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

[알벗] 7대 죄악

FF14|단편

자주 비가 내리던 라벤더 안식처에 오랜만에 화창한 하루였다. 그리고 한 달 주기로 찾아오는 의뢰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의뢰였다.


의뢰의 내용은 이러했다.

"특정한 위치는 알수없음. 동굴 안으로 들어가 7대 죄악의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증명해라. "

우편함에 알 수 없는 의뢰자의 우편물이 도착해있었다. 평소였다면 무시했을 법한 우편물이었지만 어딘가 모를 이끌림에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동굴이 많은 지역은 울다하부터 찾아나섰다. 그리고 수소문 하기 시작하자 어느 한 동굴이 미스테리가 가득하다는 이야기가 주변 마을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 들었어요?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없대요!'

'들었어요!! 무슨 몬스터인지도 모를 것들도 나왔다고! 좀비 소리도 있던데…!'

알벗은 울디하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있지 않는 검은솔 들판에 있었던 나무꾼의 비명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곳 깊은 곳에 새로운 동굴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검은솔 정류소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그 동굴의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는 무작정 동굴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동굴의 입구는 조용했다. 어디에도 팻말조차 써져있지 않았고 그는 천천히 동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동굴의 입구는 문지기 같은 사람이 한 명 서있었다. 그 문지기는 알벗을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당신의 7대 죄악을 증명 해보시오."

그 말을 들은 알벗은 조용히 지켜보기만했다. 7대죄악의 대한 것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증명하라는 말에 대답하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대한 7대죄악은 걸리는 것들이 없었다.

"증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곱게는 가지 못할것이라 생각되오."

"…아직 입구 앞인데?"

"입구 전에 밟은 선 하나 있소. 그 선을 밟았으니 이미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오."

그 말에 아차했다. 누군가가가 그려놓은 선을 아무렇지 않게 밟았지만 알벗은 다시 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좀비가 된다는 둥, 제 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

"앞으로 나아가시오. 그리고 증명하시오."

문지기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첫번째 문에는 '인색'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인색, 그렇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가끔이지만 돈을 적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도 안되는건가?"

그러자 문은 천천히 열렸다. 의외로 쉽게 열렸다. 인정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은 알벗은 다음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두번째 문 '교만'

알벗은 흠칫거렸다. 평소에도 교만하다가 위험해빠지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조용히 한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교만, 평소에 하는 짓들이 건방지긴 했어. 인정할 부분은 인정할게."

그러자 문은 자연스레 열렸다. 그렇게 세번째 문으로 향했다.


세번째 문 '질투'

그는 머뭇거렸다. 자신에게 질투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에겐…인간의 대한 증오뿐이지, 질투는 없어."

그러자 문은 또다시 열렸다. 마치 그의 말이 정답이라는 것처럼. 하지만 그의 얼굴표정은 좋지 않았다. 마치 인정할 것들은 인정하여도 그것들이 부족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네번째 문 '식욕'

그의 식욕은 적은 양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처음보다 조금은 낮은 말투로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문은 열렸다.


다섯번째 문 '나태'

그는 또다시 자신의 의뢰을 받는 방법, 주기가 어떻게 돌아오는지 이야기를 했다. 여전히 좋은 표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두워지는 표정은 그의 본심을 들어내고 있었다.


여섯번째 문 '음욕'

남들에게 제일 말하기 싫은 부분이었다. 7대 죄악이라고 한들 이런 부분까지 들어내야하는 것인지 말하는 것을 주저했다. 그리고 돌아가려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방 안 전체에서 말이 울려퍼졌다.

'인정할 것들은 인정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왜 피하려 하지?'

"시끄러."

"당신의 음욕은 인큐버스와 같다. 그렇지 않는가."

그 순간 주먹을 쥐었다가도 이내 폈다. 그리고 포기했다는 듯이 말을 내뱉었다.

"맞아, 제국군에 있었을 때 그들에게 욕구불만이 되어줬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약으로 억누르고 있으니까. 그래도 인정했으니까 된 거 아닌가?"

그러자 방 안에 울리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문이 열렸다. 알벗은 자신만 들을 수 있도록 읊조렸다.

'이 의뢰는 받으면 안되는거였는데, 왜…'


마지막, 일곱번째 문 '분노'

알벗은 조용했다. 첫번째 문과 마지막 문에 도착한 그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자신의 놓을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7대 죄악의 마지막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분노. 제국군의 대한 분노, 증오는 많아. 지옥과 같다고 하면 너희들이 알고 있을까? 하지만 이젠 제국군들은 없어져서 이 분노는 갈 곳을 잃었어…"

그리고 문은 열렸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동굴을 빠져나왔다. 알벗은 그렇게 자신의 집이 있는 라벤더 안식처로 향했다.


반기는 사람 하나 없는 쓸쓸하고 조용한 집 안, 알벗은 익숙하게 2층에 있는 침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숨죽은 듯이 고른 숨을 내쉬며 잠이 들었다. 

그렇게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가지고 있던 불필요하고 이상한 의뢰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딘가 모르게 피폐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혼자 사는 그에게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7대 죄악의 대한 것들은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의뢰주기에 맞춰서 조용한 숲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생각했다. 이 의뢰는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하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이끌림이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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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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