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이 죽었어. 어차피 편지가 도착할 때쯤에는 장례식은 끝났을 거고, 솔직히 당신이 신경이나 쓰는지 모르겠지만. 알랭 아저씨 옆자리니까 시간 나면 보러 오든가 해. “나는 이야기가 되는 게 무서웠어.” “또 그 소리야?” 엘다는 병문안 선물로 들어온 사과를 하나 집어 들어 껍질을 소매로 닦고 한 입 베어 물었다. 콜린은 어차피 이미 유동식 외에는 거
의미 있는 대상을 상실했을 때 인간은 애도의 과정을 거친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그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출 수 없게 되고 새로운 대상에게 흥미를 갖기 어려워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정서적 안정을 되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상이하다. A씨는 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후에도 꾸준히 상담에 찾아왔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렸다. 물론 나로서는
A씨는 논리적이고 진솔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감정도 곧잘 털어놓았고, 상담이 끝나면 긍정적인 감상을 하나 이상 이야기하며 마무리했다. 나는 처음 몇 회기 동안 그것을 상담 작업이 잘 되어간다는 신호라고 생각했다. 첫 회기에 길게 존재했던 침묵이 사라졌으니 이제 나를 신뢰하고 상담을 받아들였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A씨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뮤턴트 A씨는 12번째 회기를 마치고 내가 녹음기를 껐음을 확인했을 때 ‘그 말’을 꺼냈다.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나는 A씨가 신중하고 꼼꼼한 사람임을 알고 있었고, 그가 그토록 의식하는 녹음기가 꺼졌을 때를 골라, 텔레파시가 아닌 발화를 사용하여 입을 뗐음을 눈치챘다. 그는 내게 ‘사업을 제안’하려는 참이었다. 어느 날 사회에 나타난 ‘뮤턴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