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맑음
* 포타 재업 '죽음만이 인류를 구하리' 다 허물어진 콘크리트 벽을 뒤덮은 넝쿨을 헤집자 익숙한 문자가 보였다. 검은색 스프레이로 누군가 휘갈겨 쓴 메시지였다. 박문대는 자신의 것이 아닌 필체를 본 게 언제 적이었는지 가늠해 보았다. 세상이 이 꼴이 나고부터 박문대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읊으며 놓지 않으려던 편지가 마지막이었던가. 목숨처럼 품어
* 포타 재업* 2010년 배경 그날 이후 선아현과 나는 관습이나 의식처럼 서로를 찾았다. 주로 그 애의 교실이나 내 집, 아니 집이라 하기도 뭣한 좁은 원룸에서 몸을 섞었다. 선아현은 종종 부모님께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온다는 전화를 넣고 내 집에서 밤을 보냈다. 그 애의 부모님은 새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에 금지옥엽 키운 아들의 외박을 순순히 허락
* 포타 재업 * 2010년 배경 나는 문턱을 넘어 교실로 발을 디뎠다. 선아현은 그제야 드러난 맨몸이 부끄럽다는 것을 자각이라도 한 듯 목까지 빨갛게 물을 들였다. 어쩔 줄 몰라 방황하던 제 팔을 어정쩡하게 감싸며 시선을 떨어뜨리는 그 애를 보고 있자니 난잡했던 머리에 틈이 생겨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선아현은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무척이나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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