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오르히카 / 빛전오르빛전 / 페오페] 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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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드림 먹으려고 파판 시작했다가 미치도록 아주 좋은 남자에게 인생 붙잡혀서 주절거리는 망상 및 날조 100%의 히카오르히카 / 빛전오르빛전 썰
작성자는 현재 시작한지 한달도 안 된 새싹이며, 현재 홍련의 해방자도 헉헉거리며 플레이 중입니다.
가내 빛의 전사 오리지널 설정이 포함 되어 있으며, 이에 민감하신 분은 열람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썰 내지는 조각글 수준이며, 죽음에 관한 언급 등이 있습니다.
01
‘너를 좋아하나?’ 같은 생각은 어느 순간 자리 잡고 있었다. 조금 이상한 녀석이기는 해도 사람 자체는 좋았으니까 이끌리는 건 당연하겠지. 하지만 외면했다. 너 같이 좋은 사람에게 나 같은 모자란 사람이 엮이는 건 실례니까. 그래도, 한 번이라도 더 말 걸어볼 걸. 실 없는 말이어도 좋으니 한 번이라도 널 붙잡고,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건네며 좋아한다고 말 해볼걸. 그러면 너는 이 마음을 받아주지는 않더라도 내게 말 한 마디 더 건네줬을텐데.
…
제피랭이 던진 창에 방패가 뚫리는 순간 네가 죽을 것이라는 걸 느꼈다. 알피노의 손이 네게서 떨어지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너를 너무나도 좋아한다고. 내가 나아갈 미래에 네가 있는 걸 너무도 당연하게 그리고 있었다고. 네 손을 붙잡고 얼마나 떨었던지. 내가 치유 마법을 할 줄 알았으면 뭔가 달랐을까. 아니, 그 이전에 너를 보호 할 방법을 알았다면 무언가 달랐을까.
…
내 웃는 얼굴이 좋다고 했던가. 연기라도 괜찮다면 웃어보일게. 걱정마.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나름 전공이었거든. 가끔은 자신이 없어서 얼굴을 가려볼까, 했는데… 마땅치 않더라고. 눈가를 가리는 모자로 만족해야 할까 싶어. 그럼―
“사랑해. 어제를 지나 오늘로, 내일로 향하더라도 너만은…”
02
좋은 기사는 백성과 친구들을 위해 싸우는 법이랬나. 그렇다면 나는 좋은 기사는 못 되겠다. 모처럼 방패도 받았는데 아쉽게 됐네.
기사가 된다면, 만약 또 다시 그런 순간이 온다면, 나는 ‘오르슈팡 그레이스톤’을 지킬테니까. 그런 내가 어떻게 기사가 될 수 있겠어.
게다가 내게 있어서 기사는 너 하나 뿐이니까.
03
오르슈팡이 준 생강차 마시면서 “…이상한 녀석.”이라며 피식 웃는 페레두르.
위령비 끌어안고 “…이상한 녀석.”하는 페레두르.
04
오르슈팡과 페레두르가 함께 쌓는 서사는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 끝이지만…페레두르는 혼자서 오르슈팡과의 서사를 쌓아가겠지. 그저 숨만 쉬어도 오르슈팡 생각이 날테고, 꿈을 꿨다 하면 언제나 오르슈팡이 마중 나올 거야. 꿈에서 나온 오르슈팡이 진짜 오르슈팡의 파편 같은 것일지, 아니면 페레두르가 만들어낸 오르슈팡일지는 별바다로 간 오르슈팡만이 알지 않을까. 페레두르 본인조차 그게 오르슈팡인지 확신하지 못 할 것 같아.
진짜라기에는 귀걸이 한 쪽이 없고, 가짜라기에는 귀걸이 한 쪽이 있고. 그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오늘도 오르슈팡이 마중 나와주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겠지.
05
꿈 속에서도 너는 내 앞을 막아서고, 방패를 들어올려 나를 지킨다. 그러면 나는 네가 죽지 않기 위해 널 끌어당겨 뒤로 보내고, 이번에는 지키겠노라고 다짐하며 너를 감싼다.
나는 두 가지 결말을 보며 눈을 뜬다. 하나는 결국 너를 떠나보내는 결말. 다른 하나는 너와 같이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
제피랭의 창이 너와 네 방패만을 꿰뚫는지, 나를 함께 꿰뚫는지의 차이이다. 꿈에서 깨어난 나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베개에 얼굴을 묻는다. 네 생각만 하면 흐르던 눈물은 꼭 이럴 때는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왜, 꿈에서조차 나는 너를 살릴 수 없는지. 이럴 거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면서 왜 이렇게 나를 괴롭게 만드는지. 사실은 오르슈팡이 살지 않기를 바란 것인지.
이 생각까지 하고 나면 내 자신을 향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소리를 지르고 만다. 정신 나간 사람도 이렇게까지 소리 치지는 않을 거다. 지르고 지르다가 다른 이의 제지가 들어오면, 혹은 갈라진 비명이 나올 때 쯤에야 겨우 멈추고 고개를 들어올린다. 네가 없어도 아침은 오고, 배는 고프고, 목도 아프다.
네 색으로 물들인 머리를 단정히 묶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부자리를 벗어난다.
06
솔직히 스토리 진행하면서 오르슈팡 죽이는 상상 오조오억 번 했습니다. 사랑하면서 왜 죽이는 상상 하냐고요? 그러게요. 저 진짜 순수하게 오르슈팡 사랑하고 있는데, 가끔씩 미쳐서는 오르슈팡 죽이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그래서 페레두르도 종종 오르슈팡 죽이는 꿈을 꿀 것 같은데, 결국에는 죽이지 못 할 것 같은 게 제법 좋아요. 결국 페레두르는 오르슈팡을 계속 보고 싶어하는 것도 있지만…그거랑 별개로 안면 있는 사람의 숨을 제 손을 끝내고 싶지 않아서…
07
이슈가르드 끝내고? 사실 오르슈팡 죽음 이후부터 계속 한 얘기지만, 오르슈팡이랑 언약이라도 할 걸 그랬다는 말을 정말 자주 했어요. ‘언약이면 끝 아니야?’라고 생각 하실 수 있지만, 이혼부터 시작해서 정말 컨텐츠가 다양하거든요. 아무튼, 진짜 언약 할 수 있었으면 언약 했을 거예요. 이런 아주 좋은 빛의 전사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그렇게 뒀을 리가 없지만. 아무튼, 페레두르랑 오르슈팡이 언약식 올리는 게 보고 싶지 뭐예요.
오르슈팡 위령비 앞에서 단 둘이 눈보라 사이에서 언약식 올렸으면 좋겠어요. 물론 페레두르의 꿈이지만… 언약식의 진행자인 사회자와 이 언약식의 증인이자 축하해줄 하객, 둘이 함께 걸어나갈 카펫도 없지만, 그러기에 오히려 완벽한 둘만의 언약식이었으면 좋겠단 말이죠. 눈보라 때문에 가까이 붙어서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좋아요. 반지 끼워주고 나면 눈보라와 함께 오르슈팡이 사라졌으면 좋겠고… 페레두르가 눈을 뜨면 프란셀의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 …! 자네, 정신이 드는가?
- 프, 란셀…
- 자네도 참…내가 오르슈팡을 만나러 가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나.
대충 뭐…페레두르는 오르슈팡 위령비 옆에 쓰러져 있었고, 그런 페레두르를 프란셀이 급하게 데려와서 보살펴 준 그런 이야기? 페레두르가 전부 꿈이었나, 생각할 쯤에 장갑 안 쪽으로 뭐가 걸리적거려서 장갑 벗어봤으면 좋겠어요. 반짝이고 예쁜 실반지가 끼워져 있는 걸 보고 오르슈팡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타인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페레두르가 보고 싶다.
08
오르슈팡의 죽음 이후로 역시 맨정신이기 힘든 페레두르. 이게 어느 정도냐면 남성 엘레젠만 봐도 뒤돌아서 붙잡고,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보면 흠칫거리며, 머리색마저 오르슈팡과 같은 색으로 물들였으니까.
09
전에 가볍게 두 사람 타로 봤는데, 오르슈팡 큰 일이 끝나면 페레두르한테 고백 할 각 재고 있었다더라. 여기서 진짜 정신 다 무너지고 죽고 싶어졌음. ‘이 일이 끝나면 고백해야지’가 진짜라고요?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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