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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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한 줌 온기도 없는 침구 위. 찾는 이는 이미 떠난 지 오래된 듯했다. 맥은 조바심을 내지 않기 위해 숨을 골랐다. 그리고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뻑뻑한 눈을 감았다 떴다. 목을 스트레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 잠들기 전 벗어둔 상의를 걸쳤다. 그제야 테라스 앞에 놓인 작은 테이블
글쓴이의 주관적 캐릭터 해석으로 작성된 글로, 캐주의 해석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가 오겠군." 오전부터 흐리던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뒤덮여 낮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었다. 건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숨을 멈추자 시공이 멈춘듯 고요했다. 시선은 건너편의 낡은 의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등받이 천이 헤져 솜이 튀어 나와있
글쓴이의 주관적 캐릭터 해석으로 작성된 글로, 캐주의 해석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달이 밝은 밤이었다. 유례없는 평안. 고요한 밤의 풍경. 키모는 창밖으로 쏟아지는 빛에 눈을 찌푸렸다가 살포시 웃었다. 오늘 밤에는 달이 더 크게 보일 거래요. 귓가에 속삭이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달빛에 비친 색이 다른 눈동자가 유리알처럼 반
새 계절의 싸늘한 바람이 팔뚝을 스쳤다. 겸은 옷깃을 여몄다. 무더운 날이 없었던 것처럼 천연덕스럽게도 맑은 하늘이었다. 충분히 끓지 못해 남아버린 물기를 머금은 채로, 다가올 추위를 견딜 곳을 찾아야 했다. 디뎌온 길은 전부 무너져있었다. 어젯밤, 마지막 동족이 떠났다. 겸의 손위 누이였다. 산 아랫마을에서 산 낡은 옷을 입은 채였다. 인간의
“이름이 뭐였더라?” 그러니까 이 계절이 되면 가끔씩 그 얼굴이 떠오른다. 봄과 여름 사이. 푸른 나무가 흔들리고 뜨거운 햇볕에 덥혀진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그 후끈한 열기에 녹초가 된 몸을 잠깐 그늘에서 식힐 때면 이름도 흐릿한 얼굴이 대뜸 고개를 드는 것이다. 높은 콧등을 살짝 가리는 옅은 색의 앞머리, 그 사이로 보이던 차분한 눈동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