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자에게 아기란

글뭉치 by Bifr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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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락스 "아기가 올거다."

수호자 '아기? 엘릭스니 아기?'

건장한 아이도 등장.

아이도 "또 수호자에게 아기라 했죠."

빛의 저편 융합의 시즌 ‘기록자 기록 스캔’과 ‘융합자의 길’에 기반합니다.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고스트가 의체를 오므렸다 벌리며 빙빙 돌았다. 수호자는 고스트의 명랑한 목소리에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을 가볍게 딛는다. 최후의 도시에 있는 엘릭스니 구역에서 구호 물품을 전달한 일을 회상하자, 고스트가 그의 생각을 읽고 밝게 말했다.

“에테르 탱크 수십 통을 옮기는 건 쉽지 않았지만, 피난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나란히 걷던 미스락스가 대답했다. “우리의 서기가 남긴 기록을 듣고 많은 걸 이야기하지 않았나? 뭐, 적극적인 학생은 가르치는 보람이 있지.”

수호자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끝없는 밤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가르쳐준 스승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엘릭스니가 라면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수호자, 너는 금방 융합자 건틀렛을 잘 다뤘다.”

“좋은 스승 덕분에 요령이 생긴 거죠."

손사래를 친 수호자는 미스락스가 말을 덧붙이기 전에 화제를 돌렸다. 진심에서 나오는 칭찬은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았다.

“도착했군요.”

"미스락스, 다른 엘릭스니를 초대해도 되냐고 묻지 않았던가요?”

고스트가 엘릭스니어로 번역한 안내판을 보이며 말을 걸었다.

“흠. 아기가 곧 올 거다.”

미스락스는 고스트의 배려에 감사한 뒤 먹을 음식을 정했다. 맞은편의 수호자 역시 차슈를 하나 더 얹을까- 하며 안내판을 쓱 훑었다. 하지만 그의 반쪽인 고스트는 알 수 있었다. 수호자의 손끝이 굳어 긴장했다는 사실을! 아기 엘릭스니를 볼 때마다 자기 수호자의 마음이 녹아내렸다는 걸. 외계 아기들의 옹알이에 ‘부리또가 소리를 낸다’하며 참지 못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작은 아기가 뜨거운 라면을 먹을 수 없을 텐데?

미스락스가 외쳤다. “아이도! 여기다.”

스승이 소리친 곳을 따라 본 수호자와 고스트는 당황했다. 머리덮개에 고글을 쓴 성인 엘릭스니가 다가오고 있었다.

“미스라악스 켈, ‘또’ 다른 인간에게 저를 아기라고 소개했나요?”

“여긴 아이도, 빛의 가문의 서기이자 나의 딸이다. 기록으로 이미 들은 적이 있지?”

“아버지!”

수호자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느라 말을 못 하니, 그의 반쪽이 나설 때였다.

“자식이 아무리 커도 양육자에겐 언제나 아기로 보인다고 하죠. 아버지가 자식을 정말 사랑하시네요!”

“당신이 그 수호자의 고스트인 걸 이미 알지만, 우리 아버지 편은 들어주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조금만 풀어지면 항상 절 아기라고 칭하시곤…”

아이도의 목소리는 이미 웃음을 띠고 있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수호자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너무 보기 좋아서 그만… 그래도 서로 소개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봉대의 수호자입니다. 최근 빛의 가문의 켈이자 당신의 아버지인 미스락스를 도와 벡스 네트워크 해킹 실습을 하고 있어요.”

“이미 소개했지만, 저는 빛의 가문 서기이자 미스라악스 켈의 자식인 아이도에요. 어떻게 만났는지 아버지에게 들었어요.”

“사실 우리의 인연은 그 전부터 시작하는데, 들으셨나요?”

아이도의 눈 두 쌍이 호기심에 반짝였다. “저는 서기로서 모든 기록을 남길 의무가 있어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요?”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시작해요. 선봉대는 생태도시의 반응로를 확보하려고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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