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고묘한
* 이환연은 숨을 골랐다. 아무리 숨을 골라도 그의 손의 떨림은 사라지지 않았다. 출혈과 피로. 이 두 가지가 몰려오니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웠다. 자신이 어떻게 정신을 갖고 서 있는지도 이해하지 못한 채, 이환연은 눈앞의 마교도를 하나라도 잡아내어 이환야의 행방에 대한 실마리를 알아내겠다는 집념 하나로 흑의인들 앞에 일어섰다. 이환연은 지금이
* '반드시 생포한다.' 이환연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잡아 이환야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이환연이 집안의 말림에도 고집을 굽히지 않고 강호를 나선 이유였다. 소식 하나 알 수 없었지만, 이환연은 이환야가 마교에서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다. 이환연이 아는 이환야는 그런 인물이었다.
* 이환연이 손에 든 청색의 호패. 그것은 이가장에서 값을 받고 강호에서 가주에게 일을 받아 활동하는 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호패가 분명했다. "응? 이가장 호패네. 이 녀석들이 갖고 있었어?" "이 호패… 아세요?" "그럼. 거기 깐깐한 가주 아저씨가 단골손님이거든. 어찌나 귀찮게 하는지, 악질이야 악질. 왜 본부에선 그런 사람을 받아주는 건
* 이환연은 다시 내려치는 검에 몸을 틀어 검을 피하고는 손에 흙을 쥐어 그에게 뿌렸다. 잠시 상대의 시야가 가려진 틈을 타 그를 발로 차, 거리를 벌리고 놓친 검을 주웠다. 상대의 시야 탓에 시간의 여유가 생기자, 이환연은 오른팔의 소매를 걷었다. 본래 제대로 아물지도 않은 상처가 강한 힘을 무리해서 막으려는 탓에 벌어졌는지 붕대가 검붉게 물들어 가고
* 남세화는 청부업을 받는 사람이다. 그가 오늘 행한다는 의뢰와 관련되었을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었지만, 이환연은 왠지 모르게 밀려오는 불길한 예감을 지나칠 수 없었다. 그가 아는 남세화는 일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히 처리하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보내는 생명을 존중하는 정신이 있었고 그들의 최후를 책임져줄 때도 있는 만큼 미련한 사람이기도 했다. 더
* “엥? 아냐 아냐. 진정해 연비 대협. 아직 술도 다 마시지 않았다고.” 사람들에게 사례도 받지 않는다면서 뭐 그리 좋다고 나서는지 남세화는 이환연을 통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도 보면 그저 진정하라 했을 뿐인데 저렇게 불안한 얼굴로 떨떠름하게 자리에 앉고 있지 않던가. “누가 보면 못 가게 한 줄 알겠네.” 어느새 술 한 병을 다 비운
* "아버지. 왜 형님을 그냥 보내주시는 겁니까." 이혁린이 이환연의 처소에서 나오자, 처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둘째 공자 이환위가 차가운 음성으로 이혁린을 멈춰 세웠다. "매번 저렇게 돌아오시는데 부모로서 당연 막아주셔야 함이 아닙니까? 저러다 큰일이라도 입으시면..." "환위야." 이혁린은 강하게 말해오는 이환위의 말을 멈춰 세웠다.
* 중원 강서에 위치한 이가장(李家莊). 빠르게 부상한 샛별과도 같은 가문이다. 가주의 훌륭한 지략과 노력으로 가문의 표국을 운영하며 강서에서의 입지를 키웠다. 이가장을 이끄는 가주 이혁린은 뛰어난 심계와 책략가로 그의 손에서 불이익을 취하는 경우는 없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자에겐 한없이 무자비하며, 자신의 사람엔 한없이 자비로운 사람이다. 게다가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