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회 아키토우 전력] Escape

기사왕자인데 아키토가 처음으로 호위 기사로 임명되어 왕자 토우야를 처음 만나는 날 이후 입니다! 주제는 가을(매우 약간)과 과자 입니다. (2023/10/22 작성본 백업)

그를 처음 만난 날은 파랬던 잎사귀가 붉은색으로 옷을 갈아입을 때 쯤 무렵이었다. 내가 성년이 되고 나서 왕의 후보가 되어 처음으로 폐하의 업무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왕좌는 그렇게 관심이 없지만 위의 형들과 달리 어렸을 때 부터 유난히 엄격하게 교육을 받아 왔다. 그 만큼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으신 거겠지. 기대에 저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되어 나에게도 호위 기사가 배정되던 날, 그 날은 나에게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 날이기도 하다. 식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업무를 보기 전, 호위 기사가 처음으로 나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

"오늘부터 왕자님을 모실 시노노메 아키토라고 합니다. 토우야 왕자님을 모시게 된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제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에 주황색 머리칼을 가진 청년, 아키토와의 첫 만남이었다. 듣기로는 기사단 인원 중에서도 가장 실력이 뛰어나고 사람들과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리고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기사단장인 츠카사 경이 추천해 준 인재였다. 어렸을 적, 츠카사 경 본인도 엄격한 훈련을 받는 와중에도 늘 폐하에게 혼나는 나에게 기운을 복돋아 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 이제는 본인도 단장이라 바쁘다보니 자신이 늘 예전처럼 신경써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자신 대신에 옆에 있어줄 사람으로 아키토를 붙여 준 것이었다. 임명 후 아키토는 내가 항상 가는 곳 마다 따라 다녔다. 호위 기사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나의 일정은 항상 문서 정리와 같이 앉아서 오랜시간 동안 가만히 있는 것이 대부분 이었기에 사실 아키토가 할 일이 없었다.

그런 점이 신경 쓰였던 나는 츠카사 경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가 귀뜸해 준 정보에 의하면 아키토는 단 음식을 좋아한다고 들어 나의 일과 중 늘 있는 간식 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실 나는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키토를 위해 일부러 오늘 부터는 과자, 케이크와 홍차를 준비 하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오전 업무 중 간식 시간을 맞이하면서 아키토에게 물었다.

"아키토 경, 간식 시간은 편하게 함께 하는게 어떤가?"

"에...? 아,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왕자님과 같은 위치에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내가 하는 업무가 사실 그렇게 활동성이 있는 일도 아니고, 옆에 계속 서 있기 힘들것 같아서 그게 미안하고..."

"아닙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인걸요."

"일단, 이 쪽에 앉게."

나의 요청에 마지못해 자리에 앉은 아키토, 간식을 한 번 쳐다보던 아키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앉아 과자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자, "와, 맛있어...!" 하고 작게 중얼거리다 아차 하며 애써 표정을 감추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풋 하고 웃어버렸다. 아키토는 부끄러웠는지 홍차를 조심스럽게 홀짝였다.

그 이후로 나와 아키토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졌다. 항상 옆에서 꼼짝않고 서 있는 그에게도 쉴 수 있는 시간으로 간식 시간에 같이 티타임을 즐기는 것이 제일 즐거웠다. 그는 생각 이상으로 단 것을 좋아해서 어느 가게에서 만든 것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것에 재미를 붙인 나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선물 중에서 가져오기도 하고, 새로운 맛에 눈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간혹 시간이 좀 나면 같이 수련장에 가서 검을 휘두르자고 했더니 처음엔 의아하더니 검을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용맹스럽고 멋있었다. 나는 힘이 없어 아키토처럼 능수능란하지는 못해서 자세부터 배우기도 했다. 나도 앉아만 있다가 몸을 움직이면 조금은 개운한 느낌은 들고, 아키토도 그 순간 만큼은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육으로 다부진 아키토의 몸을 볼때면 약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부탁을 했더니 말을 더듬으며 거절했지만 끈질긴(?) 요청 끝에 만져볼 수 있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느낌에 오오...! 하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그렇게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져갔고, 내가 아키토를 사랑한다 라는 감정을 자각했을 때는 아키토가 마수 토벌 원정대에 소집되어 몇 달간 내 옆에 없었을 때, 항상 일어나면 아침햇살과 같은 밝고 부드러운 미소로 나를 바라보던 모습, 간식 시간에 함께 차를 미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 등... 나도 모르게 항상 무엇을 할 때마다 아키토를 떠올리게 되어 버렸다.

사랑이란 것을 해 본적은 없지만 책에서 보았다. 항상 생각나고 없으면 허전하고... 마음 어딘가가 쓸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아키토가 돌아온 날, 나는 하던 업무도 내려놓고 성 문 앞까지 나가 아키토를 반겼다. 그리고 그 동안 결심을 했던 것이, 아키토에게 내 마음을 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둘이 있을 때 말을 했다. 그러자 아키토는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토우야... 네 마음은... 그치만 우린 주종관계인걸... 미안하지만 네 마음은 받아줄 수 없어."

"아키토..."

"그...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널 본 순간부터 반했었어,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더라."

"그럼 폐하께 말씀 드리면...!"

"안 돼! 우리 관계도 그렇지만... 폐하께서는 이런 형태의 사랑은 허락하지 않으실거야."

나는 몇 일간을 고민했다. 아키토의 말도 일리가 있고, 나도 걱정되는 점 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키토에 대한 마음은 커져만 갔고, 나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수소문 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 알게 된 사람은 이웃 나라에서 저명한 연금술사가 있었다. 그 연금술사를 성으로 불러 사정을 이야기 했다.

"으음, 저하 께서는... 그 기사 님과 이루어 지고 싶다는 말씀이시군요.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인가?"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본인의 모든 것을 버리셔야 합니다."

"... 그 정도 각오는 했어."

"외모와는 달리 심지가 곧으신 분이군요, 그렇다면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기사님과도 이야기를 해 봐야겠군요. 모쪼록 잘 부탁 드립니다."

그날 밤, 아키토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조력자도 있으니 둘이 야반 도주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아키토는 차라리 제가 떠나겠다, 차라리 자기가 기사직을 내려 놓겠다고 하면서 나를 뜯어 말렸다.

"어차피, 나도 알고 있어. 난 왕위 후보가 아니라는 걸..."

"..."

"저번에 형님들과 폐하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 나는 그냥 다른 나라의 공주와 정략 결혼을 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만든 거라고. 사실 처음에 들었을 땐 충격이었어. 폐하께서 여태까지 나를 그렇게 키우신 의미가 고작 그런 이유로 나를 키우신건가 하고, 앞으로 2주 뒤에 결혼을 올릴거라고..."

"왕자님..."

"그럴 바에야 그냥 다 내려놓고 아키토랑 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 나는 세상 물정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마음 놓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 토우야, 서민의 생활은 만만치 않아."

"아키토랑 함께 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형태여도 상관 없어."

아키토는 크게 심호흡을 하더니,

"잘 들어 토우야. 일단 그 연금술사라는 작자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도 알아 봐야해. 그건 내가 알아볼테니 잠깐만 기다려 줘."

"... 츠카사 경의 친한 친구라고 알고 있어. 신원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대장님의 지인이라니 더 못미더워 지는데..."

"하지만, 내가 봤을 땐 결코 속이거나 할 사람은 아니었어."

"... 좋아, 토우야가 그렇게 얘기하면 믿어볼게. 그럼 어떻게 하면 돼?"

"아키토...! 우선, 이 날 다시 만나기로 했고..."

그렇게 나와 아키토의 야반 도주 계획은 진행 되었고, 순조로이 진행이 되는 듯 했다. 그리고 도주 당일, 몇 몇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성문 뒷쪽으로 빠져나온 그들의 눈 앞에 두 형님들이 지키고 있었다. 아무래도 밀고를 한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토우야, 너 지금 어딜 가려고 하느냐."

"혀, 형님..."

"지금 네가 하는 짓이 무슨 짓인지 알고 있느냐?"

"... 저는 인형이 아닙니다. 장기말로 저를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네가 그녀와 결혼해야 우리 왕국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을 모르겠느냐?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작은 형이 나의 팔을 잡아채려는 순간, 아키토가 앞에서 가로 막았다.

"왕자님께 손 대지 마십시오!"

"네 녀석, 들어왔을 때 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어떤 말을 했길래 총명한 아이가 이런 짓을 할 생각까지 한거냐!"

"하? 그렇게 만든건 당신네들 때문이잖아!"

"감히 왕족에게 대들다니 겁도 없구나, 네 놈은 여기서 죽어 줘야겠다!"

라고 소리치자, 그의 호위 기사가 뒤에서 나타나 아키토에게 검을 휘둘렀다. 아키토는 순간 재빠르게 검을 뽑아 막아냈지만 얼굴에 약간 상처가 생겼다.

"아키토!!!"

"괜찮습니다. 이 정도 상처는 별 거 아닙니다. 일단 얼른 도망가세요. 뒤쫓아 가겠습니다!"

두 하인들이 토우야를 데리고 재빨리 도망쳤다. 큰 형과 기사가 함께 뒤쫓아 왔지만 다른 하인이 대신 막아주었고, 덕분에 나는 성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대신 발각 된 탓에 지명수배령이 내려져 섣불리 움직이기는 힘들었다. 연금술사의 도움을 받아 일단 잠깐 묵을 곳에 있으면서도, 아키토가 걱정 되었다.

"아키토는 잘 빠져 나왔을까..."

"왕자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키토 님은 전투에 능하시니 잘 빠져 나오셨을겁니다."

"... 그건 알지만..."

"저희를 도와준 하인들도 무사히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아마 그들과 있을거라 괜찮을겁니다."

그렇게 몇 일을 기다리니 하인 말대로 아키토와 한 하인이 함께 살아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토우야는 얼른 아키토와 합류하고 싶어 일찍부터 묵었던 곳을 떠나기로 했다. 만나기로 한 곳은 연금술사의 비밀 연구실. 비밀 연구실인 만큼 길은 매우 복잡했다. 책을 많이 읽은 덕에 그가 놓은 함정들은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고, 드디어 연구실까지 다다랐고, 안을 살펴보니 아키토가 이미 와 있었다.

"아키토!"

"토우야!"

아키토는 나를 와락 끌어 안았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보였고, 하인 한 명도 무사해 보였다. 연금술사의 배려 덕분에 둘이 함께 시작할 곳을 찾았다. 신분을 위조하는 등의 위법 행위는 있었지만... 어쨌든 이웃 나라에 정착 하게 되었고, 외딴 집에서 하인들과 함께 살게 되었고, 나는 연금술사의 조수로서 일을 하게 되었고, 아키토는 작은 학교에서 검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연금술이란 것은 사실 책에서만 봤는데, 실제로 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사실 조수가 하는 일은 뒷바라지를 하는 일이지만 내가 전혀 하지 못해서 하인들이 대신 도와주기로 했고, 나는 그를 따라다니며 재료를 모으거나 나라에서 관련 예산을 주면 계산하는 일을 맡았다.

저녁이 되면 아키토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고, 하인들과 연금술사와 여럿이서 저녁을 먹기도 하고, 연금술사는 사실 워낙 바빠서 같이 먹을 일은 잘 없어 나와 아키토, 하인들과만 식사를 주로 하곤 했다. 행복한 생활이 계속 되는 듯 했으나, 결국 꼬리가 잡혀 아키토가 형들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키토!!!"

"토우야, 오지마!!! 함정이야!!!"

"아키..."

뒤에서 무언가가 나의 배를 관통했다. 조심스럽게 내려다보니 칼이 꽂혀 있었다. 그 칼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 있었고,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나의 운명은 거기까지인가 했다.

정신을 차리니 낯선 곳에 있었다. 그 전에 칼이 내 배를 관통하지 않았던가?... 나는 어떻게 살아 있는거지? 주위를 살펴보니 작은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앞에는 철문 하나가 굳게 잠겨 있었다. 잠시 후,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드디어 깨어났냐, 안 죽은걸 고맙게 여겨."

"누구...?"

"그건 알 거 없고."

"... 아키토, 아키토는 어디에 있는거지?"

"아키토? 아~ 그 기사 녀석... 그 녀석은 쓸모 없어서 그냥 두고 왔는데?"

"... 너 누구야?!"

"내가 누군지 궁금해? 뭐, 궁금하다면~"

하고는 무언가 스윽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형체는 점점 모양을 갖추더니 인간의 모양으로 바뀌었다. 후드에 얼굴이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체격이나 말하는 톤은 아키토랑 비슷했다.

"헤에, 그 놈이 안 줄만 했네."

"... 아키토?!"

"엥, 나는 아키토가 아니라니까? 이 드래곤 님을 자꾸 아키토라는 이름으로 부르면 확 잡아먹어 버릴거야."

"... 드래곤?"

"그래, 그 아키토란 놈이 나 자는데 쳐들어와서 내 부하들을 다 죽였거든? 그래서 그 원한을 너한테 좀 풀려고 특별히 살.려.서. 데려왔지!"

'아, 그 원정대... 의 일인가.'

"솔직히 난 인간들한테 관심 없단 말이야, 그냥 심심해서 건물 몇 개 부셔봤을 뿐인데 갑자기 쳐들어와선... 근데 그 놈 싸우는건 잘해서, 오랫만에 재미는 있었지."

"아키토는 죽은거야?"

"흐음, 글쎄?~ 근데 너 되게 예쁘게 생겼다? 인간 중에도 이런 예쁜 인간이 있다니. 너 내 신부 안 할래?"

"신부... 라니..."

"나는 힘도 쌔고, 네가 딱히 권력이나 그런걸 신경 안 써도 되고. 인간놈들 쳐 들어오면 내가 쳐 부수면 되니까. 그리고 내가 그 아키토란 녀석하고 닮은 모양인데 그런 놈은 잊고 나는 어때?"

"싫어... 나는 아키토가 아니면 안 돼!"

"쳇, 나한테도 기회를 달란 말이야. 그 자식보다 더 월등한데 말야."

"그런 건 상관 없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키토야."

"흐음, 안 되겠네. 그럼 억지로라도 뺏을 수 밖에!"

하며 내 옷깃을 잡고는 벗기려고 하는 순간, 철문이 쿵 하고 부서지면서 누군가 들어온 듯 했다.

"뭐야?"

"토우야한테 이상한 짓 하지 마!"

"어레? 그 미궁을 어떻게 풀고 왔대?"

"흥, 네 놈의 술수는 이미 눈치 챘다고! 토우야한테서 떨어져!"

"싫은데, 네가 저번에 날 괴롭힌 댓가로 왕자님의 순결은 내가 가져가겠어."

"안돼!!!"

하면서 아키토가 재빠르게 칼날을 휘둘렀다. 아키토를 닮은 이상한 녀석은 가볍게 피했고, 아키토가 재빠르게 나의 앞에 섰다.

"왕자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아키토야말로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제가 왜 죽습니까! 저는 왕자님이 정말로 돌아가신 줄 알고... 지금은 저 녀석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응...!"

"쳇, 오랫만에 재미 좀 보려고 했더니, 다음에 보자고."

하고 그 녀석은 사라졌다. 아키토는 내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며 그래도 저 녀석이 살려줘서 다행이라고, 여태까지 있던 일을 나에게 들려 주었다.

"처음엔 네가 칼에 찔려 죽은 줄 알았어. 근데 보니까 저 드래곤이 환각으로 장난을 친 거더라. 그걸 알아채니까 저 녀석이 갑자기 나한테까지 환술을 걸었는데 깨어보니 미궁에 떨어트려 놨더라고. 그것도 환각이긴 했지만..."

"그럼 하인들과 연금술사는 어떻게 된거야?"

"아, 그게..."

"훌륭하게 소화해 냈구나!"

"응?..."

"이 모든 것은 나의 연극이었단다, 왕자여."

"연극...?"

연금술사는 잔뜩 흥분한 눈빛으로 나에게 말했다.

"아아, 왕자를 구하기 위한 기사의 처절한 노력! 그리고 그 결실! 훌륭해~!"

"저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아... 미안, 연금술사 녀석이... 너한테 색다른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고 해서... 그..."

"... 그럼 나만 진지했던거야?"

"소, 송구하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드래곤은 진짜... 나타날 줄은 몰랐어!"

"하... 그 자식 진짜!"

"아키토 군이 도발을 도와준 덕에 드래곤 군이 나타난 거였거든!"

"사실은 토우야 군이 먹은 스프에 연구중이었던 시약이 들어간 모양이야. 당연히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

"... 하아, 진짜 미안해... 토우야..."

사실 좀 놀라고 황당했지만, 그래도 모두 가짜였다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여 아키토를 끌어 안았다.

"아키토, 난 정말... 네가 죽은줄 알고 많이 걱정했는데, 다 허상이었다니까 오히려 다행인거 있지."

"토우야...!"

그렇게 나와 아키토, 그리고 하인들과 연금술사는 쭉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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