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타이 선언

조각조각 by 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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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응.”

“싸웠어?”

“아니.”

타케루는 야마토의 오른 뺨 위로 난 수상한 자국에 대해 상상했다.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을 성격은 아닌데. 불 위에서 간장이 녹진하게 달구어지는 향이 태연하게 야마토의 말에 힘을 실어줬다. 얼굴 위로 넓게 난 자국은 곧 멍이 되기 직전처럼 붉어서 하얀 피부 위에서 두드러졌다. 뺨이 아픈지 양파를 썰던 야마토는 인상을 찌푸리며 오른 입술을 씰룩이다가 조심스럽게 꾹 누르기도 했다. 타케루는 식탁 앞에 가만히 턱을 괴고 앉아 그런 야마토를 바라보면서 상처가 난 지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추측할 뿐이었다. 뭔가 더 물어볼까 했지만 대답이 짧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것에 대해 말하기 싫음이 분명했다. 파타몬이 대신 한마디 해 주기를 내심 바랐지만 오늘따라 얌전히 감자 맛이 나는 과자를 먹느라 한눈이 팔린 모양이었다. 타케루는 파타몬의 통통한 볼을 쿡 찌르며 웃었다.

“어머니 여전히 자주 안 계실 텐데 왜 안 왔어?”

주방을 분주히 움직이던 야마토가 가장 먼저 파타몬 앞에 그의 몫으로 준비된 작은 음식들을 내려 두며 물었다. 야마토를 도울 심산으로 그릇에 음식을 뜨던 타케루가 야마토의 기습적인 질문에 그냥 바빠서, 라며 얼버무렸다. 대답을 바랐던 질문이 아니었던 듯 야마토는 파타몬을 향해 뜨거우니까 조심하라며 말하고 있었다.

야마토는 식사를 하면서도 간혹 인상을 찡그렸다. 타케루는 그것을 가만히 보기만 하다가 식사가 끝나고 개수대에 그릇을 집어넣는 야마토의 뒷모습을 향해 물었다.

“약이라도 사다 줄까?”

“됐어. 별거 아니야.”

“아파하면서. 왜 그렇게 된 건데?”

“맞았어.”

“뭐? 싸운 거 아니라며?”

“안 싸웠어. 그냥 맞은 거야.”

“왜? 누구한테?”

“타이치.”

“타이치 형이? 둘이 아직도…….”

싸운 건 아니랬지. 타케루는 잠시 말을 골랐지만 가장 적당한 질문은 하나밖에 없었다.

“왜?”

“키스했어.”

“…… 어, 어?”

“그래서 맞았어.”

어, 그렇구나……. 타케루는 야마토의 폭탄 같은 발언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러니까 형은……

“그럼 야마토는 타이치를 좋아하는 거야?”

파타몬의 물음에 야마토가 개수대에 물을 틀다가 힐끗 시선을 돌리고 대답했다. “응.”


주취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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