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Double or Nothing 1

데스티니 방랑자 드림 영픽 번역. 한 엑소 수호자와 방랑자가 대화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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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팬픽은 원작자 hunterfox님의 허락을 맡아 번역되었습니다.

* 원작은 이곳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의역 및 오역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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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사격 솜씨였어, 형제." 저장고의 조그만 은신처로 어슬렁거리며 들어오는 엑소를 바라보며 방랑자가 말했다. 수호자의 합성 프레임은 구닥다리 살덩어리만큼이나 그의 정신 상태까지도 잘 반영하고 있었다. 클로비스 브레이가 어떻게 그걸 해냈는지 방랑자는 몰랐다. 까놓고 말하자면, 브레이가 유로파에서 벌인 일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 태반이었다.

유로파.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마치 꿈만 같았다. 그는 달 아가씨, 그리고 그 이상한 엑소와 함께 지금 제 앞에 선 수호자가 어둠과 소통하는 것을 도왔고, 에라미스를 쓰러뜨렸으며 벡스가 달 전역에 확산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는 힘까지 얻었다.

그는 에리스가 작은 탐험대의 일원이 되어 달라고 그에게 부탁해왔을 때 조금 놀랐지만, 그녀가 지적했듯 정말로 자신 이외에 어둠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 그가 어둠의 세계에서 처음 목격했던, 물리적 현실에 의지를 강요하고 이를 멈추게 하는 능력— 바로 시공이라고 불리는 위력을 맛보았다.

요즘 시공은 탑의 티끌만큼이나 흔했다. 물론 원칙적으로 이를 사용하지 않는 수호자들도 몇 명 있었지만 소문은 늘 발보다 빨랐고, 고스트를 가진 이들 거의 모두는 피라미드로 가서 새로운 속임수를 익힌 듯했다.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다. 대부분의 수호자들은 예측 불가능하지 않은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어떤 새로운 무기와 새로운 힘이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하면 그들은 막대를 문 개처럼 그것을 쫓을 것이었다. 칼루스는 이를 몇 년 전에 증명한 바 있었다. 방랑자는 왜 자신은 이와 같은 끌림을 느끼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그의 고스트가 오래전에 말을 멈췄기 때문일 테다.

선봉대는 수호자들이 다시 전쟁 군주로 돌변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쇼를 펼쳤고, 아마도 한동안 수호자들을 가까스로 똑바로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을 터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빛의 운반자는 더 많은 경험,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전쟁에 대한 압도적 욕구에 지배당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앞에 서 있는 것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왜 그래?" 방랑자가 팔짱을 끼며 물었다. "갬빗이 재미가 없기라도 했나?"

엑소는 한숨을 쉬며, 방랑자가 서 있는 곳에서 몇 피트 떨어진 철제 난간에 몸을 기댔다.

"왜 우린 아직도 이런 짓을 하는 거지?" 그는 검지에서 깜박이는 태양 에너지로 담뱃불을 붙인 뒤 입에 물었다. 담배를 길게 빨아들이자 그의 두상을 부드럽게 겹겹이 감싼 판막이 거의 알아챌 수 없을 만큼 미동했다.

"퍽 철학적인 감상이로군, 응?" 방랑자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물었다. "우리는 전에도 이 일을 해본 적 있잖아. 네가 티끌을 벌어오면 내가 포상을 하지.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엑소는 방랑자를 돌아보며, 어깨너머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 더는 그렇지 않아."

"뭔가 켕기는 거라도 있어, 형제?" 의자를 끌어다 등받이에 거꾸로 앉은 방랑자는, 주머니에서 더러운 항아리를 꺼내어 안에 든 정체 불분명한 물질을 집어먹으며 물었다. "오늘치 갬빗 경기는 쫑났는데, 이제 방랑자에게 그 이야기를 해보면 어때?"

엑소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그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허공을 부유하는 방랑자의 찝찔하고 매캐한 음식 냄새를 맡았다.

"그냥⋯ 나는 이 모든 것이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어."

방랑자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게 다야? 물론이지. 어둠의 함선들이 여기 있으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티끌이 필요하다고."

"그게 다라고?" 엑소는 벌컥 화를 터뜨렸다. "프라임에서 결단의 장소에 이르기까진 우리가 뭔갈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이제는 두 번째 붕괴가 코앞인데도, 네 계획은 여전히 '갬빗'을 하는 거야. 마치 빙빙 도는 것만 같아. 기갑단은 전능자를 도시로 추락시키려 했었고, 갬빗. 끝없는 밤? 갬빗. 그리고 지금, 사바툰까지 여기 있지. 심지어 몇몇 수호자가 그녀에게 말을 걸도록 내버려 뒀다고 들었는데, 당신이 가진 건 뭐지? 갬빗."

방랑자는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핥으며 혀 밑 수염의 감촉을 느꼈다. "네 머리에 총을 겨눈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친구. 네가 할 수 있는 더 좋은 일은 많아, 가서 해보지 그래."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넌 선봉대와 한배를 탔더군. 그들은 지금 갬빗에서의 업적을 두고 표창을 하고 있어. 마치 시련의 장이나 공격전 작전처럼."

방랑자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이코라와 자발라는 갬빗이 수호자들을 대비시키는 데 얼마나 유용한지 최근 들어 깨달았어. 오노르가 킁킁대며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아니면, 그 여자의 소소한 탐문을 돕고 싶기라도 한 건가?"

두 눈이 부닥치는 동안 방은 고요했다. 멀찍이서 기계가 윙윙대는 소리와 복도에서 재잘거리는 엘릭스니의 말소리를 제외하고는.

"내가 널 위해 한 일을 생각하면, 그래선 안 되는 거잖아."

"날 위해서라고? 형제여, 내가 자선 사업가로 보여? 어쩌면 넌 상황을 좀 다르게 기억할 수도 있겠군. 근데 내 기억으로는, 네가 승천 차원의 굴복자에게 지옥을 퍼부어주기 위해 썼던 그 멋진 불법 무기를 준 사람은 바로 나였는데 말이야."

"그래," 엑소의 고스트가 별안간 그의 어깨 위로 물질화하며 씹어뱉었다. "우리가 그 망할 고깃덩어리를 죽이고 행성계를 가로질러 당신 심부름을 한 뒤에 말이지!"

"진정해, 녹스." 엑소가 그의 동료에게 말했다. "내가 할게. 하지만," 그는 재차 방랑자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그녀 말이 맞아."

고스트의 갑작스러운 울화통에도 방랑자는 냉정을 유지하며 턱을 쓸었다. "이봐, 그건 공평해. 우린 파트너잖아. 맞지? 넌 내 뒤를 봐주고 난 네 뒤를 봐주는 거잖아."

"그래⋯." 엑소가 난간에서 담배 연기를 훅 뿜어내며 말했다. "넌 한때 네가 급히 떠나게 되면, 날 위해 한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한 적 있었지. 아직도 그래?"

방랑자는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물론이지! 두 번째 재앙이 닥쳤을 때 빠져나갈 수 있는 티켓을 얻었잖아, 형제."

엑소는 난간을 떠나 방랑자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목소리는 혹시 모를 염탐꾼이 엿듣지조차 못할 만큼 조용히 가라앉았다.

"이미 피라미드의 함선이 당도했고, 행성계의 절반이 지도에서 사라졌잖아. 대체 뭘 기다리는 건데?"

방랑자는 스스로 이런 질문을 여러 번 했다. 그는 시부 아라스가 그녀의 존재를 다시 한번 알렸을 때, 기갑단과의 두 번째 전쟁이 거의 발발할 뻔했을 때, 그 늙은 허풍쟁이 락슈미가 도시에서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을 때마다 이를 자문했었다. 만약 그가 자신에게 정직하다면, 내놓을 대답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는 충성심과는 거리가 멀었고 물론 용기도 아니었다. 어쩌면 어둠 속에서보다 이 아래, 탑의 깊숙한 내장에서 더 안전한 기분을 느꼈던 걸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무엇은 오릭스만큼이나 그를 두렵게 했고, 그의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생존 계산은 총을 비축한다거나 달 아가씨의 위협으로부터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쪽으로 추가 기울어진 채였다. 적어도 지금은 그랬다.

"그렇다고 이 모든 걸 놓치기엔 아쉽지 않아? 최후의 도시의 몰락자라던가, 각성자 여왕의 수중에 놓인 사바툰 이 전부를? 흥미로운 시기라고, 형제. 서두를 필요는 없어." 방랑자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냥 알아야겠어." 엑소가 속삭였다. "당신이 떠날 때 날 데려갈지를."

"이미 난 너한테 우리가 파트너이자 형제라고 말했었잖아. 내 말은 우리가 사는 이 이상한 세상의 어느 무엇보다도 확고해."

"그거론 충분치 않아."

"증거가 필요한가 보지?" 방랑자는 엑소의 뒤통수를 쓰다듬을 듯 손을 뻗더니, 그를 홱 잡아채 인정사정없이 으스러뜨리는 듯한 입맞춤을 했다. "그럼 이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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