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02

hood_T by hood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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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셨어요?"

익숙한 목소리다. 그래서 움직임을 멈춘다.

"...어."

몸을 돌려 웃는 낯으로 대답해봤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그 아이...는 주춤거리며 힘없이 내딛던 발을 조금 빠르고 강하게 밟기 시작한다.

"안 돌아오실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바로 앞에 서서 내려다보는 모습에, 조금 더 큰 건가. 긴장을 풀면 안 되는데 무심코 올라가는 시선에 다른 생각을 해버린다. 근데... 진짜로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 올라간 느낌인데..

"올라가서 어떻게 지냈어요?"

"적당히... 공부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취업도 하고..."

....너는? 하고 싶지 않고, 하면 안 되는 말인데 할 말이 없어서.

"저는 그냥... 학원 하나 차렸어요."

무슨 학원을 차렸냐고 물어볼까. 생각을 하고 있자 그 고민을 알고 있다는 듯 입을 여러 번 달싹거리다 말을 내뱉는다. 너는... 여전히 남을 생각해서 함부로 말하려고 하지 않는구나.

"그냥 국어 학원..."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내심 안심하면,

"가끔 부모님들이나 애들이 부탁하면 피아노도 가르쳐주고요."

다시 긴장하게 만드는 게 여전히 너 같다.

말을 고르고, 또 고르고, 고르다 보면 끝에는 입을 다물게 된다. 조용한 내 입에 너는 어색하게 웃지만 굳이 내 감정을 덜어주려고 하지 않는다. ...바라지는 않았지만 이 태도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참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눈동자를 굴리고 다시 나를 쳐다보면서 질문을 한다.

"...어쩌다 돌아오신 거예요?"

내 대답이 뭐든, 상처받을 걸 알아서.

...

"그냥, 조금 지쳐서."

네 눈이 감기다 얕은 숨을 내뱉는다. 그 숨에 내 몸이 짓눌리는 것 같아서.

"다시 돌아가시나요?"

"...아직 돌아갈 마음은.."

끝맺지 못 한 말이라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돼서 네 눈이 다시 또렷하게 나를 바라본다.

"부럽네요."

내가 읽을 수 없는 감정이 느껴져 나는 그제서야 어두운 길 끝을 찾는 척 고개를 돌린다.

"나도 그런 기회가 있길 바랬는데."

이제서야 우리의 대화가 시작할 것 같은데, 시선을 따라 내 몸을 움직이고 싶다. 그리고 너도 나와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걸 봐서 같은 심정 같다.

...길 끝이 너무 어둡다.


게임에서 봤던 관계를 우부로 보고 싶어서.. 짧게 주저리 해봤습니다. 이게 뭔 내용이지? 싶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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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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