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USEONG
이 방은 기실 탑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안락함과 구속을 동시에 선물한다는 점에서, 이 작은 방은 트로이메라이가 지배자로서 군림하던 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덧붙여 트로이메라이는 탑을 오른 영광의 13명 중에서도 유난히 이 ‘탑’을 애정하는 축에 속하지 않던가. 단 하나의 변수조차 없는 완벽한 안정을, 그는 원했으므로 이런 구속이라면 아주 싫어할 수만은
이겼다. 승리하고자 한 적 없음에도. ……겨우 눈을 깜박였다. 맺혔던 눈물이 눈꺼풀에 짓눌리는 감각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따스했다. 그런데도 추웠다. 혹은 그러했기 때문에 한기가 들었거나. 물러선 그대로 멈춰 체스판 위에 시선을 고정했다. 쓰러진 검은 킹 체스말이 유난히도 거대해 보이는 것도 같았다. 멀쩡히 서 있을 때엔
응, 괜찮아. 짧은 촉수 여덟 개를 위아래로 까닥였다. 크라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가 다른 동물을 들여도 괜찮았다. 네가 좋다면 나도 좋아. 그냥, 나는 네가 좋아……. 그러나 건물만큼이나 거대해진 문어는 때로 자문했다. 그것은, 질투는 아니나 오만이었던가? 품속의 오만은 인형과는 달리 온전히 멈춘 채 있지만은 못했다. ‘가만히.’
질 리 없던 것을 졌다. 아이 또한 알고 있다. 앞에 놓인 체스판이 여덟 개의 촉수로 빠르게 정리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아이가 미간을 보다 깊이 찌푸렸다. 눈앞의 동물은 크라켄. 그러니까, 그의 오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신만큼이나 작아진 붉은 문어를 그 누구도 아닌 트로이메라이가 알아보지 못할 리는 없었으므로. 그것엔 그 어떤 증거
자유라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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