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데이트》
현제초령+엘빈진 썰
트친님 드림 + 우리집 드림 크오 더블데이트 썰
캐릭터, 설정 붕괴, 세계관 무지, 얇팍한 캐해, 선동과 날조등의 이슈가 있을 예정입니다 저 아직 웹툰 밖에 안봄…
혹 드림 설정중 놓친게 있더라도 이쁘게 봐주세요 그냥 가볍게 푸는 썰입니당 말투도 뒤죽박죽… (;
엘빈진 내스급 AU 설정
엘빈진 시점은 위 설정에서 이어집니다
얼마전 던전 공략을 끝내고 돌아온 성현제와 한초령… 성현제가 있다보니 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초령은 S급이 아니니까 아무리 포션을 마셨다고 해도 좀 지치지 않을까요. 물론 방긋방긋 웃고 있는 초령이었지만. 차타고 돌아가는길에 성현제가 웃으면서 고생했다고 초령 안아줌. 오늘 저녁은 뭐 맛있는거라도 먹자고 이야기하는데 이미 초령은 성현제 품에서 잠들어버린 뒤. 성현제 …^^ 웃으면서 그럼 오늘은 이만 쉬자며 집으로 돌아감.
그러다 며칠 뒤 이른 아침부터 차를 끌고오더니 초령이 데리고 어딘가로 향하는 성현제. 아저씨. 어디가는건데? 말이라도 좀 해주지. 초령의 물음에도 ^^웃기만하면서 기분전환 하러가는걸세. 하면서 어딘지는 좀처럼 안 알려줌. 다시 보니까 성현제의 옷차림도 좀 편한 차림이고… 꽤 멀리 떨어진 곳이었음. 어디 피크닉이라도 가는건가 싶어서 차 안을 둘러봐도 뭐 그런 준비는 안 되어있는 것 같고… 그래도 그렇게 좋아하는 아저씨랑 같이 놀러가는 것이니 딱히 의심할 것도 없어서 어느새 설렘 두근 들뜬 기분으로 얌전히 감. 물론 그 와중에도 아저씨 며칠 전 던전도 다녀왔는데 무리하는거 아냐? 그정도로는 끄떡도 없으니 걱정말게. 내가 운전할까?(농담) 오늘은 공주님이 모시고 싶은 날이네. 이런 소소한 잡담이나 하면서 즐겁게 가고. 한두시간 정도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했음.
도착한 곳은 국내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 초령이나 성현제나 놀이공원을 몇번이나 얼마나 자주 갔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둘이 이런식으로 하는 데이트는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 같아서… 아님 말구요^^ 아무튼 성현제는 이런게 영 시큰둥하다고 쳐도 초령이는 충분히 즐거워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성현제도 놀이공원 자체에는 흥미가 없더라도 초령과 함께하는 놀이공원이라면 꽤나 흥미가 생길 것 같구... 처음엔 유명세에 인파 몰릴 것도 생각해서 놀이공원을 통채로 빌려버릴까 생각도 해봤다가 그러면 초령이 딱히 즐거워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만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성현제 막 알아보고 둘 만의 시간을 방해하면 곤란하니까 겁나 비싼 (어쩌면 놀이공원 통채로 빌리는 것보다 비싼) 은신 아이템 같은거 쓰지 않을까. 존재감 옅어지게 만드는 아이템 같은거…
아무튼 둘 다 자유이용권 하나씩 차고 드디어 입장! 씐나는 음악도 들려오고 아이들도 뛰어다니고… 화려한 장식들과 사람들의 비명소리…(…) 초령도 오랜만에 놀러온거였으면 엄청 신나겠지. 어디부터 갈까, 아저씨! 글쎄. 꼬마가 원하는대로 가면 따라가겠네. 으음... 그러면 저기부터 가자!
초령이 이끈 곳은 후룸라이드. 가까이에 있기도 했고 너무 유치하지도, 너무 무섭지도 않은. 두근두근. 첫 놀이기구를 기다리는 줄. 아직 이른 시간이다보니 줄도 그렇게 길지 않았고 줄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음. 이제 한 두어팀만 더 들어가면 탈 수 있을 것 같은데… 저기요. 누군가 초령을 부름. ? 초령이 약간의 경계와 함께 돌아보니 갈색 머리와 금발머리를 한 남자 둘이 서있었음. 방긋방긋 웃으면서 말을 건넨 갈색머리의 남자는 이런거 좋아하시나요? 하면서 초령에게 뭘 내밀었고 엄지 척! 그걸 본 초령은 경계를 조금 늦추곤 작게 웃으며 뭔가를 받아들었음. 성현제가 ? 하면서 돌아보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아저씨. 하면서 웃어넘기는 초령. 성현제는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아리까리한 느낌이 좀 불쾌하지 않을까. 내가 눈치 못챈 것이 있다고? 뒤를 돌아보지만 그냥 들떠보이는 왠 외국인 커플 외에는 딱히 특별한게 없어보여서 좀 신경쓰이는 성현제.
후룸라이드는 4인까지 탈 수 있었음. 성현제는 자연스럽게 맨 뒤로 가려고 했는데 (키가 워낙 크니까 은근… 의식하지 않을까. 자연스러운 배려...) 초령이 아저씨가 제일 앞에 앉아! 하고 잡아 끌어서 앉힘. 물론 버틸려면 버틸 수야 있지만 세상 무해하게 웃는 초령을 거절하기에도 좀 그래서 얼떨결에 맨 앞에 앉음… 얼마 뒤 뒷자리에는 아까 본 그 외국인 커플들이 들뜬 표정과 함께 자리를 잡았음. 둘은 외국어로 뭐라뭐라 하면서 막 웃었고 성현제는 왜 통역기가 안먹히는건지 의문을 가지려던 그 순간 보트가 출발했음. 처음엔 좀 조용히 가나 싶었지만 하강이 시작되니 초령의 신나는 비명을 시작으로 저 뒷쪽에서도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음. 성현제는 무표정한 얼굴로 앞만 바라보다가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하강. 저쪽에 카메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초령에게 말해주려는 찰나, 거센 물소리 사이로 부스럭부스럭 소리? 성현제가 힐끗 돌아보는 그 순간 찰칵.
운행이 끝나고 돌아오니 그새 촬영된 사진이 떴음.
뒤에 탔던 외국인 커플… 엘빈진은 사진을 보면서 키득이고 웃고 있었고 어느새 초령도 사진을 보면서 웃고 있었음. 저런건 또 언제 준비했는지. 성현제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초령이 들고 있는 사진을 보고 ^^; 웃으니 아저씨, 우리도 이거 하나 사자. 기념으로! 초령이 웃으며 말했음.
예쁜 프레임에 담긴 사진을 들고 신난 초령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롤러코스터였음. 하강은 물론 360도 회전까지. 여전히 밝은 표정의 초령과는 달리 성현제의 얼굴은 어딘가 걸리는게 있어보였음. 초령은 ? 의문을 가졌지만 이내 성현제와 함께 롤러코스터의 줄을 서기 위해 움직였고… 대기줄로 들어가려던 둘을 직원이 가로막았음. 죄송합니다. 안전상의 문제로 190cm 이상은 탑승하실 수 없습니다! 직원의 말에 성현제는 예상했다는 듯 어딘가 씁쓸한 미소로 웃고 있었고 그럼 혼자라도 타고 오라며 초령을 보내려는 순간, 뒷쪽에서도 또 한명이 걸린 모양이었음. 다름이 아니라 아까 그 외국인 커플… 그중에서도 금발 머리의 남자, 엘빈 역시 신발 포함 190cm라서 걸린 참이었고 옆에 있던 진이 아쉬워하던 찰나… 초령을 발견하더니 밝은 표정으로 다가왔음. 저기요. 저희도 한 명 걸렸는데 같이 타실래요?ㅋㅋ 초령은 좀 떨떠름하긴 했지만 이미 구면이기도 하고 뭐 딱히 거부할 이유는 없었기에 흔쾌히 같이 롤러코스터를 타기로 함. 성현제와 엘빈은 출구 쪽의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고.
성현제와 엘빈 스미스. 머리 좋고 눈치 빠른 두 사람이 만났는데 서로 은근히 의식했으면 좋겠다. 엘빈은 평범한 인간이니 뭔가 기운 같은 것을 눈치채진 못해도 (성현제의 은신 아이템 영향도 있고) 성현제가 보통 인간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까. (S급 특유의 위압감도 물론 있음. 근데 평소에 진이랑 같이 지내서 익숙해진터라 막 위축되거나 겁을 먹진 않고. 게다가 그 살벌한 전장을 가장 앞서서 누비던 사람이었는데…) 성현제 역시 엘빈에게 어딘가 위화감을 느낌. S급 같은 존재감은 아니었지만 뭔가 이질적이고 여기에 있어도 되는 사람인가. 살아있는 사람인가 싶은 느낌…? 일단은 엘빈과 진이 각성자라는걸 알아채긴 하겠지? 근데 정석으로 각성한게 아니라서 어딘가 위화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예민하니까…ㅎ 그래서 은근 경계하는게 좋음. 둘이 대화는 할까? 엘빈과 성현제 모두 사람 상대하는 것에 익숙한 한 조직의 수장들이니 사회성이 떨어지진 않을테고 자연스럽게 대화했으면 좋겠다. 성현제가 먼저 놀러오셨나봅니다. 슥 던지면 엘빈이 웃으면서 예. 간만에 휴가를 보내려고요. 평소 하대하고 하게체 쓰는 두사람이지만 초면이고 적이 아닌 상대방을 상대로 존대하는게… 너무 좋다. 사회성 탑인 거 티내는 것 같아서 넘 좋음…
한참 뒤, 운행이 끝나고 초령과 진이 돌아왔음. 머리카락은 엉망으로 흐트러져있어서 두 사람 다 손으로 어느정도 추스리고… 밝은 표정으로 내려옴. 엘빈이랑 성현제 모두 각자 자기 사람한테 어서오게. 즐거웠나? 하고 동시에 물어봤으면 좋겠다. 그 순간 눈 마주치는 둘. 아니, 넷. 자연스러울 법 했지만 어딘가 묘한 분위기에 진이 멋쩍게 웃으며 응- 엘빈도 같이 탔으면 좋았을텐데. 다음번엔 에카미아에서 가자. 거긴 4m 이하는 다 탈 수 있어- 이런 대화가 이어짐. 4m? 그러고보니 아까는 외국어를 썼는데 분명. 성현제가 진에게 시선을 던졌지만 진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초령한테 즐거웠어요! 같이 타줘서 고마워요! 하고 다시 갈길 가는 네사람. 초령 역시 재밌었지만 아저씨랑 같이 타고 싶었는데. 그러니까 빨리 다른거 타러가자! 하고. 성현제는 뭔가 더 알고 싶었지만 초령이 먼저 걸음을 옮기고 있어서 현제초령 역시 새로운 놀이기구를 타러감.
그렇게 몇시간 정도가 지나고… 점심도 먹고, 놀이기구도 잔뜩 타고, 중간중간 간식까지 챙겨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현제초령. 또 어딜 가고싶냐는 성현제의 물음에 고민하던 초령의 시선이 멈춘 곳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커다란 성. 이 놀이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것들중 하나인 귀신의 집이었음. 아저씨! 저기로 가자. 지난번에 인터넷에서 봤는데 저기가 그렇게 진짜같대. 그럼 그렇게 하게나. 흔쾌히 초령의 손을 잡고 귀신의 집으로 향함.
귀신의 집은 유명세답게 꽤나 진심으로 꾸며놓았음. 시체 분장한 마네킹에서 진짜 피냄새가 나서 초령이 불쾌해하니까 성현제가 돼지 피니까 걱정말게. 라는 둥 분위기 깨는 말 해서 초령이 불만 있는 표정으로 쿡쿡 찔렀으면 좋겠다. 귀여움… 병원 테마 방을 지나는데 갑자기 수술대 위에 누워있던 시체가 벌떡 일어나서 초령이 헉, 씨ㅂ! 하고 욕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성현제한테 안겼으면. 귀여움+1 모에+1… 성현제 전투 예지 이런 상황에서도 쓸 수 있나?ㅋㅋㅋ ㄹㅇ 재미없을 것 같다… 가뜩이나 재미없는 인생인데… 만약 스킬 안써도 이런걸로는 꿈쩍도 안할테니 재미없을 듯. 불쌍한 인간... 대신 초령이 기겁하는 것에서 은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려나. 아무튼 이렇게 좁은 길들을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진동이 느껴짐. 또 뭐지! 하면서 초령이 슬금슬금 긴장을 하고 있는데 진동이 점점 더 거세지고 이 이게 진짜 놀이공원에서 구현할 수 있는 퀄리티인가! 하고 놀라워할때 즈음… 갑자기 천장이 뜯겨져나감.
? ?? ??? ???!?!
이거 놀이공원 퀄리티가 아닌데- 하며 뜯겨져나간 천장을 올려다보니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 펼쳐져 있었음. 수상하게 빛을 내는 커다란 사각형. 던전의 게이트였음.
사람들은 이미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있었고 성현제가 흐린 눈으로 게이트를 빤히 바라보는데 뭔가 평소에 보던 던전하고는 달랐음. 색깔은 연두색과 검은색, 주황색이 뒤섞여있었고 주변에 일렁이는 빛과 함께 무엇인가 오류창처럼… 지직거리는 파티클. 거기다 당장이라도 무엇인가가 튀어나오려는 듯 꿈틀거리는 게이트 표면… 흠. 성현제가 분석하듯 게이트를 바라보며 어디론가 연락을 하려던 찰나, 모두가 다 도망치는 와중에 이쪽으로 뛰어오는 사람들이 있었음. 타다닥, 타닥, 탁탁탁탁- 발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고, 타악-! 큰 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리니… 저 사람들은. 아까 후룸라이드와 롤러코스터를 함께 탔던 엘빈과 진이었음.
게이트는 성의 지붕과 첨탑을 모두 날려버리며 꽤나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음.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망설임 없이 달려오고 있었고 성현제가 뭐라 말을 하려던 찰나, 진이 발을 구르며 뛰어올랐음. 그 순간 진의 등 뒤에선 흰색의 깃털 날개 한 쌍이 펼쳐졌고 둘은 망설임 없이 던전으로 뛰어들었음.
꽤나 흥미가 생긴 성현제. 초령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다친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던 중이었음. 어느새 환복까지 마친 성현제는 그런 초령에게 슬쩍 다가오더니 자연스럽게 허리에 팔을 두르며 안았고 나즈막히 입을 열었음. 미안하네만, 나머지 데이트는 저기에서 이어서 하는 것이 어떻겠나? 성현제가 웃으며 고갯짓을 한 곳은 던전. 이미 들어간 사람들이 있으니 곧 문이 닫힐테고…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았으니 성현제는 초령의 대답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던전으로 향했음. 두 사람이 마저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이트가 닫혔음.
던전에 들어서자 두 사람 앞에 펼쳐진 풍경은 폐허였음.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무너져있고 망가진 폐허. 도시? 도시라기엔 뭔가가 이상했음. 대체 무슨 던전이지. 초령이 주변을 살펴보는 동안 성현제는 다른 것을 찾고 있었음. 먼저 던전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 두 사람은 어디에 있지?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저 멀찍이… 하늘에 있는 두 사람이 보였음. 빨간 후드를 입고 있는 남자에게 안겨있는(…) 금발의 남자. 저건 무슨 조합이지. 흠… 수상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점점 내려오는 중인지 대화소리가 들려왔음. 뭐가 좀 보여, 엘빈? 음… 내가 보기엔 저 산이 좀 수상해보이긴 하네. 산이 원래 저렇게 털이 북실북실하진 않잖나. 흠,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그럼 이제 슬슬 내려주겠나? 보는 눈이 좀 많군. 그제야 아래를 내려다본 진. 어느새 초령과 성현제가 둘을 빤히 보고 있었음…ㅋㅋ 흠흠, 미안. 내려가자. 멋쩍은 표정과 함께 바닥으로 내려오던 중… …! 갑자기 진이 소리쳤음. 왼쪽!!! 피해!!!! 초령이 흠칫하며 돌아본 그 순간 커다란 갈색의 발 같은 것이 둘을 향해 날아왔음. 진이 막아서러 오려는 찰나 성현제는 이미 초령을 안아든 채 멀찍이로 몸을 피했고 거대하고 북실북실한 발이 바닥을 강하게 내려치며 바닥이 박살났음. …크악. 저건 또 뭐람. 일단 바닥으로 내려올 수는 없는 상황이라 엘빈과 진은 여전히 하늘에 있었고 인간들은 무사한가? 생각하던 진은 저 멀찍이 몸을 피한 둘을 발견하고는 안심했음. 저 두사람도 뭐… 뭐더라. 헌터인가보네.
그 사이 성현제와 초령은 적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었음. 초령이 스킬을 사용해서 주변을 살폈고 성현제는 그런 초령에게 다가오는 자잘한 몬스터들을 처리하며 엄호하고 있었고. 여긴… 아무래도 놀이공원 같아요. ? 놀이공원이 맞네만. 아, 그게 아니라… 이 던전 자체가 놀이공원의 형상을 띄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오래된. 초령의 말에 성현제는 이제 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음. 적의 정체도 알 수 있겠나? 겉보기엔 동물의 발 같아보이네. 바닥에 반쯤 박힌 채 빠져나오려는 듯 움찔거리는 발을 성현제가 사슬로 묶어서 고정한 뒤, 초령은 바닥의 발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갔음. 발에 손을 얹고 불러온 하나의 열매를 사용하니 정보가 읽혀졌음. 아주오래된, 갈색의 커다란 곰인형. 오래된 놀이공원의 마스코트. 놀이공원이 던전 브레이크로 인해 폐장하고 버려진 녀석. 외로움. 작은 산 정도 크기, 등급… 오류? 지직거리는 노이즈가 심해지자 초령이 멈칫했고, 잠시 성현제가 다시 그 두사람을 찾으려 시선을 돌린 그 때,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바닥이 박살나며 초령을 덮쳤음.
초령이 다시 눈을 뜨니 땅 속이었음. 꽤 깊은 곳으로 추락한 모양이었고 다행히 머리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한쪽 다리가 바위에 깔려 부러진 것 같았음. 머리도 너무 아파서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아쉬운대로 주변과 위를 둘러보려했지만 초령이 빠졌던 바닥, 지금의 천장이 메꿔진 것인지 캄캄할 뿐 보이는 것이 전혀 없었음.
그 시간, 세 사람이 초령이 삼켜졌던 땅 위에 서있었음. 아까 이들을 공격했던 거대한 갈색의 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상황을 살피려해도 관련 스킬이 없는 세 사람은 초령의 상태와 위치등을 알 수 없었고… 진이 땅에 내린 별똥별을 시도했지만 역시 오류와 함께 전혀 발동되지 않았음. 이 점을 성현제가 주목했음. 왜그러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어. 원래는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데… 여기선 안먹히네. 어느새 진은 말을 놓았지만 성현제는 크게 개의치는 않았음. 지도 먼저 말 놓았으니까… 땅을 통째로 들어내 버릴까? 진의 말에 엘빈이 막아섰음. 그러다간 아래에 깔린 사람이 위험할 수 있네.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산소가 부족해질테니 큰일이군. 차라리 조금씩이라도 직접 땅을 파내는게 좋겠어. 엘빈의 말에 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맨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음… 성현제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이 땅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도 모르면서 저렇게 단순 무식한 방법을? 엘빈이 주변을 살피러 가니 성현제를 향해 진이 고개를 들었음. 뭐해. 네 여자친구 아니야? 와서 좀 거들지? 얼척 없는 것도 얼척 없는 것인데 여자친구라는 말에 좀 고장났으면 좋겠음…ㅋㅋㅋㅋㅋ 근데 엘빈과 진의 눈에는 둘은 그냥 평범한 인간 커플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러는 동안 엘빈이 어디선가 삽 두개를 주워왔음. 녹이 슬고 손잡이가 좀 망가지긴 했지만 맨 손보다는 훨씬 나을테니. 진은 고맙다며 그나마 좀 멀쩡한걸 자연스럽게 성현제한테 건넸음. 성현제는 엘빈을 향해 시선을 던졌지만 엘빈은 팔이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삽을 받아들었고… 그렇게 갑자기 삽질을 시작한 둘…ㅋㅋ 놀러와서 이게 뭔 개고생인지 싶었지만 일단은 초령을 구하는 것이 먼저였음. 바닥은 단단했지만 그나마 둘 다 S급이라 땅을 파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음.
초령은 이제 어둠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고 잠시 누워서 쉬니 어지러웠던 것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음. 초령은 일단 주변에 집중했음. 바닥을 만지작거리니까 북실북실한 무엇인가가 만져졌음. 익숙한 느낌. 아까 넷을 공격했던 그 갈색 발의 주인이 분명했음. 초령은 이곳에서 벗어나야했지만 이 녀석이 다시 움직이기라도 하면 큰일이었으니까 일단은 가만히 구조를 기다리기로 했음. 그리고 아까 초령이 읽은 기록에 따르면… 이 녀석은 잠들어있었고 약간의 뒤척임을 제외하면 움직이지 않을 것이었음. 대신 초령의 스킬에 아까 반응을 하며 뒤척였으니 함부로 스킬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 판단. 다리를 복구하는 것도 일단은 뒤로 미뤘음.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장에서 조금씩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음. 가장 먼저 초령과 눈이 마주친 사람은 성현제였음. 괜찮냐는 말을 하기 직전, 초령은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대면서 조용히하라는 사인을 보냈음. 그걸 눈치 챈 성현제는 입을 다물었고 대신 옆에서 진이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괜찮냐는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음. 초령은 그걸 보더니 자신의 다리를 가리키며 손으로 X 표시. 곧 천장의 구멍은 사람 두세명 정도가 드나들 정도의 크기로 커졌고 곧 진이 아래로 내려왔음. 일단 셋 중에 가장 몸집이 작기도 했고 힘도 센데다 나는 것에도 제약이 없었으니. 흰색의 날개를 달고 있는 진은 꼭 천사처럼 보였음. (당연함. 천사임) 진은 초령의 상태를 살피고는 아까 엘빈에게 했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초령을 안아들어 위로 날아올라 무사히 빠져나왔음. 그리고 일단 네사람은 그 장소에서 벗어나 거대한 텐트 형태의 건물로 몸을 피했음. 안전한 곳에 도착하자 초령은 다리를 복구하려했는데 그 전에 진이 초령의 다친 다리를 보더니 기겁을 했고… 초령이 스킬을 쓰기도 전에 얼른 다리를 고쳐줬음. 1초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 초령도 제법 놀란 눈치였지만 정작 진과 엘빈은 아무렇지 않아보였음. 이에 성현제가 한 번 더 흥미로운 시선을 보냈음.
초령이 감사를 표하자 진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음. 당연히 해야하는 일인데 뭘. 그나저나… 뭐라고 불러야하지? 난 진. 이쪽은 엘빈. 편하게 부르면 돼. 말도 놔도 되고. 그쪽들도 헌터…? 맞지? 그렇다네. 성현제가 답했음. 이때 두사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초령에서 성현제로 옮겨갔는데 성현제를 보고도 딱히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음. 성현제는 아까 환복하면서 은신 아이템을 해제한 상태인데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헌터 중 하나였지만 이렇게 일반인 취급을 받을 줄은… ^^; 나는 성현제. 이쪽은 한초령이라고 한다네. 성현제의 이름을 들었지만 두 사람은 역시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고…ㅋㅋ 초령이 성현제 반응 보고 쿡쿡 웃었으면 좋겠다. 귀여움. 그럼 자네들도 헌터인가? 아까 보니 망설임 없이 던전에 뛰어들던데. 성현제의 말에 엘빈이 멋쩍게 웃었음. 그렇다고 할 수 있겠군. 아직 이 세계를 잘 모르긴 하지만… 여기선 우리를 그렇게들 부르더군. 이 세계? 그 말은 이 세계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인가? 사실 초령은 아까 동굴에 빠지기 전부터 두 사람에 대해 좀 읽어보려했지만 좀처럼 읽히는게 별로 없었음. 어쩐지. 성현제는 아까부터 흥미롭다는 눈으로 둘을 지켜봤고.
통성명도 했겠다, 일단 넷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을 시작했음. 초령은 아까 읽은 정보를 바탕으로 정체불명의 거대 몬스터에 대해 설명을 해줬음. 이름은 부비테드. 작은 산 크기의 거대한 곰인형 형태의 몬스터. 아주 오래전 이 놀이공원의 마스코트였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몬스터가 되었고 이 던전의 보스. 현재는 잠들어있고 스킬등의 자극이 있으면 깨어난다. 초령은 저 멀리 보이는 갈색의 언덕을 손으로 가리켰음. 저게 녀석의 머리라고. 지금은 땅 속에 박혀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깨어나서 전투를 시작하면 못해도 2급 정도의 등급으로 추정된다는 설명.
성현제는 엘빈과 진의 등급과 실력을 알고싶어했음. 진은 대충 보니까 S급은 되는 것 같은데 그 옆의 엘빈은 딱히 그런 기세도 없고 팔까지 하나 밖에 없으니… 이 전투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좀 고민이 필요했음. 예전에 바바르를 클리어할 때에도 S급 헌터가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일단 던전을 나가려면 죽던가 저 녀석을 해치우던가 해야하니… 당연히 해치우는 쪽으로 생각하고 두사람에게 등급을 물었음.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응? 그게 뭐야. 진의 태연한 대답에 아까 이 둘이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말에 신빙성을 더했음. 곤란하군. 꼭 필요한 정보인데 말이네. 보다시피 우리는 이곳에 온지 얼마되지않아서. 그 등급이라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이지? 성현제의 말에 엘빈이 물었음. 성현제는 둘을 번갈아가며 보다가 초령의 어깨에 손을 올렸음. 그럼 어떻게, 한 번 읽어봐주겠나? 초령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음. 손 좀 빌려줘. 내가 알려줄게. 진과 엘빈은 흔쾌히 손을 내밀었음. 보통은 꺼려하겠지만… 두 사람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듯 오히려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먼저 엘빈. 엘빈은 D급 각성자…인데 L급 칭호? 하나의 시간을 나눠 가진 자? 처음 보는 타입의 칭호와 생소한 레벨. 게다가 오류가 난 것처럼 눈 앞이 잠깐 노이즈로 지직거리기까지 하자 초령은 흠칫하며 잡은 손을 놓았음. 성현제가 의아해하자 초령은 일단 다음, 진의 손을 잡았음. 진은… S급 각성자… 칭호는 역시 L급 하나의 시간을 나눠 가진 자. 이럴 수가 있나? 하긴, 루히르 남매처럼 칭호를 나눠가지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이번 역시 노이즈가 지직거리기 시작하자 초령은 잡은 손을 놓았음. 초령은 읽은 정보를 마찬가지로 셋에게 설명해줬음. 성현제는 이들의 정보를 듣고 제법 흥미로워하는 눈치였지만 두 사람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말았음. 무드없는 놈들…
성현제가 먼저 말을 꺼냈음. 그러면 나와 진이 놈을 공략할테니 꼬마는 서포트를 해주고… 자네는 어떻게, 뒤로 물러나있겠나? 나름대로 몸이 불편한 엘빈을 배려?한 말이었지만 엘빈은 고개를 저었음. 짐이 되지 않을테니 걱정말게. 그럼 우리 셋이 처치하는 것으로 하고 여기, 초령 자네는 서포트를 부탁하지. 성현제는 D급인 엘빈이 영 미덥지못했지만 저렇게 자신감에 차있으니…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전투를 시작하기로 함. 성현제는 두 사람이 흥미롭긴 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애정이 있거나 책임감을 가지진 않을테니까. 초령은 지켜야할, 보호해야할 존재였지만 두 사람은 아니었음. 둘이 각별해보이니 여차하면 S급인 진이 엘빈을 지켜줄테고. 그러니 만약 이 전투에서 둘이 희생당한다고 해도 딱히 죄책감은 가지지 않을 것 같음. 그냥 좀 안타깝다고 여길지는 몰라도.
부비테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몬스터였음. 사실 이 던전 자체가 오류로 만들어진 것이라… (오류 같은 네명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뭔가 잘못됨) 알려진 정보가 없다보니 우선 싸우면서 파악하자는 결론이 나왔음.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성현제였음. 일단 싸우려면 저 녀석을 깨워야하니까. 그 사이 초령이 얼어붙은 계절을 사용해서 엘빈의 등급을 일시적으로 B급 정도로 올려서 내구도를 강화해줬음. 성현제는 높은 곳으로 향하더니 녀석을 통째로 구워버릴 생각인지 전격을 시원하게 들이부으며 부비테드를 깨웠고. 엘빈과 진 역시 성현제의 등급과 능력 같은 것을 전혀 모르니 (소문으로도 들은 적 없음) 꽤 놀랐음. 오우, 점잖은 신사인 줄 알았는데 화끈하시네. 진이 박수를 치며 엄지를 척. 엘빈은 그래도 보통 인간이니까 진보다 조금 더 놀랐으면 좋겠다. 귀엽게. 상식 밖의 탈인간들 사이에 끼인 진짜 인간 모먼트가 너무 좋음.(근데 엘빈도 사실 탈인간임)
보통 몬스터였으면 전격 한 방에 통구이가 되었겠지만 이 녀석은 덩치 값을 하려는지 꿈틀거리며 깨어나기 시작했음. 그와 동시에 큰 굉음과 함께 땅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아까 놀이공원에서 성을 부숴버린 진동의 몇배나 되는 지진이 일어났고… 또 다시 바닥이 꺼지려하자 성현제는 초령을, 진은 엘빈을 재빨리 안아들어 도약했음. 덩치차이가 있으니 현제초령은 엘빈진을 좀 신기하게 보지않을까… 웃김. 그 와중에 엘빈진 자연스러운거…ㅋㅋ 아무튼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파괴력으로 바닥은 순식간에 내려앉아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어냈고, 흩날리는 흙먼지 구름 사이로는… 정말 산 만한 크기의 곰인형 부비테드가 그 모습을 드러냈음. 뀨? 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채… 심지어 울음소리는 알러뷰였음. 경악하는 넷… 저걸 지금 처치해야한다는거지?
진은 어느샌가 아까처럼 날개를 펼친 채 날고 있었음. 성현제는 사슬을 밟고 선 채로 높은 곳에 올라 일단 녀석을 파악하며 전투예지를 발동시켰고. 부비테드의 주변에는 스파크가 튀듯 전기가 번쩍이는 것이 보였음. 아까 성현제의 공격으로 인한 후유증이거나… 혹은 충전 상태. 성현제는 테스트도 할 겸 한 번 더 거대한 전격을 내리꽂으며 녀석을 자극했음. 아니나 다를까 부비테드는 고장이 나거나 움직임을 멈추기는 커녕 오히려 전기를 흡수하는 듯 더 주변에 전기가 일렁였고… 아쉽게도 성현제의 전격은 딱히 큰 데미지를 주지 못했음. 물론 과충전을 시켜서 폭발을 일으키면 더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겠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여기에 있는 이 연약한 꼬마와 엘빈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었음. 엘빈은 모르겠지만 초령은 지켜내야했음.
몇 번 전기에 구워지다보니 슬슬 성질이 나는지 부비테드는 뀨웅거리며 울먹거리기 시작했음. 헉?! 저거 지금 울어? 이건 네가 잘못했네! 어느샌가 현제초령의 옆까지 날아오른 진이 장난치며 소리쳤음. 그 순간, 부비테드는 몸을 웅크렸음. 뭘 하려는거지? 설마 웅크리고 우는건 아니겠지? 네 사람의 시선이 아래로 향한 그 때. 먼지 구름 사이에서 거대한 바위들이 날아오기 시작했음. 조심하게. 성현제는 미리 예지하고 엘빈진에게 경고하며 피했지만 방심한 것인지 진과 엘빈은 그대로 바위에 휩쓸려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고, 곧 땅으로 추락했음. 뭐지. 이런 상황 같은 건 예지가 되지 않았기에 성현제 역시 멈칫했고 초령을 데리고 아래로 내려갔음. 초령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아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곧 눈이 반짝였음. 바닥으로 쳐박힌 엘빈과 진은 가망이 없어보였지만… 둘은 곧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일으켰기에. 오히려 몸을 풀 듯 고개를 까딱이며 웃는 소리까지 들려왔음. 와! 저 녀석도 성깔 장난 아니네! 마찬가지로 이리저리 꺾인 몸을 아무렇지 않게 일으킨 엘빈은 진지한 표정으로 부비테드를 응시했음. 오래전 생각이 나는 군. 엘빈의 말에 진은 그러게 말이야. 근데 짐승거인보다는 저 놈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바위도 엄청 크잖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어느새 성현제는 셋을 뒤로하고 구덩이 가까이로 다가갔음. 우선 저 팔을 못쓰게 만드는 것이 좋겠네. 날아오는 바위를 다시 가볍게 피한 성현제는 곧 사슬을 이용해 부비테드를 휘감아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했음.
그 사이 몸을 다 회복한 엘빈과 진 역시 싸울 준비를 시작했음. 아무래도 똑같이 갚아주는 것이 좋겠지? 그게 좋을 것 같군. 곧 둘이서 하나!가 발동하며 엘빈과 진의 눈동자가 빛났음. 푸른색과 보라색으로 빛나던 눈은 점점 서로의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어느새 색이 완전히 바뀌었음. 이번에 도약한 것은 엘빈이었음. 엘빈은 진의 스킬인 부유하는 꿈을 발동시켰음, 곧 엘빈의 손짓과 함께 바닥에 있던 크고 작은 바위들, 건물 잔해들이 공중으로 떠올랐고 진은 그런 엘빈을 잠시 지켜보더니 씩 웃으며 구덩이를 향해 달려갔음. 진 역시 가볍게 도약하더니 곧 부비테드의 눈 앞으로 향했고, 엘빈의 스킬인 용감무식한 선봉자와 침묵하는 사령관을 발동시켜 부비테드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켰음. 부비테드는 곧바로 반응하며 분노에 찬 손짓으로 진을 발로 깔아뭉게버렸지만 그때마다 진은 아무렇게 않게 다시 일어나거나 S급의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공격을 하는 등 부비테드를 자극하며 시간을 끌었음. 날아오른 바위들은 점점 거대한 종유석 같은 모양을 갖추고 있었음. 아까 둘을 덮쳤던 바위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날카로운 바위들은 엘빈의 손짓과 함께 마치 창을 내리꽂듯 부비테드를 향해 쏟아졌음. 꽤나 큰 규모의 스킬을 보게 되자 성현제는 또 한 번 엘빈을 향해 흥미가 담긴, 따가운 시선을 보냈고… 엘빈은 그것을 눈치챘는지 눈을 마주친 채 가볍게 웃었음. 성현제 역시 마주 웃어보였고.
잠시 뒤, 부비테드가 움직이려는 기미가 보이자 성현제는 우선 사슬을 거두더니 이번엔 부비테드의 팔과 다리에 사슬을 휘감았음. 아까와 비슷한 모양새였지만… 곧 성현제는 사슬을 사방으로 잡아당기도록하더니 그대로 사지를 찢어버리면서 완벽하게 제압을 했음. 진은 다시 구덩이를 올라와 현제초령의 곁에 섰지만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도 멀쩡해보였음. 옷이 좀 헤지고 진한 피냄새가 나는 것만 빼면. 성현제가 부비테드를 제압한 사이 엘빈이 몇 번 더 바위들을 쏟아부었고, 곧 주변에 짙은 흙먼지 구름이 일대를 뒤덮었음. 진은 염력을 사용해 주변의 공기를 흩어 흙먼지를 사라지게 만들었음. 그 너머로 보이는 부비테드는 몸 곳곳에 구멍이 나있는 상태로 전선과 내부 골격 같은 것들이 드러나 있었음. 처참하게 망가졌지만 여전히 소름끼치는 알러뷰 소리가 계속 반복되어서 들려왔고… 현제초령은 그런 녀석을 지켜보다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갔음. 자, 이번엔 우리가 나서야겠네. 꼬마가 날 좀 도와주겠나? 성현제의 말에 초령은 응, 아저씨.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얼어붙은 계절을 발동시켰음. 현제초령 역시 이미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으니 딱히 이렇다할 말도 필요하지 않았음. 먼저 성현제가 아까처럼 전기를 끌어모으며 한 번 더 사슬로 부비테드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 성현제의 전격에 초령이 편집을 더해 수 속성을 부여했음. 어느새 우중충해진 어두운 하늘. 금방이라도 거대한 번개를 내리칠 것처럼 꿈틀거렸음. 점점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고… 곧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음. 피하는게 좋을거네. 성현제의 말을 들은 진과 엘빈은 곧 무슨 의미인지 알아채고는 곧바로 멀찍이 날아올랐음. 두 사람이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한 뒤. 곧바로 하늘에서는 무서운 기세로 번개가 퍼부어졌음. 이미 축축하게 젖은 곰인형 부비테드는 곧 통채로 튀겨지다시피 새까맣게 불타올랐고 더이상 미동조차 없을 때가 되어서야 하늘이 다시 맑게 개었음.
띠링-, 던전이 클리어 되었다는 안내창과 함께 넷은 보상을 부여받았음. 이런저런 마석이나 자잘한 아이템도 있었지만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마지막 손님]. 귀여운 곰인형(부비테드…)이 안에 들어있는 작은 스노우 글로브 형태의 아이템이었음. 능력은 폐허 던전에서 발동시 꿈과 희망, 강한 힘과 용기 증가(…)라는 난해한 효과. 사실 그냥 피해량 증가, 공포저항이었지만. 이후 던전은 오류가 난 것처럼 노이즈가 지직거리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음. 하늘과 땅, 심지어는 허공에도 구멍이 뚫리며 하늘 색이 마구 바뀌기 시작했고 그 사이 언제 열렸나 싶은 게이트를 통해 넷은 던전을 빠져나왔음.
빠져나온 던전의 바깥은 노을이 져가고 있었음. 몇몇 사람들이 무너진 귀신의 집을 치우고 깔린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었고… 초령과 진이 나서서 성을 복구하고 사람들을 치료해줬음. 그동안 사람들은 던전에서 나타난 성현제를 알아보고 막 웅성거리기 시작함. 사람들이 몰려들자 진이랑 엘빈은 그제야 성현제를 보면서 뭐야. 유명한 헌터였나봐. 라고 감탄했고 점점 몰려드는 인파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음. 슬슬 갈까? 좋은 생각이네. 엘빈과 진은 눈빛을 한 번 교환하더니 곧 현제초령에게 마지막 인사와 악수를 건넸음. 오늘 즐거웠어. 덕분에 이런 경험도 다 해보네. 진과 엘빈은 이 세계로 넘어온 뒤로 자신들 말고 다른 헌터들과 함께 싸워본 적이 없었고… 꽤 신나보였음. 게다가 진은 간만에 자기 수준의 능력자인 성현제를 만난 것이 꽤 즐거운 듯 했고. 성현제도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마주 인사를 건넸음. 엘빈은 초령에게 힘을 빌려주어서 고마웠다며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잘 해결했다고 하고. 마지막으로 초령이 수고했다며 악수를 한 뒤, 두 일행은 헤어졌음. 크악, 빨리 도망가자. 진의 말에 엘빈이 천천히 가도 괜찮네;; 라고 하며 두 사람의 목소리가 멀어져가자 성현제가 초령에게 말을 건넸음. 어떻게, 아직 놀이공원이 폐장하려면 시간이 좀 남았는데 더 놀다갈텐가? 성현제의 물음에 초령은 조금은 질린 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아니… 집에 가서 쉬고싶어. 이만 가자, 아저씨. 하고 두 사람도 곧 자리를 떠났음.
며칠 뒤 당연하게도 기사가 났음. 세성 길드장 성현제, 갑작스럽게 나타난 던전을 해치우다! 이런 주제로 인터넷은 여기저기서 떠들기 시작했고 성현제와 초령 두사람은 던전 두개를 연속해서 돌았다보니 당분간은 좀 쉬기로 했음. 길드에도 휴가를 내놓고 초령은 프리랜서니까 상관 없겠지.
쉬는 동안 성현제는 쉴만한 곳을 찾았음. 갑작스러운 던전 일로 인해 세성 길드에서도 계속 연락이 오는 중이라 잠깐이라도 머리를 좀 식히고 싶었음. 그러다가 저 멀리- 던전이 가끔 열리긴 하지만 딱히 큰 피해는 없는 조용한 시골 마을을 찾았고… 이번에도 초령을 데리고 쉬러감. 또 놀이공원 가려는 건 아니지, 아저씨? 절대 아니니까 걱정말게. 시골 마을에 도착한 둘은 적당히 고급스럽고 평화로운 리조트를 빌려서 휴식을 즐겼음.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도 하고 평화롭게 호숫가를 걷기도 하고. 시장에도 나가서 함께 시간을 보냈음.
그렇게 며칠 뒤, 산책을 하던 현제초령의 눈에 익숙한 얼굴들이 나타났음. 다름아닌 엘빈과 진. 자네들이 여긴 무슨일이냐는 성현제의 질문에 엘빈진은 웃으며 지금은 여기에서 살고있다고 답했음. 그러고보니 지난번엔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아쉬운 마무리를 했겠다… 뒷풀이겸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함. 어떻게 보면 더블데이트랄까. 함께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고… 술도 하려나. 만약 한다면 초령이 젤 먼저 쓰러지겠지…?ㅋㅋ 엘빈진은 체질 때문에 술에 안취함… 취해서 성현제 등에 업혀서 돌아올 초령 생각하면 너무 귀여움. 초령이 뻗어있는 동안 환기도 할 겸 아이스크림이나 하나씩 먹으면서 대화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엘빈진이 현재 소속 길드 없이 이 마을 던전만 깨고 있다는 말을 들은 성현제가 길드에 관심 없냐, 세성 길드도 나름 괜찮다며 농담 던지면 둘은 웃으면서 거절하고. 그 사이 초령이 헤실웃으면서 성현제 볼 주물주물 했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기분전환을 하겠지. 마을에 머무는 휴가 동안에도 네사람은 종종 만나고… 딱히 이렇다할 충돌 없이 잘 지낼 듯. 성현제는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이긴 했지만 엘빈진은 꽤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보여줬으니. 특히 성현제랑 엘빈이 둘 다 머리가 잘 돌아가니 대화가 잘 통하지 않을까. 진은 초령 엄청 귀여워할 것 같음…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현제초령이 마을을 떠난 이후로도 종종 연락하고 지낸다는 이야기.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기 제외하고도 17,000자를 넘겼군요… 이렇게 투머치토커를 인증하다
진짜 지난번에 여쭤본 날부터 조금씩 조금씩 쓰기 시작했는데 이런저런 이슈도 많이 생기고… 중간중간 여기선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곳도 많아서 역대급으로 오래걸린 썰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9월 19일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1달이 훌쩍 넘었네요… 와우…
아무튼 너무 즐겁게 썼습니다. 특히 던전 부분은 제 취향 담아서 되도않는 머리 굴려가며 마음대로 쓴 부분인데 설정, 캐릭터 붕괴가 눈에 보여도 흐린 눈 하고 지나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시고 선동과 날조 견뎌주셔서 감사합니다. 짱 이쁜 드림 빌려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종종 날조하게 해주세요…ㅋㅋㅋㅋ 넘 맛있는 조합………
현제초령 엘빈진 모두 행복하고 천년만년 이쁜사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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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남겨주셨다…♡♡ 감사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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