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사명
메스와 총. 필요불가결적 존재들.
➸ ······. (‘「생겨났다.」 그것은, 그 말은 불현듯 당신을 지나 더 옆에 자리한 번호를 가진 이가 떠오르게 했다. 그래, 마치 카야노 군이 생각나는 말이었다. 그의 언행으로 미루어 보아, 「인격」이 나뉘었음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니까. 그런데도 당신에게서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면, 이건 제 착각이던가? ···모르겠다. 정신과 의사도 아니니
(기색이 바뀐다. 미세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진 당신을 바라본다. ‘치사하고 치사한 사람아, 내 부탁은 이렇게 무시하고도 어찌 그리 매정하게 가십니까?’ 제가 느낀 슬픔과는 별개로, ······어쩌면, 그 탓에 뇌가 더 차게 식는다. 탁자 앞으로 걸어가 피가 말라붙은 메스 손에 쥔다. 이전에 붙였던 반창고는 떼어내고, 다시 그 자리에 날 갖다 댄다. 상
➸ 무쿠하라 카즈이 ······································································그게 아닙니다. 제가 혼자 떨어지던 와중에 멋대로 무쿠하라 씨한테 다가가서 가까워졌던 거니까요. 제 잘못입니다. 전부 제 잘못이니까, ···········································
➸ 무쿠하라 카즈이 (그저 걱정스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길 한참. 겨우 몸을 일으킨 당신의 말 들으며 조금 밝아질 듯한 얼굴로 답해본다.) 여전히 그것에 대한 길은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여 누군가가 죽는다면,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 그래. 그 말대로입니다. 나는, 당신의 말마
➸ 무쿠하라 카즈이 (스스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을 유지하는 방법이고, 그로 인한 악순환은 어쩔 수 없다고 제게 말하는 당신을 본다. 멀게만 느껴지는 과거, 자신이 ‘의사’로서 보호자들에게 내보이던 표정을 가면처럼 두르고, 흔들림 없이 그들이 납득할 수 있을 감정을 꾸며내 제 얼굴에 덧칠한다. 그 색을 따라 목소리를 꾸며내는 것. 자신이 그들
➸ 무쿠하라 카즈이 그저 제 속마음을 말한 것뿐인데, 무얼 그리 놀라시나요. 게다가 이건 지극히 당연하고도 불만 없는, 제 죄에 대한 업보인데도, 어째서 무쿠하라 씨가 그렇게 죄책감을 가지시는 겁니까? (고개 한쪽으로 살짝 기울이고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한다. 그러는 채로 당신 바라보다 고개 원위치한다. 방금의 일에 대한 진심은 아마 30% 정도가 아
➸ 무쿠하라 카즈이 ······그건 맞는 말입니다. 확실히, 무쿠하라 씨가 계실 때에는 다들 조용해지고요. 당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존재 자체가 엄포가 되는 것’일까요···. 가끔은, 제힘으로라도 그 소란들을 막고 싶어집니다. 물론 누가 있더라도 소란을 전부 막을 수는 없어요. 그건 제가 의료가 아니라 운동을 전문적으로 배웠다고 해도 변하지 않았을 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