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식&알벗] 단순한 의뢰
FF14|콩콩절 기념 2인 2메레스 같은소재 글
※허락 맡았음을 알립니다.
단순한 의뢰로 들어온 것들 중 사람관찰 의뢰가 있었다. 보수는 괜찮았고 전투나 운반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자정까지 함께 지내게 되는 의뢰라는 것은 후에 알게됐다.
림사로민사 쌍검사 길드로 가는 길목,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선착장 앞에 의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알벗은 그에게 다가가 말을 먼저 건네려고 하자, 누군가를 기다려야한다는 말만 내뱉고 입을 닫았다. 몇 분의 시간이 흘러 어부 길드 쪽에서 누군가가 걸어왔다.
그 자는 자신과 같은 남자였고 급소를 피하기 위해 일부분 갑옷을 두른 곳 외는 가벼운 천, 가죽으로 어우러진 동방 옷을 입은 용비늘 같은 뿔과 꼬리를 가진 렌우라였다. 알벗은 가만히 쳐다보다가도 자신과 같은 의뢰를 받는 모험가이라 생각하며 의뢰자를 바라봤다. 그러자 의뢰자는 싱글벙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의뢰를 받으러 오셨죠? 그럼 의뢰 내용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의뢰 내용은 자정까지 상대방을 관찰하고 의뢰 내용이 일치한다면 완수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분명 쉬운 의뢰였다. 하지만 알벗은 생판 모르는 사람을 관찰하라는 의뢰에 반박하는 말하려고 순간 그를 무시하며 의뢰 내용을 알려드렸으니 행운을 빈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처음 만난 두 사람만이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져있었다. 두 사람은 어색한 듯 한동안 말이 없다가도 먼저 입을 뗀 것은 알벗이었다.
"멋대로 관찰의뢰 수락으로 생각한 것 같은데, 완료해야한다면 일단 이름부터 말하면 알버트알란…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어. 그 쪽 이름은?"
"광식이라고 해요."
더 이상 오고가는 질문도, 대답도없이 선착장의 파도가 조용히 맞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몇 분동안 의뢰를 받았던 자리에서 서있다가도 알벗은 그를 쳐다봤다. 그의 표정을 보다가도 꼬리가 흔들리는 것을 보니 한 번에 감정표현은 꼬리라는 것을 알았다. 알벗은 그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어보였다.
그러자 광식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있던 그가 웃어보이자 꼬리가 아까보다 살짝 크게 흔들리며 입을 열었다.
"의뢰 수락이 되버렸는데, 어디가서 식사라도 하면서 대화하는건 어때요?"
알벗은 살짝 미소를 짓다가도 어느새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응시하며 말을 했다.
"가벼운 식사정도는…어디 갈 곳이라도 있나?"
하지만 의뢰받은 림사로민사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 할 수 있는 곳은 레스토랑 '비스마르크'뿐이었다. 알벗과 광식은 아무런 말도 없고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스토랑 비스마르크는 언제나 모험가, 주민들이 앉아서 식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을 피해 조용한 자리에 착석했다. 알벗은 그에게 먼저 주문을 하라는 듯, 메뉴 책자를 광식에게 건네주며 말을 내뱉었다.
"그 쪽이 먹고 싶은걸로 시켜, 난 커피면 되니까."
그 말에 잠시 갸웃했다가도 메뉴 중에서 한두가지만 시켰고 그는 정말로 커피만 시켰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식사가 나오자 광식은 조금씩 먹었지만 알벗은 입도 대지 않았다. 그의 행동에 이상하다는 느낌에 광식은 먹던 것을 다 삼킨 후에야 대화를 시작했다.
"식사…소식하는 편이예요?"
"…뭐, 그렇지."
"불편한거라도 있으시거나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아까보다 말이 많아진 그를 보다가도 의뢰이기에 서로 관찰하는 것이라 생각한 알벗은 광식의 눈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아니, 없어. 정말로 불편했다면…그 전에 널 무시하고 갔겠지."
자신을 보고 있는 새하얀 눈동자를 보다가도 먹던 식사도 그만두고 그와 마주봤다. 그리고 다시 긴 대화를 시도하려 그에게 질문했다.
"의뢰라고 해도 관찰할 수 있는 점이 몇가지 안돼는데, 알란씨는 되나요?"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아마 보는대로 관찰하는 것도 의뢰로 들어가는거면…완수한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예를 들면요?"
"얼굴 표정보다는 네 꼬리가 대신 감정표현 해주는 점. 그리고 존댓말 쓰고 사람한테 집중해서 대화하는 것도 관찰이라고 할 수 있겠네."
자신의 말이 맞는 듯이 그의 꼬리는 살랑거리며 흔들다가도 조금 놀란 듯이 멈춰있었다. 그런 그를 커피를 마시며 쳐다봤다. 그리고 그에게 자신을 관찰한 것들이 궁금했는지 역으로 질문을 했다.
"네가 날 관찰한걸 듣고 싶은데, 말해줄 수 있나?"
"관찰한 것들은 일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소식하시는 점, 그리고 처음으로 보는 사이인데도 반말하시는 것도 있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무뚝뚝한 것도 주변에 경계하시느라 그러시는건가요?"
관찰 의뢰이기에 있는 그대로 말한 그의 말에 맞다는 듯이 짧게 맞아, 대답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말에 눈썹을 구기며 차갑게 쳐다봤다.
"…다른건 몰라도 마지막은 쓸데없는 관찰이라고 말해두지."
그리고 알벗은 아무런 말도 없이 광식을 쳐다보다가도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말도 없이 나가는 알벗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대답하지않았다. 광식은 나가는 그 뒤를 조용히 따라갈 뿐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과 똑같이 대화하지 않은 채, 레스토랑에서 밖으로 나오자 차가워진 밤바람과 함께 어두컴컴해진 하늘에 별들이 수놓고 있었다. 그런 하늘을 쳐다보는 사이 상대방을 관찰하라는 의뢰는 어느새 완료 표시가 되면서 자동으로 소멸이 되버렸다.
먼저 눈치 챈 것은 알벗이었고 그 사실을 광식에게 여전히 차가운 어투로 알렸다.
"관찰 의뢰, 완료돼서 사라졌으니 이제 볼 일은 끝났네. 수고했다."
"알란씨도 수고하셨어요."
알벗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가도 그의 표정보다 꼬리를 흘긋, 쳐다봤다. 그의 꼬리는 아까보다는 움직임이 없어진 모습에 한숨을 내뱉었다.
"…관찰력도 뛰어나도 귀찮은 일 많이 생길 것 같은데, 조심하라고만 말해줄 수 밖에 없네."
"귀찮은 일은 없도록 하고 있고 조심도 하고 있는 편이예요…"
여전히 적당한 거리를 두며 걷고 있다가도 어딘가 기운이 없어보이는 그에게 한결 풀어진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이것도 알아둬.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가볍게 손 정도는 네가 가는 길목까지는 잡아줄 수 있어."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에게 손을 내밀자, 광식은 웃어보이며 손을 맞잡았다. 그런 그 모습에 알벗도 피식 웃었고 각자의 가는 길목까지 소소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헤어지는 길목인 '물에 빠진 돌고래주점' 에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집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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