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스
Projection
오래 전부터 꿈이랄 것은 없었다. 누군가에게 얘기했던 가족들과 함께 바다에 가고 싶다는 꿈도, 다이버가 된 뒤 어리광 중 하나일 뿐이었고. 해소되지 못한 어리광은 염려로 번진다. 그리고 그 염려는 언젯적부터 넘쳐나게 됐더라... ...다이버임을 알게 된 때는 좋았던 것 같은데.
홀로 들어간 바다는 차가웠어도 멀찍이서 보는 가족들이 마냥 기뻐 보이니 저도 그렇다 생각했었는데. 지금 되살펴보니 외로움인 것 같았다. 내가 곁에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그런게. 나는 저 사람들의 행복에 필수불가결한 조건, 그렇지만 존재로서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닌 다이버라는 것으로써 그러한 것. 난 이 길을 가야하는구나. 생각이 은연 중에 새겨지고 눈을 감는다. 난 잘 모르겠는데...
군대의 커리큘럼대로, 다이버는 끝내 군인으로 귀결하고 종결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만이 들었고,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나의 꿈은 군인이다. 사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진 확실시 잡은 것들. 그것들은 확고한 이들을 만나며 붕괴된다, 무너진다.
거칠게 보냈던 1년 속, 다른 이들의 노력이 선명히 보일 적이면 저에게는 무엇을 비추어 보았는가.
그렇다, 우린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을 함께 했다. 제이스 린의 사관학교 시절 3개월 곁엔 샤일록 레넌이라는 사람이 함께 했다. 네 꿈을 들을 때면 난 무슨 생각을 했지. 그리고 그 생각이 날 얼마나 파먹고, 지금까지 이어졌지.
초라하다, 볼품 없다, 불안정하다. 여럿 생각이 후벼판 것이 몇 년, 꿈이 없기에 더 노력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것이 드라마틱하게 사람을 바꾸진 않는다. 그럴 의지조차 없었고. 균형 잡힐 겨를도 없이 계속, 옅은 해풍에도 흔들린다. 무의식 중의 여러 자학은 한가지 울림만을 토해냈다. 나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1년, 혹은 그 엇비슷한 과거엔 당신과 비슷한 생각을 한 것도 같다.
나는 더이상 꿈꾸고 싶지 않다.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비루한 존재임을 알기에. 존재 의의, 분수를 자각했으므로 더이상 나를 위한 무언가를 바라고 싶지 않아. 우린 곱씹을수록 모난 감정이 닮아있다.
당신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확실히 생각하는 그 행위가, 당신을 도태되게 만드는 기분이 들어서. 난 쓸모를 위해 짖어댔지만 당신은 옅은 손길을 받으며 상황을 일축할 뿐인 것 같아서…. 그래서 네게 강요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입술을 매만지다 생각을 곱씹는다.
번복하는 것이, 저와 같은 사람이 계속 나타난다는 것이, 그것이 예전에 선명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제게 이따금 눈에 채이는게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렇게 되고 만 것이.
뒷짐을 진 손은 네게 시야를 흘긋이며 틈을 찾는다. 비슷하지만 저가 달라졌을 뿐이라는 생각 하나, 하지만 역시 합리화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작은 소망만 담아.
그리 대우받고 싶을 사람은 아니잖아요. 꺼져버린 빛에 나지막이 내민다. 작은 불씨라도 계속 타고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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