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진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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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하가 이상해졌다. 적어도 내가 아는 장재하는 꽤 유쾌하고, 동기들과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다정했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 정확히는 강현섭의 갑작스러운 실종 이후부터 정신을 놓은 것 같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 소식이 들려왔을 땐 동기들 모두가 장재하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경찰행정 모두가 장재하와 강현섭의 사이를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 본 이야기는 ‘레플리카’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체크아웃을 시작합니다. 우경은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진 말풍선을 바라보며 무척이나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49일 동안 맨션 안에서 겪었던 그 어떤 순간보다 지금이 가장 고통스럽고 힘겨운 순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자신은 무엇을 하
* 본 이야기는 '리클레임'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직접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듣는다면 기만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오지욱은 자신의 삶을 무저갱 속에서 헤매는 이방인 정도쯤으로 생각했다. 타인의 시점에서 오지욱은 부러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을 모아 만든 결정체였다. 제가 가진 미술적 재능도 남들에겐 부러움의 대
윤슬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강렬한 편은 아니었다. 하는 일도 비슷하지만 달랐고, 갈등 해결 방법이나, 성격 같은 것들도 비슷한 거 같으면 다른 부분이 툭툭 튀어나와서 그냥 나랑은 아예 엮일 일 자체가 없겠다 싶어서 신경 자체를 쓰지 않았다. 그나마 기억나는 첫인상이라곤 아주 사소한 것들뿐이었다. 그냥 목소리가 작다? 그리고 좀, 귀엽다? 누구나 윤슬을 처
삶에서 절대, 라는 가정이 의미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겉모습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하게 되는 판단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예를 들자면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생면부지의 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라던가, 아니면 지금까지의 인간관계에서 겪어본 적 없는 성격의 사람을 만났을 때 같은 경우들 말이다. 그런데 참 공교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