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1999] 마르쿠스 개인스

TTL03 三面岛屿

Three Islands | 세 개의 섬

개인 백업 by K
4
0
0

—포장이 뜯긴 편지가 떨리는 두 손 위에서 부드럽게 흔들렸다.

마커스 “죄송합니다, 마커스 씨……” “편집위원회의 논의 이후, 우리는 당분간 플래넌 제도의 역사 15편의 출간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플래넌 제도의 역사는 출판되자마자 많은 독자들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우리는 독자들이 이 신비한 섬에 대해 얼마나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사실만을 서술하는 당신의 능력에 대한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커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이 플래넌 제도의 역사 중 새로운 부분을 수정해주길 원합니다. 세명의 탑지기들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셨으면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마커스 씨. 우리는 당신의 기록을 의심하지 않지만, 독자들은 마도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탑지기들의 과거와 진실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이 10년 넘게 우리를 괴롭혀온 수수께끼를 풀고, 이 전설의 끝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커스 “현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플래넌 제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한 홍보 공간을 미리 잡아두었습니다. —당신의 새 글을 기대합니다. 데니히.”

—편지가 땅에 떨어졌다.

—좌절한 소녀는 고개를 숙였다. 시큼한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마커스 데니히 씨는 지금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아….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독자들이 기대하던 그 이야기가 아니었나…? 이상하게 배열된 암초와, 기이한 등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원인…. 호기심이 생기지 않나?

마커스 진실을 파헤치고 탑지기들의 과거를 찾으라니…. 내가 틀린 걸까?

마커스 독자들은 섬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늙은 유령이 마커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듀카트 네 잘못이 아니야, 꼬마 마커스. 12년 만에 밖에 나왔더니, 남은 것들은 이 참을성 없고 냄새나는 사람들 뿐인줄은 몰랐네. 물론 등대와 암초의 매력은 분명 경험 많은 노인네의 매력만큼 재미있진 않겠지만.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셜 흠…. 분명히, 처음 몇 개의 칼럼이 출판되었을 때, 꼬마 마커스의 기사가 좋다며 칭찬을 그렇게 늘어 놓았었는데 말이지! “비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도, 독특한 문체, 몰입형 독서 경험….”

—어린 유령은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고, 분개하며 중얼거렸다.

마셜 다들 그렇게 말했으면서,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마커스를 새로운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진보적 우상에서 몰아내는 이유가 뭐지?!

마커스 마, 마셜 씨…. 그만하세요…. 그 말들은 과장됐어요. 제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죠. 더구나 그런 거절 편지까지 받았어요….

—마커스는 고개를 숙였다. 뺨이 붉어졌다.

—갑자기 무언가를 기억하기라도 한 것처럼, 수많은 정보가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마커스 아, 난 그저 재단에서 온 그 사람한테 내 일을 자랑하고 있었을 뿐이야…. 어쩌면 이 편지를 엿보고 내 무지를 비웃었을지도 몰라. 섬으로 오는 길은 우체통을 지나쳐야 할까?

—그녀는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 편지의 봉투를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도날드 걱정하지 마, 마커스. 다른사람이 열어본 흔적은 없어….

마커스 아니에요,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터진 풍선처럼 바람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마커스 재단의 임무는 미등록 마도학자들을 조사하는 것이죠…. 아마 왜 전에 이곳에 도착한 모든 편지들을 검토했을 거예요. 편지의 내용을 떠든다면 독서 모임이나 파티에서 큰 인기를 끌거예요. 저는 모든 외 헤브리디스…. 아니, 영국 전체의 웃음거리가 될 거예요!

마커스 맞아요, 저는 재단에게 보낸 답자에 제 진술을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야 해요…. 하지만 재단에 가입을 해야할까요? 플래넌 제도의 역사 집필은 생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고, 어쩌면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몰라요….

마커스 그리고 재단은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었는데, 제 회피를 재단에 대한 도발로 보는 것은 아닐까요?

마커스 …….

—마커스는 현기증을 느꼈다.

—한 쪽에 서 있던 유령 선원들이 모여 떨어지는 편지를 주웠다.

듀카트 낙담하지 마라, 꼬마 마커스. 내가 도와주지. 내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훌륭한 작가는 생각을 자극하는 내용을 말머리에 배치하는 경향이 있어. 이는 독자를 끌어들이지. 그리고 네가 “읽는”것의 대부분은 암초, 갈매기, 등대에 불과하지…. 그것들은 그저 차갑기만 해.

—그는 가슴을 쳤다.

듀카트 나는 수십 년 동안 이 곳에 살았다. 내 기억은 가장 현실적이고 매력적이라 할 수 있지.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던 소심한 귀신도 입을 열었다.

도날드 나는, 듀카트 씨 말에 동의해…. 우리에 대해 써야 할 수도 있지…. 그러니까, 내 말은, 섬에서의 우리의 경험이야…. 사람들은 우리가 보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을 듣기 위해 섬에 올 필요가 없으니까. 그러게 하면 두려움이 완화될 수 있겠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테고.

—그의 제안은 다른 두 유령의 눈길을 끌었다.

듀카트 맞아. 내 과거에 대해 꽤 궁금해할 텐데, 배울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니 기쁘네. 너희들도 알다시피, 노련한 선원의 머릿속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으니까. 밤낮을 다 새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수십 년간 달라진 적이 없었던 턱수염을 자랑스럽게 쓰다듬었다.

마셜 오, 농담이야, 늙은 듀카트. 내가 장담하는데 그 사람들은 너와 옛날 이야기에 관심이 없을 걸.

—시끄러운 유령들이 황량했던 분위기를 환기했다.

마커스 정말…. 여러분, 과거와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힐 생각이신가요?

마셜 물론이지, 마커스. 넌 우리의 유일한 친구야.

도날드 나는— 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어…. 우리가 완전히 잊히기 전에….

마커스 고맙습니다, 여러분…!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선 재빨리 펜과 종이를 꺼냈다.

듀카트 …12년 전, 나는 훌륭한 선장이었고 사명감과 신념 때문에 두 명의 부하를 이끌며 섬을 지켰지…. 그동안 우리는 섬을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부자들을 몰아냈어. 바닷물을 마시길 거부해 갈증으로 타 죽을 뻔한 입들을 구했고…. 이 이야기에서 노인 듀카트는 항상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한 할을 했다. 사고로 인해 그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야.

—늙은 유령은 회상에 잠기며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나머지 둘을 쳐다보았다.

마셜 아니, 전혀 아니야—! 이 엉망진창인 이야기는 우리의 죽음과 전혀 관련이 없어. 이런 이야기는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해!

도날드 듀카트 씨는…. 너무 많이, 너무 장황하게 말하고 있어…. 내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 거야….

듀카트 이 냄새나는 녀석들아, 너흰 이야기를 이끄는 내 능력을 완전히 무시했어!

도날드 당신의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긍정적인 유령들은 앞다퉈 마커스에게 다가갔고, 점점 더 부족해지는 원고지의 공란을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경쟁했다.

마커스 여러분, 한 명씩 오셔도 괜찮아요….

마셜 다음에 듣게 될 이야기가 아마 가장 흥미로울 거야. 마커스가 섬에 온 첫 겨울부터 시작하지—! 그날,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는데, 북부 등대 위원회의 유지 보수 직원인 장교, 그들은 내 가죽 방수 재킷을 훔쳐갔고 멈춘 시계를 만지작거렸어…. 나는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었지만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어.

마셜 짙은 안개가 플래넌 주위의 모든 섬을 뒤덮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망원경이라도, 반 해리 떨어진 곳조차 볼 수 없었어. 사람들은 당황했고, 축축한 습기가 모두의 모자와 허리띠를 흠뻑 적셨지. 내 몸은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갑자기 큰 진동이 일어났어. 고개를 들어 보니 거대한 파도가 섬의 절반을 휩쓸고 지나간 참이었지.

마셜 그것은 모든 사람들을, 그러니까 살아있는 사람들을 한 번에 모아 그 작은 배에 던져 넣었어. 안개가 걷혔을 때, 배들이 5해리 정도 떨어진 곳에 안전하게 정박해 있었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

마셜 그리고 그들은 14노트 이상의 속력을 내서 서둘러 출항했지.

마커스 맙소사, 마샬 씨, 그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네요….

마셜 그래.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어.

도날드 그는— 그가 말한 것은 틀렸어…. 마커스.

마셜 도날드, 중상모략을 멈춰. 난 모든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흥미로워 할 것이라 확신해. 전제는 마르쿠스가 내 경험을 주요 출처로 사용한다는 거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거야.

마커스 저는….

—펜을 내려놓는 속도가 느렸다.

도날드 어쩌면 내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할지도 몰라, 마커스.

도날드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할아버지는 내게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어…. 아직 플래넌 제도라고 불리지도 않을 시절이지. 이 곳은 주변의 6개 섬과 함께 “7개의 성스러운 섬”이라고 알려져 있었어. 인간 아기와 유사한 유골이 이곳에서 발굴되었다고 주장했지만, 그 인간형 골격은 다른 종족의 것이었지. 그래서 “난쟁이 섬”이라고도 불려.

—도날드의 어조는 깊은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고, 환영 뿐이었던 영혼은 거의 실체를 드러냈다.

도날드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북부 등대 위원회에 들어가 대체 소장으로 일하게 됐어. “난쟁이 섬”의 진실을 알고 싶어….

마커스 찾으셨나요?

도날드 아니, 못 찾았지…. 하지만 나는 많은 단서를 찾았고, 그것들은 한 가지를 증명해. 아마도 여기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신비한 동물들이 존재했다는 흔적이 있겠지…. 드워프들은 정말로 이곳에 정착했던 거야.

—나머지 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듀카트 그러니까 그건 네 추측일 뿐이고 칼럼의 주인공이 될 순 없지.

—늙은 듀카트는 턱수염을 움켜쥐고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마셜 맞아, 늙은 듀카트. 이 이야기는 당신보다 더 오래된 것 같은데, 분명 할머니들만 좋아할 거락.

도날드 나는— 마커스, 네게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아직 남아있어….

—귀신들은 시끄러웠고, 형형색색의 빛이 위아래로 날아다녔다.

듀카트 너는 네가 뭘 신경쓰고 있는지 몰라. 나는 여기서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마셜 요점은 당신의 무의미한 경험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 경험이야. 그리고 이 관점에서 내 기억은 가장 소중하지!

듀카트 뭐라고? —12년 동안 태양이 가려지는 것을 본 적도 없는데. 그 책이 진짜인지도 의심스럽군….

도날드 그런 걸 꾸며내는 것도 옳지 않아…. 듀카트. 당신의 책도 마찬가지야. 물방울이 어떻게 생겼는지 하나하나 일일히 기억해…?

듀카트 나는….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도날드 내 생각에… 이건 마커스가 결정하도록 맡겨야 해.

마셜 ……

듀카트 ……

—문득 깨달은 유령들의 시선이 눈앞의 소녀에게 집중되었다.

마커스 …듀카트 씨의 회고록은 가장 길고 견고해요. 독자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죠…. 마셜 씨의 경험은 외부 세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는 외부의 소문에 의해 확증될 수 있어요…. ‘난쟁이 섬’의 이야기는 ‘역사 기록’의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고요.

마커스 …… 이것들은 모두 가치있는 것들이에요.

—그녀는 시선을 돌리려 했지만, 우연히 세 남자의 열정적인 시선과 마주쳤다.

—이것은 분명히 어려운 선택이다.

마커스 나는….

유령들 마커스—

—입술이 씰룩거리고, 손에 쥔 종이가 살짝 떨렸다. 마침내 잇새로 몇 마디가 튀어나왔다.

마커스 저는…. 전부 쓸 거예요!

마커스

마커스 “나는 이 보고서의 문학적 가치를 주장할 수 없다. 내가 장담하는 유일한 것은 이 자료가 12년전 유령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다.” “데니히 씨, 이 보고서를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선택일까?

—정말로?

—어쨌든, 나는 끝냈다.

마커스 …최선을 다하시길 바라요, 우체부 씨…. 앞으로 거절 편지가 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등대의 희미한 빛 아래로 무거운 원고가 녹슨 양철 상자에 던져졌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