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傳達者
뒤집힌 한 칸의 세상에 너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 진단메이커 온통 하얀색이었다. 색이라고는 눈을 찌르며 내려온 나의 검은 머리카락 뿐. 아니, 이것 또한 색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터였다. 해 보았자 병실 천장의 불투명한 전구가 깜박거리다가 힘이 다하면 찾아오는 어둠과 같은 종류였으니까. 나는 유리조각 하나 없는 네모난 방에서 내 모습조차 보지
천천은 다정한 사형이었다. 제 사제라면 껌벅 죽었고, 사제를 부를 때의 목소리는 다른 때보다 상냥했으며, 맛있는 건 전부 사제에게 양보하고, 사제가 잘 때 늘 자지 않고 곁을 지켰다. 천성이 밝은 탓도 있을 터지만 유독 사제를 살갑게 챙기려 드는 것은, 저들이 함께한 세월과 그 속의 약속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도리는 제 얼굴을, 그리고 그에 난 흉터를 더듬
그날은 정말이지 온 하늘의 별이 전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타오르는 점들이 공중으로 높이 솟구쳤다가 최고점을 찍고 맹렬히 추락했다. 바람을 가르고 유성이 후두둑 낙하하면, 내 주위로 서 있던 인영들이 후두둑 형체를 잃고 바닥과 맞닿았다. 축제였다, 별들의 축제. 인간의 손으로 쏘아 올린 별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날이었다. 재앙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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