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금붕어는,
행복한 꿈을 꾸는가.
“… 별로 좋은 생각은 안 드는데.”
“예를 들어서요…?”
“금붕어를 죽인다거나…”
“그렇다면, 누구의?”
“…”
***
카서스 갈리아. 그는 입을 다물었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항상 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입을 놀려 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평소처럼 행동할 수 없었다. 제 눈앞의 작은 사람이 유별난 탓은 아니었다.
그는 정답을 알고 있었다. 그야 그는 전직 탐정이고… 활동하던 당시에는 제 일에 자부심을 가질 만큼의 실력 또한 소유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는 제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뱉어야 할 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
“… 그쪽의?”
***
이어지는 상대방의 웃음소리는 마치 그를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마치 그가 진실을 알더라도 막을 수 있는 죽음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한… 이어지는 답변은 없었다. 이게 정답인지, 오답인지. 하지만 그는 직감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아, 나는 정답을 말했구나.”라고.
***
불안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안했다. 지금까지 저와 대화를 나누던 사람이 갑자기 죽어버릴까 불안했다. 역시 사람의 죽음은 또 겪어도 익숙해질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분노했다. 유치하게도 화가 났다. 남는 자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 사람에게 분한 감정이 느껴졌다. 사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는가 보지. 이기적인 사람. 저를 곧장 죽지 못하는 몸으로 만들어 두고는 이리 허망한 죽음을 맞이할 생각이었던 거겠지.
한편으로는 이해도 되었다. 저 또한 한때 스스로 목숨을 끊기를 희망한 자였는지라 공감이 되었던 겐지… 알게 모르게 이상한 유대감 같은 게 형성됐던 걸지도 모른다.
***
머리 없는 기괴한 금붕어는 마지막 기력을 쥐어짜 내 팔딱거리지도 않는다. 제가 너무 늦게 찾아왔는가 따위의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카서스 갈리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련한 생각이다, 애초에 제가 막을 수 있는 죽음 따위는 없었다.
… 죽어서도 괴로울까, 그것은 너무나도 과한 처사가 아닌가.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
머리 없는 금붕어는,
행복한 꿈을 꾸는가.
만약 제 말이 저 천장 너머 머나먼 곳에 닿는다면
행복한 꿈을 꾸기를.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행복한 꿈만을 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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