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은 곧 올라갈 예정입니다.
원래는 다 쓴 다음 멋지게 후기로 쓸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쓰자면 이렇습니다.
예전에 잠깐 언급한 적 있다고 기억하지만 실은 글을 올릴 때 심한 감기에 걸려서 토사곽란이 이어지던 참이었는데요.
후유증이 너무 오래 가서 7월 한 달 동안 병가를 계속 써야 했고, 8월에는 예정된 일이긴 했지만 부서 이동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업무에 적응하고 뭐 할 시간이 없었어요……. 모든 걸 파악하고 나름대로 정리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2주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9월이 될 때까지 한 달이라는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일에 적응하기 위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뭐……. 이쯤에서 예상하셨겠지만, 그밖의 여기서 언급하기 좀 그런 이런저런 일이 겹쳤고 어쩌다 보니 탈덕을 했습니다.
그런데 소문내고 싶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과거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즈치치를 정말로 사랑하는 분들이 계실 테고, 제가 탈덕했어요~ 이제 글 안 쓸 것 같아요~ 공개적으로 말하는 건 분명히 그분들을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무엇보다, 내가 정말로 사랑하던 것에 그딴 취급을 하는 건 진짜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 정말 사랑했다면 그럴 수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다 괜찮아질 때까지 외면하기로 하고 그동안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OST를 다시 들었는데요.
갑자기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극장에서 보았던 장면이 하나하나 다시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그때 영화를 보며 느낀 아름다움, 그때 새로 사이트를 만들면서 속으로 했던 결심, 그때 저를 진심으로 위로해주었던 수많은 것들…….
그에 비하면 제 사정 따위는 또 얼마나 하찮은 것이었는지요.
지하철 사연녀 되어서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네……. 정말로 오타쿠를 벗어나는 방법은 이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무슨 일이 있어도 탈덕하지 않으리라는, 이제는 정말 완덕밖에 없다는 나름대로의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동인 생활을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즘 동인 예절이나 요즘 젊은 분들의 사정을 잘 모릅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요, 픽시브조차 안 들어간 지 n년 정도 되었습니다. 포스타입은 그나마 자주 들어갔지만 본 계정은 이제 거의 글을 올리지 않고 가끔 알림만 확인하는 정도가 되었네요. 그래서 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조금은 두렵습니다. 개인적인 건강 사정 때문에 그동안 별다른 동인 활동을 하지도 않았지만, 너무 오래 동인을 그만두었어요. 저의 곁에는 이제 같이 동인지 사면서 꺄악거렸던 사람이 한 명도 안 남았습니다. 동인과 그나마 상관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딱 한 명인데 그 친구조차 동인 활동을 완전히 그만두었어요. 몇 개월에 한 번 연락하는 우리가 요즘 나눈 이야기는 겨드랑이 치면 림프절이 자극되니까 그렇게라도 운동하려고 사무실에서 겨드랑이 치고 있다는 이야기였네요. 그러니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교류하는지 딱히 물어볼 데도 없고 그렇다고 눈치가 빠른 것도 아니고…….
이렇게 제가 생각했던 가치가 요즘 분들의 가치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도 있지만, 동인 생활 원데이 투데이 한 게 아니니까 얼마나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지도 잘 압니다. 제가 기억하는 동인은 늘 별것도 아닌 일로 서로를 죽일 듯이 물어뜯는 곳이었어요. 별 이상한 일들을 직간접적으로 겪었고 해괴한 뒷소문 도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요즘 스핀이나 푸슝이라는 문화가 있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익명을 빌어 별로 기분좋을 수 없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뭐 이렇게 길게 썼지만 결국 동인판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안 바뀌었다는 이야기이고, 사실 이런 구구절절 먹먹문은 다른 사람에게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쓸까 말까 고민이 되면 안 쓰는 게 낫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그렇지만 역시 여러분을 속이는 것 같아 이렇게 정직하게 쓰기로 했습니다.
게게게의 수수께끼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역시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미즈치치라는 키워드에 이끌려서 와주셨다면 정말로 감사하고……. 만일 그러지 않으셨더라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더 너그러웠으면 하는 바람을, 무엇보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의 삶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감히 품어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9월은 제가 너무 바빠서 힘들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이 업무에 적응할 시간이 아직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래도 조만간 글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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