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할랑
아멜리아가 도착한 성당은 한적한 시골에 덩그러니 세워진 곳이었다. 가끔 배달을 위해 우체부가 잠시 들르는 것을 제외하면 찾아오는 사람 없는 외딴곳이었다. 믿음이란 사람이 모여서 생기는 것이었고, 성당이란 믿음을 가진 자들이 모여서 생기는 장소일진대. 이곳은 제가 오기 전부터 홀로 이곳을 지키던 수녀를 제외하면 이상할 정도로 아무도 없었다. 먹을 것을 구하려
세상은 언제 붕괴 직전에 이르렀었냐는 듯 다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야속한 평화는 너를 포함한 많은 희생을 요구했다. 너의 데이터가 사라진 세상에서는 너를 기억하는 것에만 많은 힘이 들었다. 온 신경을 기울여도 안개처럼 흩어지려는 네 모습을 모으기 위해 나는 누구보다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그 덕일까. 원체 잘 잠들지 못했던 내 꿈에 언젠가부터 네가 나오기
집안, 별 볼 일 없음. 실력, 특출나지는 않음. 제과제빵과에 재학하다 2학년에 자퇴 후 음대 진학. 바이올린은 어릴 때부터 했지만, 지속적인 교육은 받지 못함. 서류로 보는 사람은 얄팍한 종이 한 장이었다. 실력이 특출나지 않다고 되어있지만, 지원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될 정도면 웬만한 실력은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달라질 서술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찍어 내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하나의 가림막도 없이 푸른 하늘에선 양광이 쏟아져 내렸다. 밖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이 아득하게 보였다. 카페 안엔 소수의 사람만이 있었다. 에어컨 소리와 유리잔의 얼음이 녹아내리며 부딪히는 소리, 책장을 팔락거리는 소리와 연필 소리,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잔잔하게 어우러졌고, 이따금 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