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카구레이] 스웨터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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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싫.어."
"어떻게 안될까요?"
"싫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거야?"
"그건 아는데요........."
"...잠깐, 왜 갑자기 축 처지는 건데"


오늘은 카구라씨가 우리 집에 자러 온 날. 잠옷만 입는 것도 춥고,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니 커플로 입고 싶어 눈사람 스웨터를 준비했다. 카구라씨를 위해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돌아다니며 제일 귀여운 걸로 산 건데! 카구라씨는 '선물이에요'하고 건넨 스웨터를 보자마자 싫은 표정을 지으며 절대 입지 않겠다는 말 뿐이었다.

서프라이즈로 준비하고 싶어서 미리 의견을 물어보지 않은데다, 카구라씨는 한번 싫으면 계속 싫으니까 이건 안 되겠지... 머리로는 알고는 있지만, 기대하고 있던 커플 아이템이 거절 당한 것에 울적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니에요..."
"......"


조금은 예상한 상황이지만, 여자친구의 부탁이면 입어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들로 카구라씨 앞에서 자꾸만 울적한 생각만 드는 것도 싫은 나는 어차피 카구라씨가 안 입으면 나도 안 입고, 오프라인 마켓에서 산 거라 환불도 어려우니 다른 친구 커플에게 선물로 줘야겠다며 바로 생각을 전환했다.


"싫다는 사람한테 계속 강요하진 않아요. 이제 신경 쓰지 마세요!"
"...어떻게 할 건데"
"네?"
"그 못생긴 스웨터 말이야"


귀여운 눈사람아 듣지 마! 너는 충분히 멋진 스웨터야! 

나는 스웨터가 듣지 못하도록 소중히 포개 접어 쇼핑백에 집어 넣었다.


"제가 두개 입는 것도 그렇고, 선물로 주려고요"
"뭐?"
"아,... 키는 카구라씨보다 조금 컸으니까 옷이 작으려나?"


그 사람 키가 어땠더라, 나는 오래전 만나본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으며 머릿속에서 친구 남자친구와 카구라씨의 키를 비교해 보았다. 그런데 카구라씨는 스웨터를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서――


"지금 나한테 줬던걸 다른 남자한테 준다고??"
"네? 줬던거라니... 카구라씨가 먼저 안 입는다고"
"안 받는다고는 한 적 없어. 이리 내놔"


내 손에 있던 쇼핑백을 낚아채듯 가져간 카구라씨가 방 안으로 들어간다... 설마, 갈아입으러 간 거야? 그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에 어리둥절하고 있던 나는 귀여운 눈사람 스웨터를 입고 돌아온 카구라씨가 '뭐해? 나한테만 이 못생긴 걸 입게 할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했고. 혹시 사실대로 말하면 카구라씨가 스웨터를 벗어버릴까 봐 비밀로 하자며 활짝 웃으며 나도 스웨터를 함께 입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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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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