. 심하게 노골적이진 않아요. 길고 별 거 없답니다. 그치만 읽고 블락하지 말아줘. 내가 잘할게요. 가라앉은 공기 아래로 맺힌 이슬이 땅에 떨어지기에는 이른 시간,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가 조금 부산스럽다. 눈을 뜨면 새벽의 푸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