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와사니] 초물규제

레이엘(@rayel_token)님의 창작 사니와가 등장합니다

深窓 by KINI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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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피가 중심선을 따라 반으로 갈라졌다. 쿠와나의 손톱 가장자리를 차지한 굳은살이 눌린다. 시마다 비와¹에서는 여름의 냄새가 났다. 햇과육이 빛살처럼 반짝거렸다. 남사는 바지에 손을 문질러 닦고는 한 조각을 내밀었다.

자, 쿠와나는 태연하게 입을 열고 키리히메가 하는 것은 그를 쳐다보는 일이다. 반절씩. 칼로 벤 듯 나눠떨어진 열매에는 어느 쪽이 더 커 보이리라는 최소한의 착시도 없었다. 그는 땅을 가르는 방법만큼이나 쪼개는 법을 알았다. 신의 것은 신에게. 인간의 것은 인간에게 간다는 사실도. 키리히메는 머뭇거렸지만 상대의 격식 없는 태도 때문은 아니었다. 기다리던 남사가 묻는다. 먹여줄까? 쿠와나는 더 가까이 다가가 앉는다. 비파 잎은 달여서 차로도 만들어. 식체나, 여름더위. 과육은 기침에도 좋고, 말 사이사이로 그가 과일 한 주먹을 먼저 베어 물었다. 나무는 철목이라 검봉을 만드는 데 쓰기도 해. 그리고 키리히메에게도. 아니면 열매로 술을 빚어서 입맛을 돋우거나. 키리히메의 몫이 간다. 입은 작아서 쿠와나가 직접 벌려 줘야 했다. 그녀의 혀가 마중 나온다. 시었고, 목이 간지러울 만큼 달았다. 요컨대 풍물시야.

생전의 에이하는 비파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었다. 에도 시대 이전에는 비파 열매를 어디서나 재배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로 연안에만 자생했고, 먹을 수 있는 크기도 아니었다. 씨앗은 찻거리로 어울리지 않았다. 비파나무에는 다도의 교양이 없다. 알이 든 열매의 속을 취하기 위해서는 턱이 빠지도록 물고 씨를 빨아내야 했다. 지금 키리히메가 하고 있는 것처럼. 쿠와나는 애를 쓰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가린 앞머리 너머로도 혀의 우물이 잘 보였다. 진주섬 같은 입천장 밑에서 새하얀 파도처럼:

키리히메의 타액이 방울져 떨어진다. 그녀의 작은 볼이 울룩 튀어나왔다. 쿠와나는 황급히 입을 훔치는 소맷자락 앞에서 뒤늦게 말을 건다. 씨앗은 청산이 있어서 먹지 않는 편이 좋아. 겸연쩍어하는 주인의 턱 밑에 그가 손을 받친다. 뱉어도 돼. 자. 얼굴이 가깝다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 건 남사의 버릇이었다. 키리히메의 목소리가 더듬거린다. 쿠와나의 손에? 목 아래에서는 네모난 손바닥이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 그는 여물을 게우듯 대답을 뭉개지 않는다. 키리히메가 바란 것인지는 모르겠다. 잠시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이윽고 머리카락만 뒤로 넘기더니 입을 약하게 벌린다. 은사처럼 늘어진 침방울과 함께 비파 씨앗이 툭 굴러떨어졌다. 이미 손금 뒤의 앞섶은 살구색 물로 치덕치덕 눌러 붙어 있었다. 엉망이다.

비파 잎은 목욕에도 쓰이는 거 알고 있어? 같이 더러워졌으니까 씻으러 가자. 키리히메는 더 이상 감물이 든 얼굴을 세우지 못했다. 입이 말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걱정하지 마, 오늘은 정말 씻기만 할 뿐이니까. 치마폭에 거의 얼굴을 묻으려는 키리히메의 어깨는 물결처럼 둥그스름하게 말려 있었다. 그녀를 일으키려는 손은 어깨에서 목까지. 목에서 턱까지 능구렁이처럼 올라간다. 내민 혀끝으로 쿠와나가 말한다.

햇것은 아껴두고 싶거든.²

¹ 미에현 마츠사카시의 특산품인 비파 열매.

² 에도 막부의 하츠모노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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