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원고지
“...손님 온다는 말은 아니 하였잖은가." "자네 불편하면 자리 피해있게." "미쳤나? 그랬다간 손 박사한테 맞아죽네!" "자네 간병하는 이 치곤 너무 꽥꽥거리는 거 아닌가?" 왠일로 일반적인 손님이 온다고 했다. 이름은 이청천이라 하였는데, 굵은 돋보기 안경을 쓰고, 바짝 깎은 머리에, 나이대에 비하여 건장한 체구인 것을 보니 군인인가 싶었는데, 언제보
“자네 동생 온다는구만." "세평이, 아니. 홍주가?" 세평, 녀석은 설홍주 군을 부를 때 그 이름을 썼다. 이름이 홍주인 것을 모르는 게 아니면서도, 자신이 기억하는 건 바뀌기 이전 아명이 먼저인 모양이었다. 하기사, 현재의 모습보다 기억에 각인된 것은 어린모습일테니까. 비록 녀석이 이따금씩 경성으로 들어와 설홍주 군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긴 했다고 해
“징징거리긴 누가 징징거렸나." "그럼 응석이라고 해 두지." "머리에 총이라도 맞았나. 만약 아니라면 한 발 꽂아넣었으면 싶네 그려." "아쉽게도 나는 청산당한 놈이고, 지금은 광복이 된 조선이라서." "그런 것으로 따진다면야 임정 10개 강령과는 별개로 왜 이 박사를 그리 죽이고들 싶었을까." "나는 그런 건 몰라." 아니. 실은 알고있다. 백범선생과
이 망할 웬수야. 혹자는 나를 미쳤다 할 것이다. 조합만 보아도 그렇다. 청산당한 친일 순사와 독립투사. 그것도 임정 요인이었던 작자와는 전혀 화합이란 가능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물론 내 생각도 그렇다. 이 망할놈의 설연수란 인간과 나는 동문이란 것 외에는 아무 공통점도, 없다. ..아니. 적어도 20대 즈음엔 엇비슷했던 것도 같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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