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심해 속 얼어붙은 절망
비일상편-2
(창고, 공구세트 더미 선택)
- 카타나가 말한 공구세트가 이거구나.
쿠로마이: 어? 정말로 하나가 쓴 티가 나!
마츠자카: 그런가…?
쿠로마이: 이것 봐. 하나만 비닐이 뜯어져있잖아.
- 자세히 보니 그렇네. 공구세트 하나의 봉합비닐이 뜯어져있어.
마츠자카: 범인은 이 공구세트를 사용해 봉 지지대를 고정한 거구나.
쿠로마이: 아마 그렇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방법이 없으니까.
쿠로마이: 그런데 비닐은 어디갔을까? 교실에서도 안 보였잖아.
마츠자카: 어라. 생각해보니 그렇네. 필요해서 가져갔다거나 그렇진 않을거잖아.
- 필요한 단서일지도 몰라. 기록해두자.
단서-사용된 공구세트를 기록했습니다.
단서-사라진 비닐을 기록했습니다.
(봉 지지대 박스더미 선택)
- 이건 뭐지…?
쿠로마이: 앗! 봉 지지대다!
마츠자카: 봉 지지대?
쿠로마이: 응! 천장이나 문틀에 봉을 고정시키는 도구.
쿠로마이: 상자를 열어보면 부품들이 나올거야.
- 그 말에 나는 하나를 집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마츠자카: 보자기…? 아까 교실에 있던 그 흰색 보자기랑 똑같아 보이는데.
쿠로마이: 응? 그러고보니 그렇네? 그런데 그게 왜?
마츠자카: 교실에 있던 보자기에 피를 닦은 흔적이 있었어.
쿠로마이: 그렇구나…. 난 몰랐는데 카나타 대단해!
마츠자카: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크기는 어느정도일까?
- 그렇게 말한 나는 내용물을 꺼내고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마츠자카: 어디보자. 천의 크기는 가로 1m, 세로 1.5m고…….
- 설명서랑 부품들도 들어있구나.
- 어라? 이 봉 지지대 봉이 안 들어있네?
마츠자카: 쿠로마이, 원래 봉 지지대에는 봉이 없어?
쿠로마이: 브랜드에 따라서 다른걸로 알고있어. 이 제품은 봉을 따로 주지 않나봐.
쿠로마이: 어쩌면 어떤 봉이든 고정시키는 봉 지지대라던가?
마츠자카: 그런가….
- 일단 범인이 이걸 하시모토를 매다는데 썼다는 건 확실하네.
- 좋았어. 잊지 않게 기록해두자.
단서-하얀색 보자기의 정보를 갱신했습니다.
단서-창고의 봉지지대를 기록했습니다.
(카이도 선택)
카이도: 호오, 너희도 여기 조사하러 왔구나.
마츠자카: 응, 카이도는 혹시 어제 뭐 했어?
카이도: 음…. 난 신죠랑 바둑뒀는데? 신죠 연구교실에서.
쿠로마이: 그 때가 몇시 였는데?
카이도: 8시 쯤에 시작했어. 그러고 돌아가다가 이지와루랑 둘이서 마주쳤지.
카이도: 아마 그때가 8시 42분이었을거야.
카이도: 생각해보니 대화 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마츠자카: 대화 소리?
카이도: 응, 남자랑 여자. 교실에서 들린 것 같았는데 정확하게 어느 교실인지는 확인 못 했어.
쿠로마이: 에? 어째서?
카이도: 그야 둘 다 문이 잠겨 있었으니까. 나도 이상하다 싶긴 하거든~.
-어라? 그렇게 되면 범인은 미리 문을 자루로 막았다는건가?
쿠로마이: 하지만 교실 문에 잠금장치가 있어?
카이도: 한 쪽에는 잠금장치 있던데? 원래부터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마츠자카: 그렇구나. 고마워 카이도.
카이도: 천만의 말씀~. 고마우면 나중에 보답으로 문제 맞춰달라고?
카이도: 신죠는 너무 빨리 맞추고 반응도 싱거워서 재미 없어~….
카이도: 뭐, 바둑은 가끔 같이 해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 그때의 신죠, 엄청 진지해서 안경 슬쩍해도 모르거든!
마츠자카: 살아남게 된다면, 그럴게.
마츠자카: 그리고 안경을 멋대로 가져가는건 그만둬.
카이도: 네이, 네이~.
- 일단 두 교실 다 어제 밤에는 열리지 않았다는 소리네.
- 한쪽 교실은 아침엔 이미 열려있었고….
- 우선 기록해 둬야겠는걸.
단서-카이도의 증언을 기록했습니다.
단서-어느 남녀의 말소리를 기록했습니다.
단서-잠겨있던 교실 문을 기록했습니다.
쿠로마이: 카나타, 이제 조사 다 한거야?
마츠자카: 아직. 좀 더 조사할게 남았어.
마츠자카: 그리고 무기고에는 가지도 않았잖아?
쿠로마이: 아 맞다! 잊고있었어!
쿠로마이: 카나타 철저하구나~. 역시 카나타랑 같이 조사를 하자고 생각하길 잘한 느낌☆
마츠자카: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뚜벅뚜벅]
(무기고, 밧줄 선택)
마츠자카: 이 밧줄들, 엄청 질겨보이네.
쿠로마이: 게다가 길이도 길어…! 이거 길이 얼마나 되는걸까?
마츠자카: 글쎄. 한번 쭉 풀어서 재보자.
이시조라: 앗, 그거 그렇게 하면 안 끝난다구?
쿠로마이: 나루 쨩이다!
이시조라: 얏호~☆ 조사는 잘 돼가?
마츠자카: 그럭저럭 잘 되어가는 것 같아. 그런데 안 끝난다니 무슨 소리야?
이시조라: 이 밧줄, 길이가 다 제각각인 것 같아. 몇개 꺼내서 풀어봤는데 짧게는 2m, 길게는 5m까지도 있었다고!
이시조라: 그리고 시험삼아 당겨봤는데, 도구만 있으면 잘 잘릴 것 같은 느낌이었고.
쿠로마이: 진짜?? 진짜야??
이시조라: Oui! 그러니까 응! 난 거짓말은 안 해!
마츠자카: 그러고보니 이시조라는 어제 뭐했어?
이시조라: 우음…. 난 어제 저녁에 8시 30분부터 혼자 차 마시고 있었어. 45분에 돌아가는데 카게우치가 개인실로 가는게 보였고.
마츠자카: 카게우치는 널 눈치 못 챈거야?
이시조라: peut être, 그러니까 아마도? 딱히 카게우치를 부르거나 하진 않았으니까.
마츠자카: 그렇구나. 응, 알겠어. 알려줘서 고마워.
쿠로마이: 나루 쨩 고마워!
이시조라: Je t'en prie, 그러니까 천만해!
- 그럼 범인이 여기 있는 밧줄을 자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겠구나.
- 좋아, 이것도 기록해두도록 할까.
단서-이시조라의 증언을 기록했습니다.
단서-무기고의 밧줄을 기록했습니다.
쿠로마이: 이제 다 된건가?
마츠자카: 마지막으로 한 사람의 말만 더 들어볼까 싶어.
쿠로마이: 한 사람…?
마츠자카: 이지와루의 알리바이, 한번 들어봐야 할 것 같거든.
쿠로마이: 아, 이즈미 군?
쿠로마이: 그러고보니 이즈미 군이랑 하야시 군, 그리고 아케유키 군은 서로 마주쳤다고 했지.
마츠자카: 그래서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거든.
쿠로마이: 그럼 이즈미 군 찾아서 출발~!
[뚜벅뚜벅]
(호텔 구역, 복도, 이지와루 선택)
쿠로마이: 앗! 이즈미 군 찾았다!!
이지와루: 마츠자카랑 쿠로마이? 무슨 일이야?
마츠자카: 너한테 잠깐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찾고 있었어.
마츠자카: 이지와루는 어제 뭐 했어? 들어보니 신죠랑 카이도와 마주쳤다고 하던데.
이지와루: 마주쳤다…?
이지와루: 아, 맞아. 마주쳤지. 이제 생각났네.
쿠로마이: 어쩌다가 마주쳤는데? 이즈미 군은 왜 거기 있었어?
이지와루: 조사를 하다 돌아가려고 했거든. 그때 딱 타이밍이 마주쳤지.
마츠자카: 그럼 잠겨있는 교실은 확인했었어?
이지와루: 확인하려고 했지만 잠겨있어서 못 했지.
이지와루: 그러고보니 누가 얘기하는 소리를 중간에 들은 것 같기도….
쿠로마이: 응응, 그건 아케유키 군에게 들었어.
이지와루: 아 맞다, 그러고보니 잠금장치가 있는 교실 얘긴데….
이지와루: 생각해보면 카렌이 없어지고 나서부터, 열리지 않았던 것 같아.
- 카렌이 없어지고 난 후?
마츠자카: 그럼 카렌이 나타난 후에는?
이지와루: 열려있던데?
[띵, 동, 댕, 동]
모노쿠마: 에~...일단 나도 슬슬 지치는데 시작할까? 오래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다고~
모노쿠마: 너희들, 학급재판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노쿠마: 학교 구역에 엄청 큰 문 있거든? 거기 안으로 빨리 집합하시기 바랍니다!
모노쿠마: 이번에도 오지 않으면 벌이니까 빨리 오라구~우뿌뿌뿌뿌.
쿠로마이: 엣, 벌써?!
이지와루: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보네. 난 먼저 갈게. 너희도 어서 가.
[뚜벅뚜벅]
- 이런, 아직 정리를 못한 것들이 많은데….
- 별 수 없나, 나머지는 재판을 통해서 밝히는 수 밖에.
마츠자카: 쿠로마이, 우리도 가자.
쿠로마이: 아, 응! 꼭 범인을 밝혀내는거야!
단서-이지와루의 증언을 기록했습니다.
단서-잠겨있던 교실 문의 정보를 갱신했습니다.
[뚜벅뚜벅]
(학교 구역, 커다란 문 안)
- 이건…….
마츠자카: 엘리베이터인가.
키리야: 어서 와. 너희 둘이 마지막이었어.
쿠로마이: 진짜? 우리도 빨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나즈마: 제 시간에 왔으니 문제될 것은 없다.
타키마: 뭐 아님, 찔리는게 있어서 늦게 온건가 보지?
카타나: 넌 그냥 닥쳐. 조사도 안 한 주제에.
세나: 자자, 또 싸우지 말고.
세나: 제발 부탁이니까 지금은 휴전해달라고.
[뾰옹]
모노쿠마: 다들 모였구나?
미즈시마: 꺅…! 모노쿠마??
모노쿠마: 다들 이렇게 제시간에 와주고, 학원장은 너무 기뻐~!!
카이도: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모노쿠마: 우뿌뿌…….
- 갑작스럽게 등장한 모노쿠마와 또다시 혼란스러워하는 우리들.
- 그 상황이 재밌는지 모노쿠마는 기묘한 웃음소리를 내고는 말을 이었다.
모노쿠마: 이제 너희들 앞의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그러면 바로 재판장으로 도착할거니까.
모노쿠마: 나는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럼 이만!!
[뾰옹]
마츠자카: 가벼렸구나.
카게우치: 저 엘리베이터만 타면 바로 재판장인건가…. 흐으, 어쩐지 떨리는구만.
신죠: 이러고 있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가시죠.
이지와루: 그래. 우리의 운명을 결정해줄, 우리가 운명을 정하게 될 재판장으로 말이지.
- 한두명씩 엘리베이터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좋아, 범인을 밝혀내는거야.
- 그렇게 되뇌인 나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한발짝 앞으로 내딛었다.
[덜커덩]
[위이잉-]
- 엘리베이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마츠자카: 이 엘리베이터, 어디까지 내려가는걸까.
키리야: 글쎄…. 하지만, 못해도 한명은 이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지 못하겠지.
- 불안했고, 두려웠다. 그러나 그런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는 점점 더 내려갈 뿐이었다...
[철컹]
모노쿠마: 드디어 왔구나! 키히히히!
- 여기가 재판장…?
모노쿠마: 어때? 오로지 학급재판만을 위해 스페셜하게 준비한 학급재판장이!
모노쿠마: 영화에 나올 것 같이 웅장하고 그러지 않아?
카타나: 웃기지도 않는군. 저질이야.
모노쿠마: 자자! 너희들은 자기 이름이 적힌 자리에 가서 앉아주쎄욧!
모노쿠마: 빨리빨리~~!! 서두르란 말이야!
- 모노쿠마의 말에 따라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 원형으로 배치되어, 모두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자리…….
- 모두의 긴장감은 서로가 서로에게 감돌았다.
-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져 숨을 쉬기도 힘들 만큼 답답해졌다.
- 초고교급 아쿠아리스트 하시모토 렌…….
- 좀 더 노력했다면, 그와 친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 바뀔지도 모르는 그를, 범인은 살해하고 말았다….
- 분명히…. 이 안에 있을 것이다.
- 하시모토를 죽이고, 모두를 제물로 탈출하려는 범인이.
- 찾아내야 한다. 살기 위해서라도 찾지 않으면 안된다.
- 그리고, 막은 열린다.
- 목숨을 건 재판.
- 목숨을 건 거짓말.
- 목숨을 건 수수께끼.
- 목숨을 건 배신.
- 목숨을 건 연기.
- 목숨을 건 외침.
- 목숨을 건 변명.
- 목숨을 건 신뢰.
- 목숨을 건……….
- 학급재판…….
[다음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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