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렉션 월드』- 11. 셋이서 보스를 무찌르자!
2023.09.17에 작성
Vv히데vV: 이얍!
매킨토시: 하압!
/전장은 두 사내의 기합소리로 가득 차 있다. 지칠 줄 모르는 몬스터들과, 그들에게 지지 않을 만큼 두 소년은 뜨겁게 대치 중이다. 자신들보다 훨씬 스테이지를 앞질러간 PMxoxo와의 보다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2-3과 2-4를 클리어하며 그 곳의 유물을 찾고 있던 도중이었다. 현재 이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공간은 스테이지 2-4. 클리어는 이미 오래 전에 했지만, 보물이 잘 나오지 않아 다섯 바퀴째 돌고 있는 중이었다. 피로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오늘 안에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의지는 그들의 총탄과 화살 광선을 더욱 밝고 날카롭게 만든다. 그러나 피곤한 것은 부정할 수 없기에, 한 차례 불기둥의 세례가 퍼부어진 후에 두 사람은 거울 기둥이 나타난 것만 확인한 채 잠시 누워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Vv히데vV: 잘 안 나오네요, 유물.
매킨토시: 그러게. 스테이지 2-4는 지금까지 마주한 장애물을 전부 마주해서 버거운데. 하...
/물론 댄스 레슨과 라이브 공연을 빈번히 하는 두 사람이라면 굴러오는 바위나 간헐천, 마그마 등의 장애물을 타이밍 맞게 피하는 것은 보통 이상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세 곳의 배틀에서 다양한 종류의 장애물들이 적들 사이에 있으니 두 종류의 공격에서 자유롭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겨우 휴식을 취하는 매킨토시의 눈이 조금씩 감기기 시작한다. 세타 한 마리, 세타 두 마리. 세타 부들부들. 세타 폭신폭신.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플로리아에 서식하는 세타들을 세고 있는 매킨토시. 그는 이렇게 된 겸 조금씩 밀려오는 졸음에 자신의 영혼을 맡겨보려 한다. 만.
매킨토시: ...음?
Vv히데vV: 왜 그러세요, 에이신 선배?
/Vv히데vV 역시 매킨토시와 마찬가지로 눈을 감으려던 와중, 그가 일어나는 기척을 느끼고 다시 두 개의 푸른 빛을 반짝인다. Vv히데vV의 귀에서 동료가 어딘가로 걸어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앉는 소리가 들린다.
매킨토시: ......이게 뭐지?
Vv히데vV: 뭘 발견하신 거예요?
/Vv히데vV의 귀에는 이제 자신에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주인은 한 쪽 무릎을 멋지게 꿇어, 마치 왕에게 전보를 전하는 기사마냥 자신이 커다란 손바닥을 펼쳐보인다.
매킨토시: 이걸 봐, 슈. 붉은 보석 부스러기인데, 뭔가 기시감이 들지 않아?
/Vv히데vV는 상체만 일으켜 세워 매킨토시가 가져온 의문의 아이템을 바라본다. 이 기분나쁜 심홍색. 분노와 혐오로 일렁이는 빛. 이건...
Vv히데vV: 심림의 사자에게서 발견되었던 그...
매킨토시: 그래. 코어와 같은 그 보석이다. 이게 왜 여기에 있는거지?
/Vv히데vV의 눈썹은 점점 치켜올라가고, 오른 검지손가락은 의구심에 지면을 연신 두드린다. 그래도 커뮤니티를 뒤져 보면 정보가 잘 나오지 않을까, 라는 게 Vv히데vV의 감상이다.
Vv히데vV: 그러게요... 정말 의문스럽네... 집 돌아가면 한 번 검색해 볼게요.
Vv히데vV: 그 전에 유물 찾으러 마저 돌도록 해요!
"...그러던 찰나에 나의 오른쪽 발 밑에서 붉게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지. 이게 바로 그거야."
스테이지 2-4에서 의문의 물질을 손에 넣은 다음날, C.FIRST는 레슨 후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토론 시간을 갖는다. 에이신은 정황을 설명한 후 자신의 미라주 컴퍼스를 모모히토에게 건넨다. 모모히토는 자신 앞에 놓인 붉은 보석을 보아도 이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아니, 그가 왜 이 부스러기를 자신에게 보여주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이게, 뭐야?"
"그거요, 심림의 사자의 코어! 그 코어 때문에 심림의 사자가 그렇게 우리를 공격하고 나뭇잎을 마구 휘날리고 덩굴을 마구 휘갈기기 시작한 거예요!"
"아무래도 몬스터들이 이것에 영향을 받아서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 같아. 2-4를 한참 돌았는데 비로소 이것이 발견되기 시작했다는 말은 곧 '2-5에서는 이 보석의 정체를 알아낼 더욱 확실한 증거물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일 터이다."
"맞아요. 커뮤니티 지식 게시판에 올려도 다들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보다 더 많이 게임을 하신 모모히토 선배에게 이걸 아냐고 여쭤보고 이것의 정체를 알고 싶어요. 선배는 지금까지 스테이지 돌다가 이런 거 보신 적 있나요?"
"이게 이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 부탁한다, 모모히토."
한참을 이해하지 못하던 모모히토는 드디어 이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지를 깨닫는다.
"에, 『리플렉션 월드』에 스토리가 있었어?"
아, 선배는 그게 있는지 조차 모르는 눈치구나, 하고 생각한 슈는 왼손으로 턱을 괴고는 그의 말에 답을 한다.
"있기는 해요! 이 게임 캐치프레이즈 부터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또 하나의 성장의 스토리'인 걸요. ...모모히토 선배,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네요."
"그야... 나는 스토리를 본 적이 없으니까..."
모모히토의 플레이 방식은 "경쟁." MVP가 되어 자신의 강함을 다른 이들에게 증명하는 플레이를 고수한다. 그러다보니 랭킹이나 레이드라는 가시적으로 플레이어의 업적이 드러나는 시스템 외로는 웬만한 기능은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몬스터는 그저 "자신을 방해하는 것" 내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수단," 거대한 분홍 꽃의 코어는 "약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게임을 하다 스토리를 놓친 것 같다고 모모히토는 생각한다. 무안하다. 그러나 슈는 모모히토에게 미소를 보이며 상냥하게 답변해준다.
"근데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어요. 상대적으로 스토리가 타 게임에 비해 비중이 적은 편이라서요. 그리고 스토리 라인도 단순해요. 워낙에 자유로운 게임이다 보니 스토리를 봐야만 던전을 깰 수 있거나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스토리가 출력되어서 강제로 봐야 하는 시스템도 아니고요. 사실 저희가 여러가지 단서를 찾아서 스토리를 맞추어 나가야 하다보니,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는 유저들에게는 뒷전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 보석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잊혀질 장치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 그러면 왜 '또 하나의 성장의 스토리'라고 게임사는 소개를 하는거지?"
"플레이어가 곧 세계관의 주인공이 되어서 그런 거예요. 플레이어가 직접 기술을 익히고 점점 강해지는 몬스터들을 때려눕혀서 세계를 구하 최고가 되는 것이 곧 이 게임의 스토리라고도 볼 수있겠죠."
"그렇구나... 헤헤, 세계를 구하는 최고의 전사 좋은데~."
"단서를 찾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마을 주민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설정이나 스토리를 나름 정밀하게 구성했다고 생각한다만."
중간에 개입된 에이신의 목소리는 그다지 매력적인 설득은 아니다.
"그건 선배가 NPC들 하나하나와 대화를 하다보니까 그렇죠! 웬만해서는 일일이 말 걸지 않게 마련이라고요. 대체로 퀘스트를 주거나 거래를 하는 NPC들하고나 대화하지. 용건 없는 사람들에게 말 안거는 것과 같다고요!"
"아, 그 비유 정말 좋다. 나는 머리 위에 뭐가 떠 있지 않은 NPC들에게도 대화할 수 있단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어..."
모모히토의 동의에 힘입어, 슈는 자신이 오랫동안 품어온 생각을 두 사람에게 확실히 밝힌다.
"만일 저희가 플레이어블 캐릭터이거나 이미 짜여진 스토리 내의 주인공 역할이었다면 저도 스토리에 집중 했을걸요? 거기에는 최애캐란 게 한 명씩 있을 거니, 그 장치를 이용해서 스토리를 만끽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 게임은 '우리'가 아바타가 되는 게임이다 보니, 그리고 최애가 생길만한 구석은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스토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Vv히데vV가 만들어나가는 스토리는 '이 게임의 세계를 바꾸는 천재 기공사가 되는 것'이기에 더욱이요."
"와, 아마미네 군은 이미 자기만의 스토리를 확실히 만들어 놨네. 대단한 걸."
"하하, 그거 참 쑥스럽네요. 모모히토 선배도 어서 PMxoxo의 스토리를 만들어 보세요!"
"그럴까?"
"저기 얘들아, 우리가 모인 이유는 다름아니ㄹㅡ"
"ㅡ아, 그 전에, 오늘 깰 2-5 공략법에 대해서 설명할게요. 우선 난이도는 2-4보다 체감상으로도 확실히 올라가는 게 느껴질 거예요. ㅡ"
분명히 붉은 보석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토론하러 모였을 터인데, 슈와 모모히토는 전혀 다른 길로 빠져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기 시작한다. 에이신은 자신들이 함께 하는 이유를 재확인시키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그들만의 이야기를 무시할 생각 또한 없다. "다른 이를 미워하고 공격하는 고통을 느끼는 몬스터들을 정화하는" 스토리를 꾸려나가는 그만이 홀로 토론의 진짜 주제를 해결하려 고뇌의 숲을 걷는다. 이 답을 2-5 스테이지에서 풀어내야 한다. 그래야 고통받는 이들이 줄어들 터이다.
매킨토시: —하지만 역시 혼자 고민한다고 되는 건 아니더군… 그러니 이 곳을 탐색하는 것이 열쇠가 될 거라고 봐. 미리 마그나 몬타나 주민들에게서 정보를 얻기도 했으니 머지 않은 때에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싶다.
매킨토시: 모모히토는 어때? 너는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지?
PMxoxo: 아직은. 아마미네 군과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난 잘 모르겠어 헤헤… …나도 마유미 군처럼 게임을 하면 언젠간 만들어 지겠지?
매킨토시: 물론. 함께 고민해 나가자. 그러고 보니, 네 춤선이 요즘 더욱 깔끔하게 정돈된 듯하던데. 특히 이런, 이런 스텝이—
PMxoxo: 정말? 헤헤, 마유미 군에게 칭찬을 들으니 기쁜걸! 마유미 군도 언제나—
/두 사람이 사담을 나누고 있을 때, Vv히데vV는 2-5 스테이지에 입장하자마자 오른 신발을 터는 시늉을 하고는 각오의 심호흡을 한다. 그로서는 드물게 매킨토시의 착지 포즈를 보지도 않은 채 미라주 컴퍼스에만 눈이 가 있다. 이미 전날에 멤버들끼리 전략을 공유하고 가이드북을 숙지함으로써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지만, 실제 상황으로 닥치게 되면 어떨 지 모르는 것이 보스 던전이다. Vv히데vV는 풍속성이라 화속성 보스의 공격을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공격 패턴이라는 것도 글로 쓰여있는 것과 실제로 피부에 닿는 감각도 전혀 다를 것이다. 스테이지 1-5때도 막상 마주한 심림의 사자의 강력함에 초반에 꽤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 스스로가 조금 부끄럽다. 그러나 이것은 금방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들은 이제 3인으로 구성된 팀인데다 다들 각자의 강한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신"이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이 클리어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단 한가지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Vv히데vV: 흠... 어떻게 구상해야 하나...
PMxoxo: 응?
Vv히데vV: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분명히 뭔가 고민하고 있었는데' 하는 표정으로 PMxoxo는 후배를 스쳐보고는 자신의 미라주 컴퍼스를 꺼내든다, Vv히데vV는 자신의 동료들에게 자신이 플레이 건으로 고민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누구보다 플레이 센스가 뛰어난 자신은 누구에게도 뒤져선 안 되기 때문에. 현재의 고민은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매킨토시가 스테이지 2-5의 거울문을 생성하고, 그 앞에 나머지 두 멤버도 다가간다. Vv히데vV는 옆에 있는 PMxoxo에게 즐거운 웃음을 보인다.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와 셋이서 보스 스테이지, 재밌을 것 같아요!
PMxoxo: 헤헤... 나도.
/PMxoxo의 의미심장한 웃음소리와 함께 얇은 거울은 산산조각이 난다. PMxoxo는 곳곳에 마그마가 흐르고 생명의 불이 꺼진 수풀을 바라본다. 설정상 "이 곳의 보스 몬스터인 '화산 도깨비'가 난동을 부려서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화산인 '마그나 몬타나 화산'이 폭발한 상황"이라고 매킨토시가 설명하였다. 갓 만들어진 듯한 재와 연기가 뒤섞인 공기가 목 과 코 속에 들어간다. 콜록콜록, 기침이 절로 나온다. 화산이 폭발했단 설정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최대한 숨을 들이마시고는 바로 앞에서 굴러오는 바위들의 틈 속에 파고들어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학교가는 도중 마주하는 오르막길 오르는 속도로 언덕을 오른 PMxoxo는 바로 앞에 보이는 적들을 향해 도끼의 날을 드러내며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최고가 되겠다는 본능. 몬스터들만 보면 그것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듯하다.
매킨토시: 모모히토, 네가 의지가 되는 건 알겠지만...
Vv히데vV: 천천히 가요~ 좀 함께 때려요~
/Vv히데vV와 매킨토시가 자신의 무기를 사용할 틈도 주지 않고. PMxoxo는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며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PMxoxo: 헤헤 미안, 몬스터만 보면 이렇게 도끼를 휘두르게 되네...!
/매킨토시는 동료의 말에 어처구니 없단 듯 팔장을 끼면서도 주위를 바삐 돌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눈에 반짝이는 보석 부스러기 무리가 보인다. 그것을 주워 동료들에게 보여주며 PMxoxo에게 부탁의 말을 전한다.
매킨토시: 다음 배틀부터는 함께 움직이도록 하자, 모모히토. 나도 몬스터들에게 용건이 있어서 말이지.
매킨토시: 나는 너를, 그리고 이 곳의 생명을 도와주고 싶어.
/한참을 한 문제로 고민하다 매킨토시의 말에 정신을 차린 Vv히데vV 역시 그와는 또 다른 의미로 몬스터들을 만나고 싶다.
Vv히데vV: 저도요, 선배. 저도 선배들과 함께 몹들을 때리면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요.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에, PMxoxo는 어쩔 줄 몰라서 얼떨결에 동의를 하고 만다.
PMxoxo: ...그래, 알겠어. 그러면 몬스터들을 마저 잡고 함께 다음 배틀로 향하도록 하자.
/세 사람은 두 번째 배틀 구역에 있는 적과 대치한다. PMxoxo는 언제나처럼 위협적으로 비터 스위트 러브의 두 개의 날을 적의 몸에 긋는다. 매킨토시 역시 자신 앞의 적을 "정화"하면서 그들의 품에 붉은 보석이 있는지 확인한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열기는 전장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만큼 뜨뜻하다. 그러나 결의에 차서 함께 싸우자고 했던 목소리와 다르게, Vv히데vV의 플레이는 비교적 소극적이다. 전투에는 적극적이긴 하지만, 주위를 계속 둘러보고 있는 모습이 훨씬 더 많이 비추어진다. 일부러 멤버들의 동향을 확인하고 있는 듯하다. 그 시선이 영 부담스러운 PMxoxo는 Vv히데vV가 더 이상 자신을 바라보지 않도록 주위의 적을 한 번에 해치운다. 옆의 동료가 자신의 몫을 전부 없앴는데도 여전히 아레스에게 작은 실탄을 명령하는 그를 PMxoxo는 걱정스레 바라본다.
PMxoxo: 아마미네 군, 정말로 괜찮아?
Vv히데vV: 다, 당연하죠!! 저는 괜찮아요!
PMxoxo: ...아픈 건 아니고?
Vv히데vV: 아프다니요!! 저는 완!! 전!! 괜찮은데도요?!
/자신의 앞에서 위협적으로 팔을 흔드는 후배를 뒷걸음질로 살짝 피하며 표정을 힘겹게 고르는 PMxoxo. 두 사람의 시선이 맞부딪히자 무의식적으로 웃음이 나온다.
Vv히데vV: 하하... 하하하!
PMxoxo: 하... 하하...!
Vv히데vV: 아~ 그러고보니 저희 보물 상자도 확인해야 되죠? 잠시 다녀올게요!
PMxoxo: 그... 그래! 다녀와...!
/Vv히데vV가 보물의 유무를 확인하는 중애, 매킨토시는 자신이 공격을 하는 레벨 20의 "은검초"들의 공격을 피하는 척 공중에서 앞구르기를 하며 그들의 잎 사이를 주의깊게 확인한다. 밤송이처럼 여러가지 뾰족한 잎이 빽빽하게 자라난 은검초들의 머리를 조금만 스쳐 보아도 기분나쁜 붉은 반짝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매킨토시는 그들이 의미 없는 분노에서 해방되도록 정의의 화살을 쏜다. 은검초들이 사라지자마자 공중에 남은 붉은 보석들을 잽싸게 낚아채고는 미라주 컴퍼스에 넣어둔다. 이 곳에서만 벌써 인벤토리 한 칸을 다 채울 정도로 수집했다. 매킨토시는 근심의 인상을 쓴 채 육각형 화면을 응시한다.
매킨토시: 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만...
Vv히데vV: 아, 에이신 선배!!
매킨토시: 무슨 일이야?
/소리를 난 방향으로 뒤를 돌아보니, 갓 노우즈를 착용한 채 흥분한 상태로 막 상자에서 꺼내 온 보물을 들고 있는 그의 후배가 보인다. "지난 번에는 5번을 돌아도 안 나오던 게 이번에는 한 방에 나왔다고요!!"라고 말하는 듯한 움직임이다. 매킨토시는 미라주 컴퍼스를 집어넣는다.
Vv히데vV: 어서 보스 던전으로 가요!!
매킨토시: 아, 그래. 가자.
/세 사람은 이제 보스 배틀로 향한다. 전장에 들어서자마자 시커먼 연기가 들어닥쳐 눈을 꼭 감고 코와 입을 두 손으로 막는다. 눈을 뜨고 보니 그들 앞에 거대하고 붉은 것이 보인다. 마그나 몬타나 지역의 최종 보스인 "화산 도깨비"는 마그마 도마뱀처럼 마그마로 온 몸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이다. "도깨비"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상당히 큰 덩치를 지니고 있으며, 황소의 얼굴을 하고 있어 육중함이 더욱 부각된다. 두 팔에는 굵고 거대한 현무암 몽둥이를 들고 있어 매우 위협적이다. 그가 오른손에 쥔 방망이가 땅에 부딪치자마자 사방에서 마그마가 솟아오르더니 거대한 불기둥이 정육각형을 만들어낸다. 화산 도깨비의 포효는 대지와 산을 뒤흔들어 서 있기도 힘들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Vv히데vV: 와 몽둥이의 리치가 엄청나네요... 타격 범위가 상당한걸.
매킨토시: 그것에 더해서 심림의 사자와 달리 저 자는 한 자리에 고정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서 공격을 피하기가 훨씬 힘들 것 같군. 사정거리가 상당히 넓다, 조심해!!
/도깨비가 매킨토시의 말대로 필드를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움직임이 느리고 둔탁하지만 몸집과 몽둥이의 크기 때문에 근접 공격을 피하기가 힘들다. PMxoxo는 자신과 비슷한 매커니즘으로 움직이는 도깨비에게 은은한 동질감과 번거로움을 느낀다.
PMxoxo: 으...
/황소처럼 생긴 보스는 자신의 가장 앞에 있던 PMxoxo에게 잿바람을 일으켜 그가 한눈을 팔도록 한 다음, 평소와는 드물게 전투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는 화속성에 취약한 속성을 지닌 Vv히데vV를 목격한다. 화산 도깨비는 그를 향해 높이 뛰어서는 두 개의 방망이로 그를 내려찍으려 한다. Vv히데vV는 자신의 앞에 아테나와 아레스가 만들어낸 공기탄을 쏘아 도깨비가 날아오는 반대편으로 빠진다.
Vv히데vV: 역시 최종 보스란 영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Vv히데vV: 이 때는 "무엇"을 발동해야...
/그러나 느린 움직임과는 다르게 동물적인 감각이 발달한 화산 도깨비는 자신의 먹잇감이 자신의 등쪽으로 이동한 사실을 깨닫고 다시 매섭게 달려오기 시작한다. Vv히데vV는 고민할 틈 없이 또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올림피아로 견제용 머스킷 패널들을 소환한 채 몬스터를 등지고 달릴 수밖에 없다. 화산 도깨비를 예의주시하며 그의 신체 부위 곳곳에 화살을 쏘아 보석의 유무를 확인하던 매킨토시는 자신의 동료가 표적이 된 것을 깨닫는다. 오른발을 한 번 굴려 독수리가 작은 새를 낚아채듯 그를 끌어안고는 몽둥이 공격을 가뿐히 피한다. 견제용으로 화살 광선을 생성하고 발로 차 도깨비를 향해 날린 매킨토시는 공격이 잦아든 짧은 틈을 타 안고 있던 동료를 사뿐히 내려놓는다.
매킨토시: 슈, 갓 노우즈로 화산 도깨비를 분석해 줄 수 있나? 이성을 잃고 공격하는 걸 보면 붉은 보석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해.
Vv히데vV: 마침ㅡ 그러려고 했던 참이에요!!
/Vv히데vV는 또 다시 소극적으로 도깨비가 날리는 화염구를 피하기만 하고는 갓 노우즈를 아래로 내린다. 동료의 말대로 그의 심장 부분에 큰 보석이 보인다. 플로리아의 보스의 케이스와 똑 같다. Vv히데vV는 매킨토시에게 자신의 심장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고는 홀로 전장을 빠져나가 동료와 적의 동태를 지켜본다. 그가 다시 보스의 영역권에서 벗어났을때 즈음, 매킨토시가 용감하게 앞으로 나와 두 팔을 크게 벌리고 호소를 한다.
매킨토시: 우리는 너를 돕고 싶어!! 너만 고통스러운 분노는 이제 거두길 바라!!
매킨토시: 발르 미장센!!
/매킨토시가 동료와 최종 보스를 지키기 위해 매료 효과를 발동시킨다. 그 틈을 타서,
PMxoxo: 몸이 점점 과열되는 것 같은데 곧 필살기를 발동시킬 지도 몰라...! 내가 막을게!!
PMxoxo: 스플랜디드 컬러즈!!
/PMxoxo는 자신에게 쥐어진 "1등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달려온다. 노랗게 타오르던 화산 도깨비의 몸은 색을 모조리 스킬 시전자에게 빼앗겨 무채색이 된다. PMxoxo가 흡수한 색에는 몬스터의 체력과 필살 게이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소량의 필살 게이지를 빼앗긴 최종 보스는 아리송한 표정으로 자신의 오른 몽둥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다시 증오의 방망이질을 시작한다. PMxoxo는 그의 기세에 무너지지 않고 오른손으로 도끼를 한 바퀴 돌리고는 강하게 그것을 내려친다. 하트형의 도끼날이 심장에 부딪치자 마자 소름끼치는 금속음이 들린다. 붉은 보석이 도깨비의 몸에 있다는 증거이다.
매킨토시: 모모히토, 화산 도깨비의 약점은 심장 부분이다. 그 곳을 집중적으로 노려!!
PMxoxo: 라저~!!
/화산 도깨비가 던지는 용암 덩어리를 비터 스위트 러브로 쳐내고는 도끼날을 드릴처럼 돌려 심장에 그대로 가져다 댄다. 매킨토시는 말루스 푸밀라로 하나의 화살 광선을 쏜 후 도깨비의 주위 이곳저곳을 빠른 스피드로 달리며 자신의 몸으로 반사해 튕겨내는 전술을 반복한다. 갓 노우즈를 쓰고 있는 Vv히데vV는 아테나와 아레스에게 그들을 원격 지원을 명령한 후 자신의 두 동료들을 계속 지켜보며 "어떤"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Vv히데vV: 어라, 저 녀석... 움직임이 이상한데...
/Vv히데vV는 화산 도깨비의 움직임이 자신이 알고 있는 패턴과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포착한다. 마치 배탈이 난 듯 두 팔을 자신의 복부에 감싸는 생소한 포즈를 잡고 있는 것이다. 방금 전에 PMxoxo가 필살 게이지를 감소시켰기에 저 행동은 절대로 필살기를 발동시키려는 포즈는 아니다. 그러면 뭐지? 이상한 상황에 놀란 Vv히데vV는 갓 노우즈를 머리 위로 올리고 부리나케 동료들을 향해 달려온다.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 에이신 선배! 지금 뭔가 이상해요!!
/Vv히데vV는 무언가를 소환하려는 제스처를 취하려다 도중에 포기한다.
Vv히데vV: 아!! 으..!
PMxoxo: 아마미네 군...?
/PMxoxo가 그의 연속적인 머뭇거림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 한 편, 매킨토시는 도깨비의 뒤쪽으로 가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 광선을 발차기로 반사하려던 도중 그의 등 뒤에서의 기분 나쁜 빛을 감지한다. 심장 부분에서 나는 빛이다. 화산 도깨비는 붉은 보석의 파괴력을 바깥으로 분출하려 하는 것이다. 빛은 더더욱 위협적으로 반짝거려 곧 정말로 폭발할 기세이다.
매킨토시: !!
매킨토시: 슈, 모모히토, 조심해!!!
/매킨토시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력으로 화산 도깨비의 앞을 가로질러 Vv히데vV와 PMxoxo의 뒤까지 따라잡고는 그들의 등을 밀어 사정거리 외로 내보내려 한다. 그러나 그의 다리가 아무리 빨라도, 화산 도깨비의 심장에서 일어나는 검붉은 폭발을 피할 수 없다. 천지로 울려퍼지는 쾅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은 그대로 뜨거운 파도에 휩쓸리고 만다.
Vv히데vV, PMxoxo, 매킨토시: 아앗!!/ 으흑!!/ 크악!!
/PMxoxo는 공격을 받은 직후에 비터 스위트 러브를 지면에 단단히 고정하여 붙잡음으로써 그 자리에 고정된 채 서있지만, 그의 옆에 있던 Vv히데vV는 화염 바람을 맞자마자 앞으로 전속력으로 굴러간다.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지 못한 채 하염없이 구르던 그는 겨우 패널들을 자신의 주위로 불러모아 자신의 앞에 세워 겨우 회전을 멈출 수 있게 된다. 매킨토시는 그들과는 한참 멀리 있는 바위에까지 날아가 부딪힌다. 그의 몸이 퍽 하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지면 위에 떨어질 때 PMxoxo는 고개를 든다.
PMxoxo: 으......
/PMxoxo의 보스 몬스터를 향한 눈빛은 점점 검어지기 시작한다. 자기 가까이에 패널들을 껴안고 가까스로 숨을 고르는 Vv히데vV가 있다. 저 멀리에 물구나무 서듯 바위 앞에 고꾸라져 있는 매킨토시가 보인다. 나를, 동료를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었겠다. 기어이 필살 게이지를 모두 채우고 자신을 노려보는 도깨비 앞에서 분노에 사로잡혀 도끼를 고쳐잡는 PMxoxo의 뇌내에서는 이제 점수 따윈 별 것도 아닌 것이 되어 있다. 그것이 거의 자신에게 남아 있는 최후의 힘을 발휘하려 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 저 황소를ㅡ
PMxoxo: ㅡ내 손으로 직접 처리해 보이고 말겠어...!!
PMxoxo: 펀전트 퍼퓸!!
/Vv히데vV가 몸을 기대고 있던 머스킷 패널이 갑자기 사라져 그는 도로 넘어지고 만다. 두 손에서 식은땀이 난다. 펀전트 퍼퓸으로 그의 강화 효과의 일부였던 패널이 사라진 것이다. 그의 동료가 그 스킬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건지 잘 알고 있다. "적에게 자신의 목숨이 노려지는 담보로" 자신의 힘을 대폭 강화한다는 뜻이다.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감정으로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머리에 가져다 댄다.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 선배는 또...!!!
/Vv히데vV는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소리친다. 그 포효는 PMxoxo에게도, 화산 도깨비에게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둘을 향해, Vv히데vV는 발톱을 휘갈기듯이 손을 뻗는다. 그의 삼각형 문신이 빛을 발한다.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를 건드리지 마!!
Vv히데vV: 으아아아아아아아!! 아이기스!!!
/순간 그의 주위에서 거대한 패널들이 나타나더니 PMxoxo의 주위를 감싸기 시작한다. PMxoxo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의 패널들은 X자로 떨어지는 몽둥이의 강력한 파동과 폭발적인 마그마의 위력을 버티지 못한 채 그대로 사라지지만, 그 안에 있던 PMxoxo는 강렬한 공격에 상처를 입지 않은 상태이다. 그는 비로소 지금까지 자신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저 동료가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내기 위해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음을 깨닫는다.
PMxoxo: ...아마미네 군... 이게 네 새로운 스킬이니?
/Vv히데vV는 여전히 주저앉은 채로 무심하고 싶은 척을 하면서도 감정적으로 대꾸한다.
Vv히데vV: 원래대로라면 화력형 스킬로 선택할까 싶었는데, 역시 이 스킬을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아 보이네요... 괜찮으시죠?
PMxoxo: 아마미네 군... 굳이 나를 위해 이런 스킬을 만들 필요는 없었잖아. 어째서 나를...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의 컨셉인 "버서커"는 체력이 낮아질 수록 강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Vv히데vV는 주먹을 불끈 쥐고 PMxoxo에게 복잡한 심리가 뒤섞인 표정을 드러내며 말을 잇는다. 목소리는 은근히 떨리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Vv히데vV: 하지만!! 그렇다고 선배가 스스로를 제물로 삼을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좀 우리에게 의지를 하세요!! 저번에도 혼자 심림의 사자를 무찌르겠다고 꾸역꾸역 앞장 서시더니...
/PMxoxo의 마음이 동요한다. 자신을 이렇게나 큰 존재로 여기는 것에 부담감이 느껴진다. 자신에게 이런 애정은 과분하다. 저 영원의 라이벌에게 동정을 받는 것도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 그러나, PMxoxo의 몸은 점점 Vv히데vV에게서 가까워진다. 자신의 몸이 그 라이벌에게 손을 뻗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왜일까. 왜 나는 아마미네 군에게서 멀어지려 하면서도 손을 잡고 싶어 하는 걸까. 눈을 질끈 감았을 때에는 이미 스카이 서밋이 자신의 손이 닿은 뒤이다.
PMxoxo: 고마워, 아마미네 군.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 고맙다면 제발 몸을 사리세요...!!
PMxoxo: 헤헤, 미안해. ...정말 고마워.
Vv히데vV: 모모히토 선배도 참...
/대지의 진동이 느껴진다. 보스 몬스터가 이 쪽으로 오고 있다는 신호이다. 보석을 폭파시킨 이후부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되어 움직임이 더욱 느려진 상태이지만, 그가 휘두르는 몽둥이의 위력은 여전하다. PMxoxo는 Vv히데vV를 부축하고 일어서 그를 타깃으로 삼은 화산 도깨비의 위협적인 방망이질을 피하려 한다. 그러나 그의 속도는 여전히 그 공격을 완벽히 회피하기에는 버겁다.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난 매킨토시가 자신의 테크닉으로 화산 도깨비를 경직시키며 그들을 향해 날아오기 전까지는 그들은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가까이서 본 매킨토시의 모습은 처참 그 자체이다. 순백의 의상은 여기저기 찢겨 있거나 재로 새카매져 있고, 갑주 곳곳은 금이 가거나 깨져 있기도 하다. 단정했던 앞머리도 이제는 헝클어져 마치 물 빠진 개를 보는 듯하다.
매킨토시: 너희는 무사한 것 같구나. 다행이다.
Vv히데vV: 에이신 선배, 본인이 가장 엉망진창인데 일단 선배 먼저 챙기세요...
PMxoxo: 그래도 우리를 도와줘서 고마워. ...너희에게 계속 신세를 지게 되네.
/PMxoxo의 말에 Vv히데vV도 매킨토시도 눈이 휘둥그레지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Vv히데vV: 아니, 이 정도로는 괜찮으니까요!!
매킨토시: 모모히토, 너는 현실 세계에서도 그러더니. 우리에게 힘을 빌릴 줄 알아야지.
/그들의 격려에 PMxoxo의 얼굴은 미세하게 밝아진다. 그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그들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세 사람은 뒤를 돌아 경직에서 풀려난 도깨비를 바라본다. 붉은 보석이 박힌 심장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매킨토시가 머뭇거리며 그 쪽에 손을 뻗는다. 그의 심정을 잘 알고 있는 Vv히데vV는 PMxoxo와 매킨토시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하나씩 올리며 말한다.
Vv히데vV: 아무래도 가장 고통스러운 자는 저 녀석일 테니까요.
Vv히데vV: 우리 셋이서 함께 녀석에게 최후의 한 방을 먹이기로 해요!! 정신 차리도록 말이죠!!
/두 동료는 그와 눈을 맞추고 웃는다.
PMxoxo, 매킨토시: 응!/ 좋아!!
PMxoxo: 마지막은 내게 맡겨 줘!!
Vv히데vV: 좋아요!! 바로 녀석을 향해 돌진하세요!!
Vv히데vV: 올림피아!!!
/여섯 개의 패널이 Vv히데vV를 가운데로 나란히 선다. 매킨토시는 그의 옆에 서서 말루스 푸밀라의 거대한 오라를 펼친다. 두 사람은 서로 말을 맞추지도 않은 채, 최종 보스가 아닌 앞으로 달려나가는 PMxoxo를 겨눈다. 푸른 빛 총명함과 붉은 빛 용기를 나누어 주는, 자신의 녹색빛 동료에 대한 신뢰의 표시인 것이다.
매킨토시: 부탁한다, 모모히토!!
Vv히데vV: 달려요, 모모히토 선배!!
/그 어떤 상세한 작전 없이도 부드럽게 연계되는 합동 공격.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섞일 수 없는 세 개의 색은 다르지만 또 같은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 이렇게 기묘하고 아름다운 인연이란 있을까. PMxoxo는 자신의 뒤로 날아오는 마력광들을 오른 날에는 매킨토시의 붉은 광선을, 왼 날에는 Vv히데vV의 푸른 총탄을 품은 비터 스위트 러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한 형광 연두의 빛을 내뿜으며 자신의 색과 완전히 다른 붉은 보석에 꽂힌다. 원한을 품은 보석을 품어버린 화산 도깨비는 어떠한 비명도 지르지 않은 채 그저 그들의 힘을 온 몸으로 느낄 뿐이다. 도깨비의 육신은 붉은 덩어리만을 남기고 녹아내리듯 사라진다.
Vv히데vV: 드디어...
PMxoxo: 끝났다......
/마음 속으로는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세 사람이지만, 각자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기운을 차리고 마무리 작업을 시작한다. PMxoxo는 안도의 한숨을 푹 쉬고는 커다란 보석을 미라주 컴퍼스로 회수하는 매킨토시의 등 뒤에 서서 질문을 한다.
PMxoxo: 마유미 군, 화산 도깨비는 어쩌다 이렇게 된 것 같아?
매킨토시: 마그나 몬타나 화산의 화신, 즉 "화산 그 자체"일 터이다. 이 화산 자체가 생명력을 지닌 신성하고 거대한 존재라는 뜻이겠지. 화산은 자연의 일부이나, 플로리아의 자연과는 달리 인간에게는 공포심을 더욱 크게 심는 존재이다. 현실의 화산이 관광지 혹은 자연재해의 원인, 이렇게 이중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듯이. 인간의 해석을 이 자가 인지를 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해. 심림의 사자와 비슷한 메커니즘이라고 본다.
매킨토시: 장애물들에서도 확인 가능하듯, 이 화산의 활동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주민들은 화산 도깨비의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많이 가지게 된 실정이야. 때문에 마그나 몬타나 화산과 더불어 마을 자체에 대한 타 지역의 인식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군. 그래서 최근에는 마을과 화산의 관광객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 보석을 마주한 것이지. 불안감과 소외감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저 폭력적인 모습을 하게 된 듯하다. 도중에 보석이 폭파한 것도 그의 괴로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증거가 아닐까.
PMxoxo: 그런 거구나. 헤헤, 정말 생각보다 섬세하네. 언젠가 시간 나면 내게 더 많은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 줘!
매킨토시: 후후, 물론.
/PMxoxo와 매킨토시는 서로에게 미소를 짓는다. 서로의 상냥함을 확인한 뒤, PMxoxo는 Vv히데vV의 옆으로 향한다. 미라주 컴퍼스로 자신의 스킬을 확인하는 Vv히데vV의 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건 착각이 아닐 것이다.
PMxoxo: 아마미네 군, 정말로 제 2스킬을 그걸로 정해도 괜찮아?
/상대는 살짝 머뭇거리는 듯하지만, 끝내 계속 숨기려 했던 심정을 털어놓는다.
Vv히데vV: 솔직히, 후회가 완전히 안 되는 건 아니에요. 전 최고로 멋진 공격 스킬을 보유한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어요.
Vv히데vV: 하지만 모모히토 선배와 에이신 선배와 함께 게임을 하면서, 때로는 팀원들의 페이스에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고민을 한 보람이 있어서 저는 좋아요!
/Vv히데vV가 신경 쓰고 있는 것운 스킬 뿐만이 아니다. 보석이 폭파하는 패턴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러나 가벼운 버그라고 생각하면 해답은 풀린다. 일시적 버그일 것이다, 라고 Vv히데vV는 얼버무린다. 어쨌든, 이번 스테이지는 적어도 이 두 사람에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터이다. PMxoxo는 자신의 동료들이 얼마나 자신과 함께 역경을 돌파해 나가고 싶어하는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 역시 얼마나 그들에게 의지하려 하는지도. Vv히데vV는 동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의 전략을 재고하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정말 간만에 게임다운 게임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뿌듯한 기분이 든다.
Vv히데vV: 하여튼, 모두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Vv히데vV: 가는 길에 편의점이나 갈까요? 오랜 시간 목아픈 곳에 있었더니 시원한 거 마시고 싶어요!!
PMxoxo: 좋아! 안 그래도 눈여겨 보고 있던 신상 디저트가 있었는데! 그거 먹어야지~
/Vv히데vV와 PMxoxo가 흥겹게 거울 기둥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부드러운 표정으로 조용히 지켜보던 매킨토시. 그의 눈빛이 느닷없이 살기로 번쩍이기 시작하더니, 그 두 사람의 앞에 날카로운 화살 광선을 쏜다. 화살은PMxoxo의 왼발끝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 땅에 묵직하게 박힌다. 광선이 자신의 발 옆쪽에 겨우 꽂혔다는 사실과 매킨토시가 자신을 쏘았다는 믿기지 않은 상황, 이 두 가지에 놀란 PMxoxo는 비명 대신에 항의를 하는데.
PMxoxo: 앗! 뭐야, 마유미 군! 갑자기 화살 광선을 날려서 놀랐ㅈ...
매킨토시: 기다려. 거울을 부수지 마라.
PMxoxo: 무슨 소리야, 사무소로 안 돌아갈 거야? 우리 곧 드라마 촬영과 라이브가 있어.
Vv히데vV: 에이신 선배, 갑자기 왜 그러세요...
/매킨토시는 두 사람의 걱정에는 아랑곳 않고 이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차가운 시선을 던진다. 여전히 이 두 사람은 최연장자 멤버가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그 때, 매킨토시가 미세하게 으르렁거리며 "누군가"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매킨토시: 붉은 보석을 뿌린 자는 너인가? 염탐하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는 게 좋을 거다.
/이제서야 Vv히데vV와 PMxoxo는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렇다, 몬스터가 왜 "몬스터"가 되었는가에 대한 의구심. 그 의구심을 해소할 존재를 매킨토시는 감지한 것이다! Vv히데vV는 갓 노우즈를 착용하... 는데, 주위에 어떠한 것도 감지되지 않는다. 이상하다. 매킨토시는 "그것"을 느끼고 있는데, 갓 노우즈는 그것이 있다는 것을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 무지의 공포가 Vv히데vV를 엄습하여 자기도 모르게 크게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는 "그것"을 향해 고함을 지르게 된다.
Vv히데vV: 너는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 아쉽게도 짐승같은 녀석 덕분에 계획에 차질이 생겨 버렸군.
/중후한 목소리의 검은 실루엣이 저 멀리 돌기둥 뒤에서 나타난다. 목소리와는 달리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호리호리한 체형의 인격체는 세 사람을 향해 미끄러지듯 걸어오기 시작한다. 길고 검은 머리에 검은 연기처럼 하늘거리는 검은 복장을 입고 있어 한층 기이함을 더하고 있는 이 자는, 가장 먼저 자신을 인식한 매킨토시의 그림자를 짓밟으며 자신을 쏘아보는 그에게 조소의 이를 드러낸다.
???: 하지만 이렇게 나의 존재를 인지해 준 녀석이 있다니, 고마운걸. 다른 녀석들은 나의 존재에 대해 그다지 의구심을 갖지 않더라고. 나를 한낯 세타나 심림의 사자 따위의 몬스터라고만 생각하는 게,
???: 재수없어.
/가이드북을 거의 외우다시피 한 Vv히데vV는 마그나 몬타나에 저렇게 생긴 녀석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슬슬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이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공식 측에서 숨겨놓은 히든 보스인가? 히든 보스는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나오도록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그게 아니라면 NPC인가? 그런데 이 게임은 NPC가 던전에 나오는 시스템인 것도 아니다. 그래도 일단은 의문의 인물과 마주하게 되었으니 대화는 해 봐야 할 터이다.
Vv히데vV: 너는 누구냐? 네가 『리플렉션 월드』의 흑막같은 녀석인 거냐? 플로리아와 마그나 몬타나의 생물들을 몬스터화시킨 게?
/흑막은 아주 조금 놀란 표정을 짓는다. "『리플렉션 월드』의 흑막"이라고 부르기에는 이 게임의 타이틀을 잘 모르는 듯하다. 코웃음을 한 번 치며, 지금까지의 사건의 원흉은 말을 잇는다.
???: 『리플렉션 월드』? 아, 너희는 이 세계를 그렇게 부르는 건가? 재밌군, 너희 멋대로 우리의 세계를 그렇게 부르다니 말이야. 다른 녀석들은 다들 나를 "먼지의 정령"이라고 부르던데. 정말 인간들은 제멋대로야. 나를 부르고 싶은 대로만 부르고 보고 싶은 대로만 봐.
/아, "먼지의 정령"이라고 하면 커뮤니티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키워드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스테이지 3에서 등장한다고 했는데? 다시 회상을 해 보니 정말로 스테이지 3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고 했다. 스토리도 "'먼지의 정령'이 여행자들의 앞길을 막는다"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 스테이지 2가 완전히 끝나고 나서, 그리고 플레이어 앞에 나타나지 않고 일부러 숨어서 등장할 수 있는 거지? Vv히데vV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인간을 향한 정령의 비관적 태도에 PMxoxo와 매킨토시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진다. 아무리 인간과 대적하는 적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상대 종족을 일반화하여 혐오하는 것도 인내하는 데에 정도가 있다. 존재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신의 긴 소매를 꼭 붙잡고 있던 PMxoxo가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연다.
PMxoxo: 비아냥대는 태도는 접고 네가 이런 나쁜 짓을 일삼는 목적을 먼저 말해줬으면 좋겠네.
/"먼지의 정령"은 PMxoxo를 향해 눈동자를 굴린다. 그의 붉은 구슬과 자신의 잿빛 구슬이 마찰하는 순간, 조롱과 혐오로 가득한 표정은 묘하게 싱그러운 표정이 된다. 기분 나쁠 정도로, 마치 상대의 심연 속에 증오의 씨를 뿌릴 준비가 되었다는 악마와도 같은 얼굴로. PMxoxo는 그 미소에서 느껴지는 꺼림칙한 분위기에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친다.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상대가 동요하는 모습을 본 "먼지의 정령"의 얼굴은 다시 싫증으로 찌그러진다.
???: 왜 도망치려는 거지? 이미 나와 마주하게 된 이상 나를 피할 수 없을 텐데. 너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나의 영역에 들어와 있었어. 저 하찮은 녀석들에게 직접적으로 씨앗을 뿌리지 않은 그 시절에도, 너희는 나에게 지배되어 왔지.
매킨토시: 씨앗... 그렇다면 지금까지 세타를 비롯한 생물체에게 그 붉은 보석을 주입한 건 다름아닌 너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군?
매킨토시: 일이 빨리 풀리겠네. 네 진의를 밝혀라.
/어느 때보다 무겁고 날카롭게 으르렁대는 매킨토시의 목소리에, "먼지의 정령"은 그제서야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떠올렸다는 듯 자세를 고쳐잡는다. 상대를, 아니 세상의 만물을 아니꼽게 바라보는 듯 턱을 위로 올리고 먼지처럼 꺼림칙한 검은색으로 뒤덮힌 손을 세 명의 여행자 앞에 내민다.
헤이트레스: 나의 이름은 "헤이트레스." 모든 힘의 근원이 되는 존재.
헤이트레스: 내게도 엄연히 고유한 이름이란 게 있어. 먼지라고 불릴 정도로 하찮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내가 저 가여울 정도로 약한 자들의 심장에 붉은 씨앗을 심으면 모두가 용감하게 적을 향해 돌진한다고. 나의 힘으로 작은 이는 강해지고, 강한 이는 더욱 강한 힘을 얻게 되지. 나름 그들에게 축복이라고 보는데. 그게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 이 곳에서 너희를 마주한 목적이 되겠지.
헤이트레스: ㅡ물론 그 축복을 너희에게도 내리러 왔다.
/복잡한 머리 속에 들어온 헤이트레스의 말에 Vv히데vV는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다시 그를 상대하기 시작한다.
Vv히데vV: 이상한 소리 좀 그만 해!! 네가 우리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아무리 네가 "적"으로 설계된 녀석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모든 생물을 증오할 필요가 있는 거야?? 의미 없는 혐오를 하는 이유가 뭐야??
/헤이트레스의 목소리가 세 사람을 한 입에 전부 집어넣을 정도로 거칠어진다.
헤이트레스: 바로 이러한 언동 때문에. 너희는 나의 힘을 완전히 간과하고 있어. 너희가 그런 정신머리를 가질 수 있는 건 "내"가 있어서야. 내 힘을 빌리고 있는 주제에 인상을 찌푸리고 나를 향해 지독한 말을 내뱉지.
헤이트레스: 그렇기 때문에 너희가 무척이나 재수없어.
매킨토시: 발르 미장센!!
/매킨토시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용감하고 빨갛게 빛난다. 인간을 모욕하는 저 검은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완전히 뿌리뽑고 말겠다는 선명한 의지로 두 눈에 비추어진 심장은 평소보다 또렷이 드러난다. 그런데 그 앞에 있는 "검은 것"의 정확한 명칭이란 무엇이지? 그가 마주하고 있는 저 아지랑이란? 매킨토시는 느끼지 못하는 이 애매한 틈새가 헤이트레스에게 어떠한 생채기를 남기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매킨토시: 이런...!
헤이트레스: 그래, 바로 이 점이 재수없어.
/헤이트레스는 낮게 속삭이며 처음으로 매료술이 막힌 사실에 당황한 적에게 붉은 빛을 되돌려주듯 자신의 날카로운 붉은 보석을 그를 향해 투척한다. 그 작은 것의 위력은 이제 겨우 큰 고비를 넘긴 지금의 매킨토시가 감당하기에는 한없이 강력하다. 그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온 몸에 충격을 받아 비명과 함께 거울 기둥까지 날아가고 만다. 지금까지 그가 모으고 있던 붉은 보석 파편들이 불꽃처럼 퍼져 바닥에 떨어진다.
매킨토시: 아악!!
Vv히데vV, PMxoxo: 에이신 선배!!!/ 마유미 군!!!
/헤이트레스는 모기가 팔뚝을 문 듯 아주 하찮을 일을 경험하는 것마냥 비딱한 표정을 짓고는 만신창이가 되어서 잔기침을 연신 내뿜는 매킨토시의 앞으로 다가간다.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지만 그의 발에서는 보석이 밟혀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자신의 적 앞에 선 헤이트레스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는 그의 턱을 자신의 차가운 오른손으로 치켜든다.
헤이트레스: 네게는 조금 감동했어. 너는 그래도 나를 알아본 것 같군.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친히 너희를 위해 약간의 호의를 베풀도록 하겠다.
/증오만으로 가득 차 있는 헤이트레스를 노려보는 매킨토시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상대를 붉은 광선으로 지져버릴 듯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마주한 모든 생물들이 이 자의 붉은 보석에 의해 "적"이 되었다. 이기적으로 다른 생명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 자를 내버려 둘 수 없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것을 직접 실행할 기력은 이제 없다.
매킨토시: 으......
/헤이트레스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매킨토시의 턱을 그대로 잡은 채 반대 손으로 씨앗을 던져 기둥의 얇은 거울막을 깨뜨린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떠한 수도 쓰지 못한 채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Vv히데vV와 PMxoxo를 향해 몸을 돌리고는 잡히지도 않을 것같이 생긴 반투명한 베일 재질의 옷자락을 가벼이 잡고 무릎을 살짝 굽혀 고상하게 인사를 한다. 혼자서 부조리극을 연출하는 듯한 이 과정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두 사람의 안면근육은 더더욱 찌그러진다.
헤이트레스: 어서 오세요, 『리플렉션 월드』의 세계에.
헤이트레스: 이제부터, "태초부터" 너희는 나의 손바닥 안이다.
Vv히데vV: 이봐, 잠ㄲ...
/Vv히데vV, PMxoxo, 매킨토시 세 사람에게 지워지지 않는 검댕과도 같은 말을 남기고서는 성냥의 불이 꺼지는 듯한 형상을 하며 사라진다. PMxoxo가 급히 매킨토시를 부축하러 간 사이, Vv히데vV는 고뇌에 빠진다. 제 2스킬을 고안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훨씬 갑갑하다. 필드 곳곳에 뿌려진 붉은 씨앗. 기록되지 않은 화산 도깨비의 공격 패턴. 헤이트레스라는 자의 등장. 두 손이 저절로 양쪽 관자놀이로 향한다. "게임 마니아"인 그는 게임을 하면서 이런 상황을 마주해 본 적이 없다. 없어야 했다. 시스템 내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는 게임이란 것이 "개인 행동"을 하고 있다. 창작물이 자유의지를 지닌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예외 상황이다. Vv히데vV에게도 PMxoxo에게도, 오늘의 『리플렉션 월드』에서의 즐거운 기억은 공포의 악몽이 되어있다. 헤이트레스를 직접적으로 마주한 매킨토시는 자신의 턱을 쓰다듬더니 나쁜 꿈을 꾸고 막 일어난 사람마냥 멍한 눈빛으로 Vv히데vV와 PMxoxo를 바라보고는 질문을 던진다.
매킨토시: 이거... 게임 맞니?
-To be continued
지금까지의
Vv히데vV
-레벨: 17
-습득한 테크닉 수: 3개
-습득한 스킬 수: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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