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클로젯] Exorcist

Exorcist - 1

마블X클로젯

*{} 내의 말은 한국어.









07:00.









XXXX년 X월 X일.



사건 발생 후 약 2주. 쉴드 소속 요원 총 다섯, 원인 불명의 실종.

실종된 위치는 모두 동일하며, 현재까지 발견된 것 전무.



실종 전의 요원들 전원 환각, 비명, 기타 등등의 이상상태를 보임. 이 역시 원인은 불명.

요원 다섯 전원, 유사한 형태의 그림을 그림. 그 모양은 다음 장 첨부된 사진자료 참고.



실종 장소에 사람의 흔적, 또는 동물의 흔적은 전혀 없으며, 인간의 힘을 제외한 이상현상으로 추정.





“그래서? 저번에 의논한 자료잖아.”



갑자기 국장실에 불려나온 어벤져스 소속 멤버들, 그 중에서도 토니는 한 쪽 눈썹을 들어올리며 의문에 찬 눈으로 닉 퓨리를 바라보았다. 이 지점에는 어벤져스 멤버들도 모두 출동한 바가 있고, 현재 쉴드에서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보고받은 기억이 있었으며, 뭐, 힌트가 될게 있으면 보고해라... 여기서 끝났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보고를 안한 것도 아니고. 그에 맞추어 다른 멤버들도 이해가 안되기는 매한가지였는지, 고개를 슬며시 끄덕였다. 이내, 뭔가 새로 발견한 거라도? 하고 묻는 브루스의 조심스러운 말에, 모두가 닉 퓨리를 주목한다. 애꾸눈에 어두운색 피부를 가진 남자는 그런 시선에 일체 동요치 않은 표정으로, 새롭다면 새로운 사실이지, 하고 자료 하나를 턱, 하니 던졌다.



“...이 사람은 누구지?”

“현재 조사 중인 저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해결한 사람. 듣자하니, 엑소시스트 라더군.”

“Hey, 진심이야?”



곧바로 반문한 토니와는 달리, 자료 속에 나타난 남자의 얼굴을 눈짓한 스티브 로저스는 닉 퓨리의 말을 듣고선 그의 얼굴을 그저 빤히 바라보았다. 엑소시스트라니. 그의 의지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할 말을 찾지 못한 그와 달리, 토니 스타크는 어이없다는 투로 입을 연다. 당신도 이런 류는 대부분 사기꾼인 거 알잖아, 의심많은 양반이 뭘 믿고? 기가 차다는 듯 뱉은 말과 함께 얼굴을 찡그린 토니가 거침없이 서류를 뒤적이자, 뒤이어 다른 멤버들도 한 부씩 들고 서류를 찬찬히 읽어내렸다.



이름, 경훈 허(GeongHun Heo).

나이, 34세. 

국적,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

현직업, 엑소시스트. 

출신 학교, 없음.



{퇴마사 허 실장} (Exorcist Heo, Director.)이라는 이름으로 퇴마기록이 담긴 블로그 운영 중.

한국에서 일어난 옷장(Closet) 속으로 들어간 32명의 아이 실종사건 해결.



[스크랩] 옷장 속으로 사라진 32명의 아이들의 진실.

.

.

.



“그러니까, 이 허 실장?이라는 놈이 이 사건을 해결한 엑소시스트다. 그런 말입니까?”

“믿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는 거라기엔...”

“이미 의뢰를 맡겼으니, 생각해보자는 의견만 제외하고 들어보지.”

“이미 맡겼다고요?!!”



한국엔 또 언제 갔다 온 거래?! 아니, 상의를 안할 거면 우리는 왜 부른 건데? 웅성웅성, 이리저리 흐트러지는 분위기의 사이를 나타샤가 한 차례 손뼉을 짝!! 하고 치면서 정돈한다. 그래서, 답변을 좀 해주셔야겠는데요. 나타샤의 눈에 닉 퓨리는 제 한 쪽 눈을 느릿히 깜빡이며 말했다. 

내가 자네들에게 물을 것은, 그와 함께 행동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네. 그 말에, 스티브 로저스와 토니 스타크, 나타샤, 바튼은 꽤나 떨떠름한 기색으로. 샘, 브루스 배너와 비전은 그저 그런 표정으로, 토르, 버키, 그리고 피터 파커, 완다는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운 기색을 보인다. 그야 정말 수상한 자라면 문제가 되니 따라다니란 의미겠지만...



“차라리 우리 중 한 명이 다시 가보는건...”

“저도 좀 더 신중한 쪽이 낫지 않나 싶은데요.”



그래도 대부분이 좋은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아예 토니는 대놓고, 안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왜 그래? 드디어 미친거야? 하고 어이없다는 기색을 보였으며... 스티브도 이것 만큼은 납득하기 어려운지 고개를 꼬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타샤는 아예 사기꾼이 아니라고 자신하는 이유라도? 하고 팔짱을 낀 채 묻고, 클린트는 옆에서 코웃음만을 칠 뿐이었다. 나참, 이젠 귀신이라니.

비슷한 사건을 해결한 사례가 있더군. 방도는 많을 수록 좋지. 쉴드 요원이 흔한 것도 아니고. 마지막 말에 주위가 조용해진다. 그리고 곧이어, 그저 그런 반응을 보였던 이들이 날을 세우던 이들을 향해 일단 만나보는 건 손해는 아니지 않냐며 중재에 나섰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인 반응들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애초에 귀신이란건 매우, 매-우 비과학적이야. 토니의 말에 브루스도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의심에 가득 찬 어른들과 달리, 좀 더 어린 아이들은 꽤 들뜬 기색을 보였다. 대부분은 새로운 세계에 대해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초능력이 있는 세상, 여기저기서 기상천외한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 귀신이라고 없을 리가 있냐! 는 생각을 한 덕이라고 할까. 어리다는 면에서 흘러나온 유연함은 배척보단 수용을 택했다. 그리고 그 생각에 근거해서, 완다는 슬쩍, 토르를 향해 눈짓하더니 조심스레 이야기를 건넨다.



“근데 이왕 신도 있는 거, 귀신도 있지 않을까요?”

“맞아요! 충분히 가능하다 보는데.”

“꼬맹이들, 이거 너희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거든.”



단호하게 쳐내는 말에 입을 삐죽이는 어린아이들, 그리고 그런 어린아이들에게 스파이디, 같은 공학도가 그런 비과학적인걸 믿을거야? 하고 장난스레 말하는 토니.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에 스티브가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만약 사기행각을 펼치는 일반인이라면, 정말 위험해질 수도 있네만.

올곧은 말에 닉 퓨리가 그저 스티브 로저스를 바라만보았다. 버키 반즈는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며 홀로 생각하고는, 한 발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뭐가 되었든, 먼저 알려주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브루스의 합리적인 말에도 닉 퓨리는 그저 차분하게 그들을 바라보다, 토니가 Hey, 애꾸눈 양반. 입 안열거야? 하고 말을 던지자 그제서야 굳게 닫혀있기만 하던 그 입을 열었다.



“저기, 왔군.”

“뭐?”



그 말에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돌린다. 아니, 맡겼다는게 지금 바로 불렀다는 의미였어? 어이없다는 기색들이 한껏 몰려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편에서 말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저거 지금 혼잣말하는 거지? 클린트가 의아한듯 고개를 기울이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말을 나타샤가 받아 대답한다. 아마, 그럴 텐데.



“{와우, 분위기 싸한 것 좀 봐.}”



들려오는 말소리는 다른 나라의 언어였다. 영어가 아니니 알아듣기에는 어렵다. 특히나 스티브라던가, 버키라던가, 토르라던가... 뭐, 그런 이들은. 그나마 스파이로 잠입하는 경험이 많은 나타샤 로마노프가 일부 알아들었기에 쓸데없는 말이라 생각했다. 토니 또한 헬렌 박사 덕에 몇 마디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뭐가 되었든, 쓸데없는 말인 것 같기는 했다.

남자는 혼잣말이 굉장히 많았다. 역시나 한국말이었기에 어벤져스는 알아듣지 못했겠지만, 대충 해석하자면- 와우, 국장실이라니. 허경훈 출세했네, 이런 곳도 다 와보고. 건물이 큰 것 치고 생각보다 잡귀도 별로 없는데- 오, 취소. 저쪽 분은 좀 많은 편이네- 같은 류의 것들. 그리 혼자서 잘도 이런저런 말을 하던 그가 이내 그들과 눈이 마주치고, 능글맞게 웃어보인다. 안쪽에 있던 모두의 앞에 행색을 드러낸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적당한 높이에 펼쳐진 채 멈춘 손은, 아마도 악수를 의도했을 터다.

검은 머리카락. 살짝 주황빛이 감도는 피부색. 동양권인 티가 나는 얼굴. 남자는 그리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았다. 하긴, 30대 초중반이니. 안좋게 말하면 경박스러운 남자는 제 악수에 멀뚱멀뚱 서있는 이들을 보곤 쩝, 하고 어깨를 가벼이 으쓱이더니... 누가봐도 수상한. 특별히 영어로 뽑았다며 붉은색에 궁서체로 이름이 적힌 명함을 내민다.



“처음 뵙겠습니다. 퇴마사 허... {실장이 영어로 뭐더라? 어- 음- 아.} 허 실장. 실장들이 일을 잘하니까.”

“나와는 이전에 직접 만났었지. 이쪽과 인사부터 나누지.”

“오, 이쪽이 그 유명한 어벤져스죠? 나도 소문은 많이 들었지. 유명인들이잖아. 근데 당신 기가 되게 센데, 와우. 잡귀들 다 도망가는 거 봐.”



대답을 듣지도 않고 혼자 이러저러 말을 하다가 뜬금없이 스티브를 보며 감탄하는 모양새에, 영 미덥지 못하다고 나타샤가 중얼거렸다. 동감한다는듯 샘과 클린트가 고개를 끄덕였으며, 전 피터 파커에요! 하고 말하는 스파이디에 남자는 와우, 너도 기 엄청 세구나! 하고 다시금 감탄한다. 그리곤 멀뚱멀뚱, 그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근데 다들 그렇게 멍하니 서있기만 하고 소개 안해줄 거에요? 나 그냥 여기 서있어?”



본인을 가리키곤 실실 사람좋게 웃으면서, 그리 말하는 남자. 보통 어벤져스를 바라보면 긴장해서 말을 못하거나, 적어도 닉 퓨리 앞에선 표정이 무의식적으로 굳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반인이라면 말이다. 눈 앞의 남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본인 할 이야기를 계속해서 늘어놓고 있지만.

토니보다 말많은 사람은 처음 봤어. 누군가의 중얼거림에 토니가 슬쩍 얼굴을 찌푸렸다. 낯선 이에 서린 어색한 공기가 안을 채우는 새, 남자는 여전히 웃는 낯으로 그들의 앞에 서서 말을 이었다. 받아줄 이가 없어도 상관없다는 양, 아랑곳하지 않는 것에 퇴마사라는 직책보다도 특이하다 여겨질 정도로.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그들이 느낀 남자의 첫 인상은...

“진짜 세워둘 생각은 아니죠? 의자라도 하나 주지, 걸어오느라 다리가 좀 아픈 참인데. 여기 건물 되게 크더라고요. 저쪽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거리가.”

한 마디로 정리해, 이상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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