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설영 단편

청천백일

7디페 자설 트친비 회지.

* 국귀 자설.

사실 이런 존잘 포화 상태인 곳에서 이런 불량식품 무료 공개해도 되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진짜 그냥 갈겼습니다…. 내용 퇴고 안 했어요. 보는 게 두려워서 퇴고 안 함. 안 봄. 흐엉.



청천백일(靑天白日): 푸른 하늘에 쨍쨍하게 빛나는 밝은 태양이란 뜻으로, 세상에 아무런 부끄럼이나 죄가 없이 결백함 또는 심사(心事)가 명백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그래서 이 땅꼬마가 그 대단하신 귀마왕이신가?”

옷깃을 붙잡혀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설영은 있는 힘껏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체격 차이나 힘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신경질적으로 붙잡은 자를 째려보니 영기가 서린 황금빛 눈동자와 마주쳤다. 맹수의 눈을 방불케 하는 서늘한 눈에 소름이 끼쳤다. 설영이 씩씩거리든 말든 그 냉혈한은 자기 할 일이나 했다. 주변의 화랑들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더니 화랑들이 ‘알겠습니다, 국선.’이라 말하며 빠르게 사라졌다.

국선 자하. 설영도 들어봤던 이름이었다. 가끔 마을과 가까운 산자락으로 내려갔을 때 들리기도 했고, 청룡진도 무리가 자주 칭송하던 이름이었으니 익숙했다. 국선은 화랑도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말이었다. 힘만 놓고 본다면 인정할 만했지만, 머리는 별로인 게 틀림없었다. 설영은 악에 받쳐 자하의 성품이나 지능을 비난했다. 자하는 그러거나 말거나 시건방진 태도를 유지했는데 그게 설영을 더 화나게 했다.

“내가 아니라고 말했잖아!”

“그래, 이런 상황이 되면 다들 발뺌부터 하지.”

“난 진짜 안 했다고!”

자하는 이런 설영의 답답함을 알아볼 생각도 안 하는지 묵묵히 설영의 옷깃을 붙잡고 어딘가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 대단하신 화랑도의 국선께서 일의 잘잘못을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억울하다고 말하는 이에게 이렇게 대하다니, 국선을 칭찬하던 청룡진도 화랑들까지 다 머저리인 게 분명하다는 말까지 하던 설영은 갑자기 우뚝 멈추는 자하에 긴장했다. 어떤 말을 하든지 묵묵하게 듣고만 있던 자하가 그 말에 반응했으니, 이쪽으로 더 찔러볼까 했으나 옷깃을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는지 숨이 막혀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럼, 그 잘나신 귀마왕의 말을 한 번 들어볼까?”

자하가 힘을 더 꽉 주더니 설영을 풀밭으로 내동댕이쳤다. 어린 설영은 제대로 저항도 못 하고 던져진 게 분했지만, 드디어 우악스러운 손에서 벗어난 게 기뻐 벌떡 일어났다. 화를 내도록 살살 부추겨서 자유의 몸이 됐으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뒤이어 소름 끼치도록 음산한 소리가 들렸고 설영은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됐다.

“미친, 이 광인아!”

서슬 퍼런 눈으로 칼을 빼든 자하가 어린 설영을 향해 칼끝을 겨눴다. 영력을 끌어올리는 게 심상치 않았다. 영력 하나는 설영도 자신 있는 분야였으나 영력을 사용해 날붙이를 휘두르는 쪽을 이길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도무지 들지 않았다. 도망갈 의지를 잃어 기세가 누그러진 설영에 광인이 형형한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네 무죄를 입증할 수단 정도는 마련되어 있겠지? 간악한 말로 날 속이려 한 것이라면 바로 처단하겠다.”

오싹한 말을 하는 자하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이 설영도 눈을 부릅떴다. 설영에게는 무죄를 증명할 방법이 확실히 존재했으니 무섭지 않았다. 묘귀들에게 배웠던 방법을 생각한 설영이 고개를 움직였다.

“좋아, 바로 증명해 주지.”

자하는 칼을 든 손을 내리고 설영에게 다가갔다.

“귀마왕께서 어떤 방식을 쓰려는지 참 궁금해.”

설영이 어떤 방법을 쓰는지 궁금한 게 아니라 어떻게 설영을 처리할지를 고민하는 것 같은 태도였다. 설영은 질색하며 자하의 시선이 붙은 것만 같은 옷을 털었다. 토함산에서 벌어진 일 정도야 대충 도깨비들한테 들었으니까, 위치는 알고 있었다. 마을과 가까운 토함산 자락에 어린아이의 시체가 발견됐기에 청룡진도 놈들이 몰려 있었다고 했지. 대충 설영이 위치를 가늠하며 앞장서자, 자하가 눈을 크게 뜨며 비꼬는 말을 했다.

“무죄라더니, 일이 어디서 벌어졌는지를 알고 있는 거면 설득력이 없는데?”

“그 정도야 누구라도 알아.”

“역시 토함산은 귀마왕 무리가 꽉 잡고 있다는 거겠지. 너희 무리가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데 네가 동조한 게 아니라면 요마들이 길길이 날뛸 수 있겠어?”

말을 들어보겠다고 한지 얼마나 됐다고 설영이 죄인이라고 못 박는 듯한 말이 재수 없었다. 설영이 생각하기에는 요마들에 대해 자신보다 모르는 게 분명한 온실 속 화초 같은 발상이었다.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넘겼겠지만, 혹시라도 애들한테 피해가 갈까 봐 순순히 답했다.

“요마들은 남 눈치 잘 안 보거든?”

사실이었다. 항상 강해지는 것에 집착하고 탐욕에 따라 행동하는 요마들이기에 영기가 충만한 설영은 공격받은 적이 많았지, 아부나 협력 제안 같은 걸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설영의 눈치를 본다고 말하기에는 모호한 구석이 있었지만, 하찮은 요마들은 날카로운 휘파람을 불어 겁을 주면 알아서 피하긴 했다. 하지만 이건 약육강식의 법칙을 따른 것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 설영은 요마와 손을 잡은 적이 없다고 하늘에 대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었다.

“요마들이랑 친한가 보네, 많이 아는 것도 같고.”

설영은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야 이 광인의 속셈을 알 것 같았다. 광인은 그냥 설영을 놀려서 반응을 즐기려는 것 같았다. 설영은 주먹을 꾹 쥐고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실제로 자하는 일일이 반응하는 설영에 점점 흥미가 생기고 있으니 비슷하긴 했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며 도착한 현장은 평범했다. 그냥 나무 많고 적당히 경사진 흙길이 딱 산의 풍경 하면 생각날 법한 곳이었다. 오는 길이 어렵지도 않고, 숨기 좋은 장소도 아니었다. 그리고 민가와 가깝기도 한 곳이라 사람들도 많이 다닐 것 같았다. 요마들은 기본적으로 눈에 안 띄는 늪이나 동굴 같은 곳에 숨어있다가 사람을 공격했으니 이런 곳에서 요마가 일을 벌였다는 건 여러모로 이상했다. 대충 주변을 둘러본 설영은 자하를 쳐다봤다.

“시체는?”

“당연히 제사를 지냈지.”

별 희한한 걸 묻는다는 눈이었다. 귀마왕은 기본적인 윤리마저 저버렸다는 듯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모양새에 설영은 어이가 없어졌다. 인간이 죽으면 시체를 가지고 장례를 치른다는 건 설영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설영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할 방법인 영사가 죽은 이의 물건이나 사념이 묻은 것이 필요하므로 시체 이야기를 먼저 꺼냈을 뿐이었다. 원래라면 죽을 때의 공간에도 사념이 남기 때문에 그걸 영사하면 됐다. 하지만, 이 공간은 지나치게 깨끗했다. 진짜 그 아이가 여기서 죽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칼을 들고 설영을 감시하는 광인을 납득시키고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영사가 꼭 필요했다. 고작 12살 정도의 어린아이, 청룡진도가 가까이에 있었기에 왕생부를 써주지는 못했지만 내심 비슷한 나이에 변고를 당한 어린아이가 신경 쓰였다. 영력을 보이거나 주술을 쓰는 걸 화랑에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용기를 냈다.

“죽은 이가 갖고 있던 물건 같은 거 없어?”

“그런 건 왜 찾는 거지?”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필요하니까.”

자하는 설영의 말에 잠깐 고민하더니 품속에서 작은 반짇고리를 꺼냈다. 작고 투박한 반짇고리에는 미처 닦지 못한 것인지 흙이 조금 묻어있었다. 설영은 자하의 손에 들린 반짇고리를 가져가려 했으나 갑자기 자하가 반짇고리를 든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키가 작은 설영은 깡충깡충 뛰어오르며 반짇고리를 향해 몇 번 손을 뻗었으나 도저히 잡아챌 수가 없었다.

“필사적이네. 구체적인 이유를 대지 않으면 안 줄 거지만.”

목소리는 약간의 장난기를 담고 있었으나, 하찮은 소동물을 구경하는 듯이 내려다보는 눈이 섬뜩했다. 어차피 저 경계심 많은 놈은 설영이 영사를 할 때도 딱 붙어서 구경할 것 같으니 그냥 제 입으로 말하는 것이 편해 보였다. 영사에 대한 설명을 하자 자하의 눈에 약간의 흥미가 돋는 것이 보였다. 죽은 이의 사념을 읽을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사건 해결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걸 자하도 이해한 것 같았다. 둘의 의견이 맞아떨어졌다. 자하는 손을 내려서 설영의 작은 손바닥에 반짇고리를 쥐여주었다.

“참고로 그냥 시체 가까이에 굴러다니고 있던 걸 가져온 거야.”

어쩐지 조금 더러워 보이더라니 산길에서 굴렀나 보다. 설영은 조심히 반짇고리를 두고 나름대로 예를 표했다. 영사는 죽은 이의 물건을 통해 사념을 읽는 것,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것임을 말하고 먼저 양해를 구해야 했다. 자하는 그 일련의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예의를 밥 말아먹은 귀마왕은 거친 면이 있었으나 됨됨이가 못 된 건 아닌 것 같아 적의를 누그러뜨렸다. 설영이 반짇고리에 조심스럽게 영력을 가하더니 눈이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변했다. 귀마왕의 영력이 대단하단 소식은 듣지 못했는데.

“보인다.”

이윽고 설영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중요한 단서를 흘려들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자하는 이어가던 생각을 끊고 그 말에 집중했다.

***

비가 내리는 깜깜한 밤, 산길처럼 보이는 경사진 곳을 오르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가쁜 숨을 내쉬는 게 곧 쓰러질 것 같았다. 달리던 아이는 때때로 뒤를 돌아봤다. 그때마다 검은 형체의 무언가가 아이를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비 내리는 깜깜한 밤이기도 했고 땀으로 인해 아이의 얼굴에는 머리카락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기 때문에 검은 형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알 수 있는 건 아이보다 키가 큰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점점 좁혀지는 거리에 조바심이 난 아이가 결국 넘어졌다. 아이가 들고 있던 반짇고리가 경사진 산길을 따라 밑으로 떼굴떼굴 굴러갔다. 근래 계속 내린 비의 영향으로 땅이 질었기 때문에 반짇고리는 얼마 못 가 진흙더미에 푹 박혔다. 아이에게 반짇고리는 소중한 물건인지 넘어진 상황에서도 손을 뻗은 체 엉금엉금 기었다. 아이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아이가 고개를 들자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던 남성이 칼을 휘둘렀다. 비에 흠뻑 젖은 옷을 입은 남성은 요마도 귀신도 아닌 인간처럼 보였다.

***

영사를 마친 설영은 허겁지겁 손을 뗐다. 분명 화랑 놈들은 요마의 소행이라 단정 짓고 조사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설영은 그들이 싫었지만, 체계적인 집단이란 생각은 했기 때문에 그들이 단정 지을 정도라면 이유 정도는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 광인이 설영의 말을 믿어줄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상반되는 두 개의 주장을 들을 시 사람은 더 믿음직한 쪽을 고른다. 귀마왕이라며 설영을 막 대하던 자가 설영이 하는 말을 더 믿어줄 리가 없었다. 요마의 소행으로 알고 있던 어린아이의 죽음이 인간끼리의 문제라는 걸 알려주긴 했으니, 설영은 할 수 있는 바를 다한 셈이긴 했다. 자하는 설영이 영사하던 내용을 듣고는 꽤 긴 시간 동안 생각에 잠겨있었다. 생각에 잠긴 것이 분명했음에도 눈은 설영을 계속 따라가고 있다는 게 광인다웠다.

“알겠다.”

광인이 그 말을 하며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설영은 고민했다. 인간끼리의 일 같기도 하고, 자신은 영사로 나름 할 일을 다 했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기 때문에 마음에 걸렸다. 아까 반짇고리에 대고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말도 했으니까 이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야 할 것 같았다. 설영이 고민하는 사이에 앞에서 산을 오르던 광인이 뒤돌아봤다.

“안 따라오고 뭐 해?”

“내가 널 왜 따라가.”

“아까 억울함을 풀겠다며?”

“…… 어디 가는데?”

억울함을 푼다는 게 아직 설영의 무죄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으니 더 해보라는 뜻인지, 반짇고리를 들고 가던 아이의 죽음에 대한 것을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둘 다 한 사건과 연관되어 있으니 그 사건을 풀어낼 때까지 동행하라는 이야기인 것 같긴 했다. 동행인이 별로라 따로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인간 사이의 일은 이쪽이 더 잘 알 것 같았기에 일단 따라갔다. 아까 그 위치에서 조금 더 올라간 자하가 땅이 질척질척한 곳에 멈춰 섰다. 내디딜 때마다 푹 빠지는 발에 힘겹게 따라온 설영이 자하를 쏘아봤다.

“여기서 반짇고리를 발견했지.”

자하는 대충 진흙 길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자하는 그 상태에서 대충 손가락을 들어 위를 가리켰다.

“반짇고리가 떨어졌다고 했으니, 아이가 변을 당한 곳은 여기보다 위겠지. 저쪽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가 있는지 찾아봐.”

명령조에 설영의 기분이 나빠졌다. 설영이 마음에 안 든다고 증거물에 약간의 손을 쓰면 어쩌려고 이러는 걸까? 자하는 설영의 부루퉁한 얼굴을 보고 귀신같이 한 마디를 더 붙였다.

“다 보고 있을 거야. 헛짓거리하면 알지?”

찾을 생각이 있긴 한지, 설영이 위로 올라가서 주변을 샅샅이 조사할 동안 자하는 여기를 한 번 봐라, 저기를 보라면서 시키기만 하고 직접 찾진 않았다. 화랑도의 우두머리라 하지 않았나? 우두머리가 모범을 안 보이는 걸 보니 화랑도는 이미 썩을 대로 썩은 것이 분명했다. 분풀이하듯 유난히 울창한 수풀을 헤집을 때 드디어 원하는 걸 발견했다. 영사할 때 봤던 익숙한 칼이었다. 끝에 혈흔의 흔적이 살짝 남은 칼과 그 괴한이 입었던 것 같은 옷이 버려져 있었다. 설영은 곧장 그것을 주워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귀신보다 귀신같은 감을 가진 자하도 설영의 동태를 살펴보다가 이상을 감지했는지 어느 사이에 뒤에 와 있었다.

“그거 좀 줘봐.”

말이 달라는 거지, 이미 설영의 손에서 쉽게 칼을 빼간 자하가 그것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특히 칼자루를 유심히 보던 자하가 어느 한 부분에 시선을 고정하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칼을 빙글빙글 돌렸다. 광인의 광기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잠깐 거리를 둔 설영은 옷가지나 더 살펴봤다. 옷에 특별한 부분은 없었다. 그저 좀 눅눅하고 냄새가 날 뿐이었다. 확인할 만한 것이 더 없는지 고민하다 아직 반짇고리를 열어보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비 오는 날 도망치면서까지 지키려던 걸 열어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설영은 눈을 꼭 감고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안에는 특별하다 할 것은 없었다. 바늘과 실뭉치가 다였다. 특이하다고 할만한 건 괴상한 자수가 놓인 다홍색 천 조각 정도였다. 남아있는 실의 양과 자수에 놓인 색의 실을 비교해 보니 이 반짇고리의 주인이 놓던 자수가 맞는 것 같았다. 설영은 천 조각을 자하에게 가지고 갔다. 둘은 서로 찾은 것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자하가 찾은 것은 칼자루에 새겨진 작은 문양이었다. 그 문양은 연꽃과 닮아 있었다. 연꽃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설영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자하가 짧게 설명했다. 소속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물건에 같은 문양을 새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영은 그 말을 듣고 화랑들의 복식을 떠올렸고 소속감을 나타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대충 이해했다. 칼의 경우, 칼자루에 특징을 새기기도 하니 이 연꽃 문양이 어떤 특정한 단체를 가리키고 있을 거란 이야기였다. 설명을 들은 설영이 심각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설영이 찾은 천 조각을 봤는데 아까 본 그 연꽃무늬와 비슷한 것 같았다. 자수를 놓는 실력이 부족해서 확신하긴 힘들었으나 큰 선의 모양은 얼추 맞았다. 어린아이가 반짇고리를 소중히 들고 뛰던 걸 생각하면 이 반짇고리와 연꽃무늬가 범인을 잡는 큰 단서가 될 것 같았다.

설영에게 인간 세상은 미지나 마찬가지였다. 이 문양을 조사하는 데 필요할 것 같은 신분이나 권력 같은 것도 없었다. 설영은 이제 정말 자신이 할만한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하를 빤히 쳐다봤다. 시선을 느낀 자하도 설영을 바라봤다. 설영을 보는 자하의 눈에서 날카로운 경계심이 사라졌었다. 되려 따뜻함과 약간의 짓궂음을 담고 있는 눈의 변화에 설영의 기분이 이상했다. 자하가 손을 뻗어 설영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알겠으니까 이젠 맡겨.”

설영은 그 말에 자신의 무죄가 입증됐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아직 확인을 끝마친 건 아니면서 어떻게 저리 설영의 무죄를 확신할 수 있을까? 그 확신이 오히려 설영을 안절부절못하게 했다. 이렇게 끝내기에는 설영이 찜찜했다. 자하 또한 설영의 태도를 읽었는지 눈썹을 꿈틀거렸다.

“결백을 믿어주겠다니까 왜 이래?”

“일이 확실히 마무리된 건 아니니까.”

“짐작 가는 곳이 있으니까 곧 마무리되겠지.”

“그 연꽃무늬와 관련된 곳을 알아?”

“신국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내 시야 안이지.”

그 뻔뻔함에 설영이 진저리 쳤다. 토함산에서 일어난 일에 무고한 설영을 의심했으니 거짓말이었다. 설영은 갑자기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각나 자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 우리를 의심한 이유가 뭐지?”

“아까도 말했듯이 토함산을 꽉 잡고 있는 귀마왕 무리가…….”

“그거 말고 요마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던 이유 말이다.”

설영의 말에 자하가 웃었다. 확실히 화랑도는 이번에 일어난 일이 요마의 소행이라 생각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정보를 캐내려고 속을 살살 긁으면서 반응을 봤더니 상대도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던 것 같다. 애초에 자하는 귀마왕을 이용해서 정보를 얻으려 했지, 딱히 귀마왕이 사건을 벌인 범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은연중에 태도에서 그 차이를 드러낸 것 같아 아차 싶었다. 잠깐 고민한 자하가 흥을 숨기지 않은 채 설영에게 말했다.

“그 이유는 화랑도의 기밀이라서 말이야, 귀마왕께서 정 알고 싶다면 화랑도에 들어와야 할 텐데?”

자하의 말에 설영이 우물쭈물했다. 화랑도에 들어오긴 싫은데 궁금한 내용은 들어야 성에 차는 것 같았다. 귀마왕이 놀려 먹는 재미가 있는 어린애라는 사실이 유쾌했다. 기밀, 그런 게 화랑도의 기밀일 리가 없지. 토함산과 가까운 민가에 가기만 해도 들릴 소문이 어디 기밀인가? 귀마왕이 인간 세상과 동떨어져 산다는 건 알았지만, 밑에서 일어나는 소문에도 어둡다는 것에 웃음이 나왔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네. 알려줄까, 말까, 고민하며 자하는 그 소문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이 화랑도가 요마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토함산 가까이에 살고 있는 이들이 말한 소문 때문이다. 애초에 백성들에게 불안함을 조성하는 소문 때문에 토함산 조사를 하다 시체를 발견한 것이었다. 그 시체가 소문과 비슷한 사례가 되었기에 화랑도가 소문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진행한 것이고 바로 거짓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소문의 내용은 이랬다.

토함산에 어린아이를 죽이는 걸 즐기는 요마가 나타났다는 것.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오히려 이런 소문이 몸집을 불리는 데는 더 좋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의 경우에는 말하는 이에 따라 없던 내용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와전되어서 전해지는 것이 소문의 특징이었다. 이 소문 또한 여러 가지 형태로 와전되어 백성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토함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 아이들을 확인한 요마가 하나씩 그들을 잡아갈 계획을 세웠다, 토함산에 어린아이의 작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좋아해 모으는 요마가 있다, 어린아이만 잡아먹는 요마가 토함산에 살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더 있었지만, 결국 토함산에 어린아이를 죽이는 걸 즐기는 요마가 나타났다는 말로 정리가 가능했다. 와전된 것들이 몇 가지 있었지만, 이 단어들은 어느 이야기에서든 빠지지 않았다.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뼈대가 유지된다는 것에 화랑도는 두 가지의 가설을 세웠다.

첫 번째는 그 요마가 실재한다는 것이다. 이 소문의 요마가 진짜 존재한다면 목격자들도 있을 것이니 기본적인 내용은 변하지 않은 채로 전해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근방에 어린아이가 행방불명된 사건은 있었지만, 아직 피해를 봤다고 확실히 말하는 집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느껴졌다.

두 번째는 그 요마에 관한 소문이 돌기를 바라는 자가 있고 기본적인 내용이 변하지 않도록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쪽이 그럴듯했기에 토함산에 자리한 청룡진도를 주축으로 하여 대대적으로 조사를 했다. 자하 또한 야행을 구실로 토함산 일대를 자주 둘러보다 갔다. 그 결과로 낌새가 이상하다 싶은 곳은 몇 곳 있었으나 확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던 자하는 토함산의 일은 토함산 귀신 무리에게 물어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약한 산 귀신을 붙잡은 다음 귀마왕을 불러낸 것이다. 귀마왕이 영력이 충만한 어린아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지만, 덕분에 더 흥미가 생겨 박하게 굴어본 것을 설영은 모를 것이다.

능력이 출중한 인재는 발견 즉시 데리고 와서 일을 시켜야지. 성격이 문제이긴 했으나 씩씩거리는 앙칼진 어린애 하나는 손바닥 안에 둘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자하는 훗날을 도모하며 설영을 약 올렸다.

“난 바쁜 사람이라 이만 해결하러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잠깐, 아직 대답을 못 들었어.”

“기밀이라니까 그러네.”

난감한 척을 하니 더 조르지는 않았다. 대신 설영의 눈초리가 더 사나워졌다. 속으로 비난이라도 하고 있을 것 같은 얼굴이 재밌었다. 자하는 이제 필요 없다는 듯이 설영을 지나쳐 걸으며 무심하게 내뱉었다.

“그래도 다시 왔을 때 날 존경하는 모습을 보이면 사건 결과 정도는 알려줄 수도 있어.”

설영의 얼굴에서 기대와 안도를 읽은 자하도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조만간 굴리기 좋은 재밌는 애 하나가 말단으로 들어올 것 같았다. 장난 몇 가지를 생각하며 대기하던 화랑들 곁으로 온 자하는 저번에 봐둔 낌새가 이상한 곳 중 하나를 둘러볼 것을 명했다. 딱, 칼자루에 있던 연꽃 문양과 비슷하게 생긴 걸 대문에 조각해 둔 집이었다. 요마같은 소문을 내서 관심을 끄는 것도, 일 처리도 대충 해놓은 게 너무 허술해서 김이 빠졌다. 증거를 잡아 범인을 벌하고 소문을 잠재우는 것까지, 상황을 정리하는 데는 사흘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

자하는 다시 토함산을 올랐다. 설영의 위치야 대충 보이는 산 귀신 하나를 붙잡고 물어보면 되니까 못 만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상대 쪽에서 기다리고 있어 줄 거란 생각은 못 했지만. 자하는 어린 귀마왕이 본인의 앞에 직접 나타나는 걸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리 열렬한 환대를 해주다니, 존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일의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말 때문에 직접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하는 팔짱을 낀 상태로 설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더 없어?”

다른 화랑들과 비교하면 설영의 태도는 존경하는 태도가 아니라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였다. 살면서 이런 애는 처음 봤다. 인간과 떨어져 생활했기 때문인지 예의에 관해서 가르칠 것이 많아 보였다. 얘한테서 평범하게 존경받는 것이 이상한 일이긴 했다. 자하는 팔짱을 풀고 한숨을 쉬었다. 처음 만났을 때 날뛰던 것보다는 나아진 게 맞긴 했으니까.

“그래, 결과를 들으러 온 거겠지?”

“맞아. 빨리 말해.”

무려 화랑도 최고의 우두머리를 두고 더 쓸 시간 없다는 듯이 말하고 있는 귀마왕에 웃음이 나왔다. 다른 화랑들이나 신하들이 자하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말을 거는 것과 비교되어 색다르게 느껴졌다. 시간을 좀 더 끌어서 화를 내게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지만 더 큰 재미를 위해 참기로 했다. 자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순순히 말해주었다.

그 연꽃무늬가 대문에 있는 집은 귀족들에게 고급 옷을 납품하는 집인데 옷에 놓인 자수가 정교하고 색감도 예쁘기로 소문난 집이었다. 일 처리도 빨라서 평이 좋지만, 이곳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를 들으면 모두가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 일 처리가 빠른 것은 이곳에서 일하는 자들이 하루 종일 일을 하도록 감시했기 때문에 그들의 건강과 맞바꾼 결과물이었다. 이것만 봐도 문제가 많았으나 여기서 일하는 자들을 모으는 수법이 더 악랄했다. 일하는 자 중에는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들이 가장 많았다. 길바닥에 혼자 앉아 있거나 힘들어 보이는 어린아이들에게 접근해서 밥이랑 잘 곳을 주겠다는 말로 꼬드겨 혹사하고 있던 것이었다. 혼자인 어린아이에게 말을 거는 수법을 사용했기에 간혹 고아가 아닌 아이들도 일자리를 준다는 말로 알아듣고 걸려들 때가 있었다. 이들은 이런 아이들을 그대로 보내주면 여기의 비밀에 대해 알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곳을 폐쇄적으로 운영했고 탈출하려는 아이들을 발견하면 붙잡아 매질하고 벌을 줬다.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웬만해서는 비밀이 새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혹독한 업무 환경 때문인지 죽는 아이들이 늘어났기에 시체의 처리를 고민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 때문에 이들은 요마를 이용한 소문을 흘려 어린아이의 시체가 산에서 발견돼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려 한 것이다.

그 집의 경영진들이 바쁘게 움직일 때 몰래 빠져나오려 하다 실패한 아이가 바로 토함산에서 변을 당한 그 아이였다. 걔는 이 집의 악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형편없는 자수 실력이라도 열심히 대문의 연꽃무늬를 조막만 한 천에 새겨 넣은 것이라고 자하는 추측했다.

어쩐지 어디 쓰지도 못하는 작은 천 조각이었지만, 옷감이 좋다 생각했는데 귀족들의 옷을 만들고 버려진 자투리인 것 같다는 말에 설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연꽃을 새기는 걸 그 집에서 아이들이 몰래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자에게 걸렸기에 명을 달리했을 거란 말을 끝으로 이야기가 끝났다. 설영은 씁쓸함을 느꼈다. 지켜줄 부모가 없어서, 어리고 무지하기 때문에 나쁜 인간들에게 휘둘린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부모 잃은 설영 또한 지금 묘귀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런 부당한 일을 겪고 있을지도 몰랐다. 설영은 마음속으로 그 아이들이 극락왕생하기를 빌었다.

“그럼, 그자들은 무슨 벌을 받았지?”

“어린애한테는 너무 자극적인 이야기라 말 못 해.”

어린애 취급하기에는 이미 평범한 애들은 울었을 만한 말을 많이 했다. 살인사건의 조사도 본인한테 시키고 자기는 가만히 있었다는 걸 설영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이 자는 항상 그런 식이었다. 어쨌든 그 아이의 억울함과 하고자 했던 일은 잘 해결됐을 것이다. 자극적인 이야기, 그자들이 받은 벌은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것일 테다. 죗값을 치렀다면 다행인 일이었다. 비가 내렸던 게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이 보였다. 설영은 영력을 사용하여 작게 왕생부를 그려 반짇고리에 붙였다. 이걸로 조금이라도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아직 뭐가 더 있어?”

설영을 바라보며 웃는 자하에 불안함이 생겼다. 이 광인이 이런 식으로 나올 때면 항상 말려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계하게 됐다.

“…… 화랑도에는 기밀이 참 많아.”

자하의 말에 설영은 저번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기밀이라면서 알고 싶으면 화랑이 되어야 한다던 농담을 던지던 것이 생각나 표정이 구겨졌다. 아까까지 민심의 문제가, 불안이 어쩌고 하면서 화랑이 조사했던 사건에 대해서는 술술 불던 것이 겹쳐 보여서 어이가 없어졌다. 잠깐만, 설마? 설영은 기밀 이야기를 하면서 실실 웃는 자하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근데 네가 꼭 듣고 싶다고 내 입으로 기밀을 말하게 했지?”

“그건 네가 말해주겠다고 했잖아.”

“존경하는 자세를 보이면 결과 정도는 알려줄 수도 있다고 했지. 하지만, 넌 존경하는 자세도 안 보였고 더 말해달라고 자세하게 물어봤잖아? 기밀을 알고 싶다면 화랑이 되어야 한다는 내 말을 들은 적이 있으니, 화랑이 되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았는데?”

뻔뻔함에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설영은 지금이라도 당장 도망치려 했지만, 자하가 금빛 영력을 사용하여 바로 붙잡았다.

“아니면 기밀을 알게 됐으니 널 살려둘 수가 없겠는데? 어떡할래?”

협박이나 다름없는 말에 설영이 당황했다. 사실 이 사건은 토함산 가까이에서 사는 다른 이들도 알고 있었고 딱히 기밀이 아니지만, 화랑도의 국선인 자하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거였다. 진심 같아 보이는 얼굴에 기겁한 설영은 진심으로 저항해 봤지만, 술법을 전부 파훼해 버리는 무식한 힘에는 이길 수가 없었다. 결국 귀마왕 체면이 말이 아니게 자하한테 붙잡혀서 내려온 설영은 자하의 입김으로 얼렁뚱땅 화랑이 되어버렸다.


<후기>

읽으면 알겠지만, 절대 제정신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1차로 쭉 쓴 것이라 보면 돼요. 여러분은 방금 제가 어떻게 망상을 돌리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보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걸 트친비로 줘서 정말 죄송해요. 아, 그런데 제가 쓰려고 적어둔 말을 보면 ‘내용은 국선이 귀마왕 만나고 맹랑하고 귀염성 없는 꼬마가 능력이 있어서 홀랑 화랑도로 유인해서 데려오는 이야기. 데려오는 것만 쓸 것이다.’라고 되어있던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정말 모르겠다.

정말 웃겨요. 진짜 막 썼는데 갑자기 대충 내용 만들고 그래서. 반짇고리가 나오는 것도 그냥 제 눈에 인형이 들어와서 어, 바느질이라는 생각에서 이어져서 나온 거예요. 진짜 대충 말 맞춰서 말 같아 보이게 만들자는 마인드로 쓴 건데…. 와중에 만자만 쓸 거다. 만자만 쓸 거예요. 만자, 만자, 만자라는 말을 했는데 진짜 공미포 만자 정도라 어이가 없어요.

근데 진짜 재독도 못 하고 써서 더 이상할 것 같아요. 아이소 때는 재독까지 하고 제대로 쓸게요.

이렇게 또 반성하고 갑니다.

스불재는 하는 게 아니다. 할 거면 일찍 준비하자~.


*공미포 1057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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