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오노 아사히】 붉게 물든 교실

DX3 공식 시나리오 Double Mind PC1 핸드아웃 정보가 섞여 있음. 스포일러 없음.

토오노 아사히는 교실에서 깨어났다.

마침 하늘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고 그의 주황빛 눈동자는 더욱 붉어져 있었다. 눈동자뿐만이 아니었다. 온 교실이 노을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홀로 노을빛에 물들어 있으니 아사히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학교를 밥 먹듯 빠져먹던 아사히가 그날 학교에 간 건 단순한 변덕이었다.

밖으로 나돌기도 귀찮고 학교에 가면 거슬리게 말을 걸 사람도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교실의 문을 열었다. 조용할 거란 생각과 달리 교실 안에서는 본 적 없는 한 여학생이 아사히의 자리를 보며 그 자리의 주인을 궁금해했고, 급우들이 시끄럽게 뭉쳐 있었다. 아사히는 그 모습이 거슬려 얼굴을 찌푸린 채 자신의 자리로 성큼성큼 나아가 자신의 자리 앞에서 멈춰 섰다.

“옆 빈자리의 주인은 누구야?”

“그 자리 주인? 나야. 넌 누구길래 궁금해하지……”

자신의 이름이 하세쿠라 아야나라고 밝힌 그 여학생은 적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으며 붉은빛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저렇게 예쁜 여자애가 같은 반이었고, 내 옆자리라고? 꿈이라도 꾸는 건가?’

순간 멍해져 버린 아사히는 바보같이—주변엔 그저 무섭게 보였지만— 토오노 아사히란 이름만 밝히고 멍한 것이 풀리지 않은 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 일이 원인이었다.

그때 만난 하세쿠라 아야나를 좋아하게 되어버려서.

“노을에 물들어 웃는 아야나. 예쁠 텐데.”

정작 그녀는 학교에 나오고 싶어도 나오질 못했다. 지병이 있어 아프다더라. 아사히가 변덕으로 학교에 간 날이 마침 그녀가 학교에 올 수 있는 날이었다.

“언제쯤 같이 다닐 수 있으려나.”

병실에 머물기만 할 수 있는 그녀를 대신하여 아사히는 스스로 그녀의 눈과 귀가 되기를 택했다. 매일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준다는 핑계로 그녀와 만날 수 있었으니까. 병실 안의 세계에만 익숙해져 자신을 포함한 다른 모든 것을 그녀가 잊지 않기를 바랐다.

“네가 있을 곳은 거기가 아니라 여기잖아. 어서 와 줘, 아야나.”

내가 줄곧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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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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