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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이 눈天眼은, 사랑스럽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사람의 미래, 생물의 미래, 살아있지 않은 것의 다음, 모두가 기다리는 신의 안배, 현세의 인간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 그러나 나는 그것을 보았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태어나서 열두 해가 지날 동안. 그 눈을 감히 가리지도 않고. 신의 말씀을 두려워도 하지 않고. 축복이라 믿으며. 생애 처음 보았던 환시를 착각이라 믿으며. 그것이야말로 데우스 님이 내게 내렸던 처음이자 마지막 계시였음에도.

그러니까 내게 내려진 것은 벌입니다. 데우스 님은 나를 벌하고 계신 겁니다.

살아간다는 건 무엇이었냐고, 눈 앞의 남자가 말한다.

그에 소년은 말문이 막힌다.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소년 또한 알 수 없었던 터다. 그래서 증명을 받고 싶었다. 눈 앞의 남자가 순순히 아이같은 부탁을 들어주니 기뻐서 날뛸 듯 했다. 원하는 대답을 해주며, 그럼에도 아이처럼 어르지 않고, 모르는 지식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기존의 무리에서 뛰쳐나와서, 새로운 사회에 속하려고 애쓰는 이 남자에게서, 소년은 감히 어린 시절의 부친을 떠올렸기 때문에··· 그래서 붙잡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살아가지 않았던 그 남자가, 당신이 되지 않기를 바랐으므로.

하지만, 데우스 님은 제 편이 아니었습니다.

겨울의 유원지. 갖가지 색의 전구로 주변은 환하다. 아이가 있다. 어른이 있다. 그 모두들 행복해보인다. 아이가 있다. 어른이 없다. 비명소리가 난다. 울음소리가 난다.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소리가 들린다. 찍지 말라는 고함이 들린다. 그 가운데 아이가 있다. 그 가운데 어른이 있다. 호수에 축축히 젖어 둥둥 뜬 어른이 있다. 놓친 풍선은 하늘 저 멀리로 날아갔다. 열두 살이 되던 해의 12월 31일. 모두가 축복이라 일컬으며 재래될 약속의 증거라고 부르던 보석처럼 빛나는 눈에는, 그 기적같은 눈이 감히 처음으로 담았던 타인의 죽음은,

─이제 와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그렇게 말해요···"

그렇지만 알아차립니다. 당신은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 끝은 아무것도 없다고, 당신이 이미 깨닫고 있는 까닭입니다. 나는 그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결정한 미래라면, 당신이 알고 있는 미래라면, 그것이 신의 뜻이므로 나는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신의 뜻을 본다는 것은 그러한 것입니다. 신의 미래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기를··· 허나,

─이런 것이 안배된 미래라면, 없는 편이 좋다. 고.

당신을 붙잡습니다. 이미 잡은 손을 놓지도 않고, 남은 팔로 끌어안습니다. 그것은 본능적인 몸짓입니다. 나는 그 사람父媇에게 그러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당신星입니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끌어안았다기보단 걸친 팔로, 나는 여전히 흐느낍니다. ···이런 식으로 굴고 싶지 않은데,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조금 더 똑바로 말했어야 했습니다. 가지 말아달라고. 긴장하지 않고, 들떠 주위를 무시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매몰되지 않고, 당신을 똑바로 보았어야만 했습니다. 때문에 나는 맨눈으로 별을 봅니다. 쏟아지는 유성을 봅니다. 별의 이름을 가진 당신에게 소원을 말하듯 말을 겁니다. 가지 말아주세요, 라고.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의미가 없나요. 당신에게는 의미가 없었나요? 여기에 와서, 모두와 이야기하며, 그것이 아니더라도, 과거에, 현재에, 당신은 어떠한 의미도 없었다고 이야기하나요. 나는 당신을 만나서··· 이곳에 와 모두를 만나서··· 비로소 내가 살아있다고 느꼈는데, 당신은 그게 아니었나요, 류세이."

그럴 리가 없잖아요, 라고.

소년은 감히 확신한다.

"제가 당신을 보았잖아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보지 않았어요. 나의 눈은 끝을 결정짓는 눈이에요. 나는 이 눈으로 몇 번이나 타인의 삶을 끝맺어왔어요. ─그런 것을 반복하니, 나는 결국 데우스 님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을 수도 없었습니다. 입 밖으로 낼 수조차 없었습니다. 나에게 데우스 님은 피에 섞인 신앙 그 자체였으니까요. 숲 아래의 숨은 크리스천들이 만들어낸 신의 계시였으니까요. 그러나 나는 그들을 배신했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나 또한 악입니다. 신의 뜻을 거스르는, 악과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선의로 가득한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끝까지 당신을 보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미래를 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러면 당신은 영영 살 수 있어요. 신의 뜻이 아닌 채로 살아갈 수 있어요. 류세이, 그렇게 살아가는 당신을 내가 볼게요. 그러니까··· 인간이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말아요. 당신은 누구보다 인간이에요. 그렇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그렇게까지나 의미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이, 인간이 아닐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살아요. 우리 함께 살아가요.

신을 믿지 않는 우리들이. 신의 뜻을 거스른 우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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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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