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아무말해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너만은 잘 지내길 바래_제이, 잭 재스퍼의

그 지독한 루프에서 벗어나 드디어 바깥, 안에서는 수없이 많은 밤이 지나갔건만 바깥은 이제야 하루가 지난 모양이었다.

“아—. 사바세계의 공기는 참…….”

별 거 없네. 중얼거리던 그는 밝은 햇볕을 피하려 후드를 푹 눌러 쓰고 인파 사이로 파고 들었다. 각자 갈길을 가는 사람들, 도로의 차들이 만들어내는 소음. 그렇게 걷다보면 골목이 나오겠지. 그늘진 골목, 그것이 자신에겐 딱 어울리는 장소였다. 

 다만, 이 날은 그에게 그렇게 상냥한 날이 아니었다.

“소, 소매치기야!! 아이고, 누가 저 놈 좀 잡아줘요……!”

비명이 들려오는 즉시, 그의 몸은 움직였다. 누구 앞에서 감히 소매치기질이야? 욱하는 마음도 있었다. 벌써 지척으로 다가온 소매치기범의 발을 걸고 팔을 잡아 매쳤다. 우당탕 소리와 함께 팔을 꺽어 제압하고 있으면 주변의 사람들은 감탄하며 제압을 돕거나 박수를 쳐주는 것이었다. 나 참, 별 것도 아닌데 박수를 친다. 싶었다. 조금은… 기뻤다만. 

이내 경찰이 당도했을 때에 그는 이미 그 거리에서 사라져 있었다. 

*

한참 뒤의 어느 골목. 그 때에도 제이는 참 곤란한 상황에 마주하고 있었다. 아, 그래. 이번엔 강도다. 한 손엔 칼을 든 강도. 

“가진 거 다 내놓지 않으면… 재미 없을 거다……!”

언젯적 멘트를 지껄이고 있는건지, 구닥다리 멘트에 신물이 날 것 같았다. 제이는 우선 말을 듣는 척 하면서 주위에 사람이 있는 지 살폈다. 좌, 빈 골목. 우, 행인 둘이 멀리 떨어져 있음. 오케이. 제이는 속으로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세웠다. 총을 쓰자. 다리를 쏘면 제깟것도 어쩔 수 없겠지. 얌전히 잡힐테다. 자신도 살고, 강도는 제압하면 좋지만, 죽으면 별 수 없었다. 뭐, 그런 정도의 생각이었다.

“난 가진 게 없는데 말이야.”

“진짜 없어?! 주머니라도 뒤져보라고!”

“바라신다면야.”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늘 그렇듯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총을 꺼냈고, 강도가 놀랄 틈도 없지 탕, 발사하면 끝인 일이었다. 그런데 무언가 걸린 것 처럼 방아쇠가.

“어?”

“이, 새끼가……! 사람 놀리고 있어!”

이내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그의 복부로 파고든다. 불에 데인 듯한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촉이 온 몸을 덮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행인은 도망치고 주변은 피로 흥건하게 물들었다. 

“네, 네가… 네가 자초한거야……!”

제이는 그렇게 바닥에 쓰러졌다. 익숙한 피에 감싸져서, 점점 차가워 지는 몸을 어찌할 바 모른 채, 마지막은 어떻게 되는 걸까, 생각할 동안의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아, 밍기뉴. 나의 라임. 마지막에 그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가 생전에 가장 소중히 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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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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