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클로버
자컾 유즈태량 탐정괴도 AU 장편 (커버 RQ @hamjjju)
유즈리하에게나 태량에게나 데이트는 생소한 단어였다. 유즈리하는 사람과의 교류보다 스릴 넘치는 상황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왔고, 태량은 성실하게 일에 몰두해서 보람을 찾는 편이었다. 그런 둘이 가슴이 뛰는 알콩달콩한 연애든, 마음이 따스해지는 차분한 연애든, 불화 가득한 위태위태한 연애든 해봤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태
기예르 파트롱은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저택의 개인 사무실 안에서 서성대는 걸음, 미간의 패인 주름과 실룩거리는 콧수염, 신경질적으로 소매를 잡아 뜯는 손길에서 분노의 깊이가 역력하게 드러났다. 어디 그뿐이랴. “내가 이 도시를 위해 한 몸 바쳐 봉사한 게 몇 년인데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토씨 하나 달라지지 않고 튀어나오는 저 울분을 받는 게
유즈리하는 박물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반짝이는 보물은 보기엔 즐거웠으나, 그 역사적 배경이나 상징에 관해선 흥미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귀한 마도구와 예술품으로 유명한 벨스토렌에 거주한 지 거의 2년이 지났음에도 박물관 입장료 한번 내보지 않았는데, 고향에 살았을 때라고 마도구에 특별한 눈길을 주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관심 없던 유즈리하도 도
새벽이 밝아오는 티티아 박물관 안에 긴장된 정적이 흘렀다. 마크는 바닥에 앉지도, 자리를 뜨지도 못하고 손톱만 씹으며 텅 빈 전시대 앞을 서성였다. 평소 같았다면 흐릿하게 환해지는 하늘에 한껏 졸음을 참으며 퇴근만 고대했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흘러가는 게 두려웠다. “성왕의 검이 도난당했다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마크뿐만 아니라 전시관에 대기하던
밤이 되어도 쉬지 못하는 불쌍한 영혼이 있다. 오늘 밤의 희생자인 희라는 쏟아지려는 눈물과 함께 욕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상사가 책상에 던져놓고 간 순찰 스케줄을 보자마자 절규가 절로 나왔었다. 동료라는 놈이 안쓰럽게 제 어깨를 토닥였지만, 빈말로도 이 막장 스케줄을 나눠주겠다고는 하지 못했다. 그야 그럴 것이, 지금 희라는 장장 사흘간의 야간 순찰 당직을
정말 오랜만의 정시 퇴근에다, 정말 오랜만에 동생과 함께한 호화로운 외식이어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베카의 기분은 하늘을 날고 있었다. 한잔 두잔 마신 맥주가 붕 뜬 기분의 원인이었을지도 몰랐다. 어찌 됐든 베카는 밝은 분홍색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고, 붉게 상기된 얼굴에 헤벌쭉 웃음을 머금고 인도를 통통 뛰듯 걷고 있었다. “언니 좀. 그러다 넘어져도
“신문 한 부 사세요, 신문! 거기 신사분, 신문 필요하지 않으세요? 단돈 4달러!” “네? 네, 아, 아니요. 신문 필요 없는데요….” 당황으로 둥그레진 순한 눈망울을 굴리던 플로리안이 채 말을 끝맺기도 전이었다. 오늘 내로 팔아치워야 하는 신문을 팔에 차곡차곡 쌓은 알바생 청년이 씩 웃고 플로리안에게 과감히 몸을 밀착했다. 이 사람은 분명히 팔아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