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프로필 C

실제 자캐 커뮤니티 합격 프로필 / 23.09.12



비유: 1比喩 2卑幼 3鄙儒, 또한 4肥遺

༺═──────═༻



❝ 덕을 빌기엔 맞지 않은 상대임을 알잖나.❞

  

: 외관 : 

항상 영 삐뚜룸한 행색이다. 관상에서 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눈이라건만 정작 눈의 동자가 양쪽이 서로 다르다. 한쪽은 정상적인 인간의 눈과 같은 것, 한쪽은 세로로 죽 찢어진 짐승의 것. 홍채도 뚜렷하게 들어 있지 않는 텅 빈 눈깔이다. 분명 뚜렷히 망막에 상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나 소름이 끼친다는 인상을 준다. 따라 그다지 불만은 있지 않은 채라도 남이 보기엔 영 재수 없는 놈으로 보였다. 잃어버린 시각을 대신할 청각을 담아야 할 귀는 뾰족하게 죽 찢어졌다. 양 귀 모두 구리색의 풍경風磬 끝 달랑거리는 종을 단 채로 허약하게 비쩍 마른 몸 감싼 흑백의 여즉 송의 의복이었다. 다만 하나 허리끈 붉은 색이었으나 얌전히 앞으로 가려 맞잡은 손 좀처럼 풀 생각을 않기에 곧잘 보여주지는 않았다. 말끔히 나은 팔 다리 복부에 헐거워진 옷 속의 천 붕대는 핏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은 모양인지 아직 얼룩덜룩한 부분이 남아 있었다. 여즉 풀지 않은 것은 아마 다쳐서보다는 다치더라도 조금이나마 덜 아파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 치 즈음 굽이 있는 까만 제 아무런 자수도 없는 것 이제는 밑창 헤어진 것 보일 정도로 낡았으나 별 다른 문제 없이 곧잘 신고만 다녔다.

: 이름 :

乱 루안 

 

 

: 종족 :

요괴 / 비유 : 흔석산 효수嚻水 재앙의 뱀. 마을에 나타나면 가장 먼저 목격한 가족에게 좋지 못한 일이 생기며, 나라가 기운다고 전해진다.

 

: 나이 :

 2189

 

 

: 키 및 체중 :

168 / 52

  

 

: 성격 :

겁쟁이, 얌전한, 자기주장 없고 멍하게 가만히

모르는 사람 보자 하면 쟤 최근에 큰 일이라도 있었는가 질문 나올 듯 멍한 시선에 기운도 없어 보인다. 말 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나 전부 느릿느릿하여 보고 있노라면 속 터질 지경이다. 응당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닌 오히려 반대, 말수가 적은 것에 속한다. 짧은 문장을 작은 소리로 웅얼웅얼 말하는 것 때로는 귀를 가까이 대지 않으면 무슨 소린지 도통 알아듣지 못할 때도 많았다. 사람 눈 마주치지도 못하니 말은 두 배로 알아듣기 힘들었다. 눈만 못 마주치면 다행일까, 앞에 누가 있기만 해도 눈치 살살 보며 긴장하기에 바빴다. 소위 말하는 어지간히 사회성이 없는 사람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오지랖이 어지간 넓은 편이라 주변에서 누가 넘어졌다고 하면 전전긍긍 같이 불안해했다. 다만 여전히 떨어지는 사회성에 말 붙일 용기는 없어서 그저 두 배로 긴장한 채로 바라보는 게 고작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차라리 둔하면 좀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아서 그대로 주변의 일을 받아내고 견뎌낼 뿐이었다. 여즉 한심한 사람. 만일 조금 다정한 사람이 바라봐줬다면 기껏 불쌍한 사람? 부정적인 평가는 아마 떨쳐낼 수 없을 테다.  

간혹 말에 쓸모 없는 한자어가 곧잘 섞였다. 아마 옛날 사람이라 그렇겠지. 안분수기 安分守己 따위의 말도 대부분에게는 요즘 누가 그런 말을 해 말도 안 되는 소리였겠지만 이천 살 비유에게는 나름의 신조어이다. 속된 말로 꼰대같은 소리를 자주 한다. 입 터졌다 하면 죄 도덕 이야기다. 지금은 조금 힘들겠지만 그래도 버티다 보면 좋은 시절이 올 거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에게는. 혹은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지. 어쩌구 저쩌구. 이천 살 비유야 당연히 모든 일 그저 지나가리다 생각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으니 그게 가능할 지 몰라도 젊은 아이들에게는 영 와닿지 않는 이야기를 해 댄다. 요즘 젊은 말로 웃기고 자빠졌다 내지 꼴값이다 두 단어로 구절로 대강 정리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뭐예요? 짜증나게 하지 말고 그냥 가던 길 가세요.

 

 

: 기타 :

一 요괴와 인간이 분리된 마을, 대략 인간들에게는 요괴가 전래동화 즈음 되어 내려오는 마을의 산골짝 옥동굴 속에서 살고 있다. 수도로 내려오지 않은 지 대략 삼백오십 년 즈음 되었다. 부러 기간 맞춰 내려온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바깥 구경 한 번 해 보자니 축제 기간이 겹친 놈이다. 겨울에는 민간 신앙 굳게 믿는 인간 마을에서 바쳐 주는 공물을 먹고 산다.  따라 사회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사용하는 언어조차 옛적 어르신 말인 경우가 다분하다. 생일은 1월 10일. 매 1월 10일마다 올라오는 공물의 양이 다른 주보다 두 배 즈음 많아 까먹지 않고 겨우 기억한다. 

二 분명 그 시기 평균 신장은 백 오십 즈음이라 커다란 뱀이라는 별명이 어울렸으나 지금은 그렇지도 못하다. 용케 아직도 살아 있다. 시력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니다. 자주 다치나 회복력 또한 빠르다. 불행히도 감각은 배로 예민한 편이라 다만 통각을 참을 뿐이다. 아파도 소리를 내지 않는 게 버릇이 되었다. 때문에 발에서 피가 남에도 참고 앞으로 걸어나간 적이 있어, 걸어간 곳 따라 피가 맺힌 자라 하여 재앙의 요괴라는 이름만이 조용히 굳혀졌다. 손이나 발이 작은 편이나 자각은 없다. 더위도 추위도 잘 타지 않는다. 다만 추우면 얌전히 잠을 잘 뿐이다.

三 자두와 복숭아 따위 과일을 좋아한다. 아무것도 없는 옥동굴 근처 가장 가까운 두 개의 과일나무는 각 자두나무 그리고 복숭아 나무다. 최근에는 석류도 신기하니 마음에 들었다. 딱히 먹지 않아도 죽지는 않을 몸이지만 썩어가는 공물 그대로 두자니 냄새도 나고 성가셔서 먹어치우다 생긴 취향이다. 다만 쌀 떡과 같은 부류는 여전히 어떻게 처리할 지 몰라 꺼린다. 눈깔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다르게 생긴 꼬라지가 흉함을 알아서 거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밤엔 호수 바닥에 시선을 주는 것도 달갑지 않다. 겨울은 좋기도 싫기도 하다. 아무것도 없이 심심한 하루를 꼬박 잠으로 보내게 해 주어 고마울 것이지만 가끔 살이 얼어 아프게 된다는 것이 퍽 싫다. 


 

: 비밀설정 :

모든 것이 불공평한 세상이라지만 아주 다만, 죽음과 재앙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간다고 했다.  어찌 그 재앙의 뱀이 사람을 알아보게 두겠는가? 루안의 눈은 시력이 없다시피 할 즈음으로 많이 망가져 있는 상태다. 대부분 형체를 구분하는 건 생긴 모양이 아닌 크기와 색상이다. 왼쪽 눈 조금만의 시신경이 남아 있고 오른 눈은 크기 구분만이 겨우 갈 정도로 흐릿한 세상이다. 비유를 인간계 땅에 내려보낸 천군께서 말씀하시길, 네 앞이 보였다가 특정 인물을 찾아갈 지 누가 알겠는가? 때문에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천군께서는 때문에 비유의 앞을 말짱히 만들어 주실 수는 없다고 하셨다. 그냥저냥 뜻을 받아들인 이천 살 비유는 이제는 쉽게 수긍한다. 가끔 손에 담긴 물건이 정확히 어떤 형상을 했는지 궁금할 적은 많으나, 색상만은 아직 구분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천군을 원망해서 무얼 하나? 양 귓볼의 풍경 소리도 전부 인간을 위해 천군이 채워 주신 것이다. 부디 이 소리가 들리면 도망가렴, 재앙의 뱀이 근처에 있음이니. 천군께서는 인간을 참 사랑하십니다. 그렇다면서 어찌 인간에게 동시에 재앙을 주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으로부터 대략 삼백오십 년 즈음 전, 루안은 자기 마을 시내에 산책을 가 본 적이 있다. 비유는 재앙의 뱀이라는 것도 결국 인간의 원념 속에서 나온 개념일 뿐이라 믿지 않는 사람 대부분에겐 한낱 뱀 요괴와 다를 것이 없다. 물론 루안은 이깟 이론 따위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여, 오직 딱 하나 산에 복숭아가 남아있는 나무를 찾으러 허둥대다 길을 잃어 마을로 흘러 온 것 뿐이었다. 거기 형씨, 왜 혼자 있어? 우리 좋은 것 많아. 나? 어영부영 끌려 가 들은 설명은 한 귀로 들어와 나머지 한 귀로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루안은 그곳을 생일 느껴지는 좋은 곳이라 일컫는다. 소리와 소음이, 그리고 따스한 온기가 퍽 좋았다. 

따라 한 달 조금 못 되는 시간 꼬박 시장엘 다녔다. 가는 길을 잊어먹기도 하고 길을 가다 발가죽을 찢어먹기도 했지만 루안은 여전히 그 소음이 즐거웠다. 중간엔 옥동굴의 옥을 조금 가져다 주니 아주 좋아했다.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키가 크니 사람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 머리가 기니 아이들이 머리카락에 꽃을 꺾어다 꽂아 주기도 했다. 특히 아이들이 꽤나 좋아했다. 걸을 때 마다 울리는 풍경 소리 신기하다고 졸졸 따라오기도 하는 걸 보아. 즐거운 분위기에 몸을 맡기다 대부분의 가게가 슬슬 문을 닫을 때, 루안도 아이들도 모두 헤어질 준비를 해야만 했다. 여전히 루안 옆에 붙어 집에 가지 않고자 하는 아이도 있었다. 싫어, 나 가기 싫어… 그러자 아이의 어머니가 읊는다. 너 그러다 저기 산에서 비유가 내려온다! 너 게으르게 살았다고 천군이 벌을 주실지도 몰라. 비유가 진짜 있어? 그럼 당연히 있지. 에이 거짓말. 혀엉, 비유가 진짜 있어?

묻는 아이는 루안과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몸이 굳는다. 컥컥 숨 넘어가는 소리를 몇 번 하더니 이내 앞으로 고꾸라 쓰러진다. 파하려는 시장터는 꼬박 어지러이 변한다. 화가 잔뜩 난 아이 아빠가 루안의 머리채를 잡아 움켜쥐었다. 너 내 아들한테 무슨 짓 했어? 동시에 머리채를 뒤로 미니 잘 가려놓은 루안의 뱀 눈 한 짝이 그대로 드러난다. 경악, 비명, 혼돈. 어리석은 인간은 제가 비유의 원념을 굳혀 놓고도 자기 잘못을 생각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비유는 그게 제 잘못이 아니란 것도 모른다. 그저 제대로 딛어지지도 않는 땅을 밟으며 풀숲으로 안으로 안으로 더 도망갈 뿐이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닿지도 못할 사과를 자꾸만 씨부렸다. 

천군이 인간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겠구나. 재앙의 뱀은 그리 생각한다. 옥을 주고서 선물받은 신발을 얌전히 바라본다. 이 초, 도로 동굴 가운데 바닥 눕는다. 다시는 인간과 어울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 결심은 곧잘 지켜졌다. 일 년, 십 년, 백 년… 그리 곱씹었던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비유는 또다시 무료해진다. 달디 단 철 딱 맞는 복숭아를 씹으면서도 생각한다. 나, 당이타가 먹고 싶어. 고작 따위 하찮은 이유로 다시금 시내로 내려간다.


카테고리
#기타

해당 포스트는 댓글이 허용되어 있지 않아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