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pray your soul to keep

데스티니 영픽 번역. 어느 날, 방랑자는 유령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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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팬픽은 원작자 tanyart 님의 허락을 맡아 번역되었습니다. 

* '이름 없는 남자' 로어의 스포일러가 있으며, 원작은 여기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의역 및 오역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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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드슨처럼 생긴 새로운 갬빗 선수가 있다.

그는 키도 몸집도 더 큰 데다, 평생을 이튼에서 굶주리던 저드슨한테는 없던 살까지 쪘다. 하지만 그게 바로 고스트들이 좋아하는 거지, 그렇지 않나? 갑옷을 걸치고도 총을 한두 자루는 족히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튼실해야 하지.

그는 이 동네는 처음이지만 갬빗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아마도 친구들이 진작 모든 걸 말해줬겠지.

네 입이 비틀린다. 사업은 순탄하게 호황을 맞는 중이다. 그가 할 일이래 봐야 네 현상금을 챙기는 것뿐이지만. 너도 모르게 그를 쳐다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던 탓에, 혹여나 네가 서서히 미쳐가고 있는 건 아닌지를 확인하고자 너는 다시금 그를 바라본다. 

저 별들에 맹세하고 장담컨대— 두 눈과 성미 급해 보이는 표정 하며, 어깨에 기댄 고스트와 대화를 나눌 때의 말투조차도 똑같다. 넌 너희가 같은 억양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그가 알아챌까 궁금해진다.

너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네 죽은 심장의 가장 깊숙한 영역은 네 앞에 놓인 게 저드슨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건 결코 저드슨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여행자가 하는 일의 전부라곤 네 추억과 삶을 빼앗아 원하는 대로 주물러대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놈은 저드슨을 앗아가 다른 무언가로 변형시켰다. 오릭스가 그의 굴복자로 태양계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었을진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자가 발단이었다는 사실은 무시하길 좋아한다.

위장이 역류하는 듯한 익숙한 증오가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넌 그의 요구대로 현상금을 전송한다. 이렇게 화가 치미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고, 이는 육체적인 고통으로써 네 뼛속 깊이 파고든다. 토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봐." 저드슨이 아닌 것이 말한다. "괜찮아? 당신 손이—"

넌 그것들을 진정시키고자 주먹을 그러쥔다. 네겐 동전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네 손가락을 바삐 움직여 그것들을 뒤집기 시작해라. 네 목소리가 날카롭게 메아리친다. "내 시간을 낭비하러 온 거야, 아니면 갬빗을 하러 온 건가?"

저드슨을 차지한 것이 눈을 끔벅인다. 상처를 입은 듯 보이지는 않는다. 하늘의 부서진 구체는 그마저도 빼앗아 간 모양이었다.

"워, 알았어. 알았다고. 제길, 진정해." 저드슨이 아닌 것이 차분하게 말한다. 예전의 저드슨이라면 손가락질부터 했을 테지. 그는 당신을 흘깃 쳐다보지만—네 안색은 틀림없이 백지장처럼 허옇다—그럼에도 그는 눈치라는 게 있었고, 그건 널 진창에 처박힌 듯한 기분으로 만들었다. "꼬치꼬치 캐물으려는 의도는 없었어."

그가 무너진 헛간에서 빈 탄피들에 둘러싸인 채로 부활했는지, 옆구리의 불탄 흉터에 걸맞게 주변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는지를 묻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

넌 그가 아직도 살고자 하는 광적인 절박함으로 사투하는지를 묻고 싶다. 그가 여전히 생각지도 못한 고통에 맞서 이를 드러낸다거나 또 한 번 삶의 기회를 얻으려 위험으로부터 도망치는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호흡하면서, 언제나처럼 죽음을 모면하고자 죽을 각오로 맞서 싸우는지를 묻고 싶다.

하지만 넌 이미 그가 갬빗을 하며 다른 수호자들을 죽이고 그들에게 죽임당하는 모습을 보았다. 넌 그가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저드슨이 아닌 것은 다시는 저드슨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네 시야는 날카로워지며 네 죽은 심장은 다시 안정적으로 뛴다. 넌 이 타이탄의 눈을 응시한다. 그냥 내버려 두면, 저드슨은 사라진다.

네가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는 새로운 갬빗 선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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