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유저님이 돌림노래 좀 하실게요

(1) 있는 이시층(AU)은 필요 없어,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그냥 들으면서 읽으세요)

글리프에 또 왔다. 무려 돌림노래 4절 부르러 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애는 이미 이시층이고 차애는 출신이 이시층이기 때문이다(둘 다 줄기시층 원본은 진짜 재미 없음). 그래서 사실상 새시공을 파야 하는 상태다. 결국 못 참고 공카에서 농담인 척 주절거렸는데, 아니나다를까 딱 약점을 찌르는 태클이 걸려오는 거다.

이시층 출신이라서 가능성이 없지 않나요

(※ 약간 편집했음)

으아아악!!

내 말이요. 저도 알아요. 하지만 오타쿠는 때로는 알고도 주제넘게 주절거리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있곤 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이 글. 뭐냐면 이놈의 이시층 놀음이 왜 재밌는가에 대한 약간의 사색 그리고 글을 쓰게 된 핵심 원흉인 내 야쿠모 AC 썰풀이다.


어나더에덴에는 다양한 플레이어블 캐릭터 출시 규칙이 있는데, 그 중 하나로 이시층 캐릭터(AC; Alter Character—쉽게 해석하자면 2p)라는 개념이 있다. 크로노 시리즈의 개념적 후속작을 자처하는 본작답게 메인 플롯인 시간이동을 응용하여 첫 외전인 마검외전에서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임시적인 장치에 불과했던 이시층의 존재가 마검외전2에서 완전히 개념화되었고, 미래외경에서는 아예 적극적으로 새로운 캐릭터 발매 라인의 하나로 정식 채택되는 지경에 이른다.

이시층 개념에 대해 설정적인 면모를 짚고 넘어가자면 현재 알도의 동료들은 본 글의 작성시점인 2024년 5월 16일 기준으로 이시층식 이명이 붙어있지 않은 한, 밝혀진 바로는 단 네 명(전부 각자 특정 외전류 스토리 핵심 또는 내막 스포일러라서 아무 가림막 없이는 밝힐 수 없으므로 직접 플레이 권장) 을 제외하고 모두 주인공인 알도의 소속 시층이며 소위 말하는 ‘정사(正史)’에 상당하는 개념인 ‘새벽 시층’의 존재로, 이시층 캐릭터라 함은 새벽으로부터 모종의 큰 분기를 겪어 비교적 커다란, 그러나 가지치기 당할 정도로 너무 멀어지지는 않은 차이를 보이는 분기된 별도의 평행시층(PTL; Parallel Time Layer)에 존재하는 알도의 동료 누군가의 동일 존재를 칭하는 용어이다.

이들은 연옥계의 인물들처럼 영혼이 역할을 수여받아 존재가 재구성되는 경우를 포함해 모두 그 인물의 기반적 성질은 유지하되, 해당 시층의 큰 사건으로 인해 달라지는 성장 환경, 경험 등으로 종래에는 제법 다른 인간상을 보이게 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공식이 자체 세계관을 이용해 녹여낸 정식 IF물인 셈이다. (추기: 예정된 대로 5월말 3.7.20 업데이트에서 마츠리카가 출시되면 저 단 네 명이라는 서술은 이제 단 다섯 명이 된다. 그리고 백야 시층 출신 한명 빼곤 전부 마검 시층 출신이다. 역시 원조 이시층.)

이시층 캐릭터는 입지상 별다른 꼬리표가 없는 신규 캐릭터에 비해 대단히 기묘한 특징을 보인다. 첫째로 일반적으로 캐릭터 퀘스트가 해당 캐릭터를 영입해야만 트리거가 열리는 것에 비해 이시층 캐릭터의 첫번째 퀘스트는 일반 퀘스트의 성질을 지녀 아이콘도 혼합색상인데다 영입하지 않았어도 플레이가 가능하며, 이는 다른 퀘스트들과 달리 보상으로 지정 무기종/천명 카테고리만 맞다면 어느 캐릭터나 사용할 수 있는 속칭 ‘천명템’을 해당 캐릭터의 무기종/천명의 것으로 하나 지급한다. 두번째로는 시스템적으로는 이시층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가 없는데다 동료 영입 업적에도 새로운 동료로 카운트되고 필터상으로도 NS, 즉 신규 인물에 상당함에도 불고하고 새벽시층의 원본 캐릭터를 영입한 상태일 시 미달 할머니에게서 이시층 전용 카테고리를 통해 클래스체인지로 영입하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출시 당시로 거슬러올라가자면, 이시층 캐릭터의 출시는 여러가지 성격을 띄고 있었다. 하나는 원본 캐릭터의 스토리 보충, 두 번째는 당시 떡밥거리가 다 떨어져가던 캐릭터 출시 사이클의 인터벌 확충(낼 게 없었단 소리임; 이시층은 원본캐가 있어서 비교적 컨텐츠 작성이 효율적이며 따라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걸 오타쿠라면 본능적으로 이해 가능할 것), 세 번째는 개념상 출시 텀이 긴 편인 엑스트라 스타일을 보강하는, 클래스체인지를 통한 올드 캐릭터의 가치 보존. 여러모로 단독보다는 기존의 보충에 상당하는 애매한 개념임은 부정할 수 없고, 이 점이 이전에 AS, ES만으로는 어쩌지 못한 채 이뤄진 멜로디, 이벨라즈음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신규캐릭터 연속 출시에 대한 불만을 누르려는 완충재라는 이시층 캐릭터의 성질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계적인 이야기는 이쯤 하고, 그럼 왜 이런 곰국같은 공식의 IF에 우리는 왜 환장하는 것일까? 두 가지 정도로 손꼽을 수 있다. 첫째, 원본캐릭터와 공유하는 성질, 그리고 공유하지 않는 성질을 비교하여 그간 해당 캐릭터에 대해 설명이 미진했던 부분이나 궁금했던 부분 등을 상당수 해소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도 퀘스트 내용 자체도 그런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편이다. (e.g. 어깨너머로 배운 보현일도류인 아카네가 정식으로 배우게 된다면? → 정식 보현일도류 문하생인 이시층 아카네는 시공의 소용돌이도 베어 가르는 최강의 사무라이가 되었다!) 둘째, 공통적인 캐릭터퀘스트3의 특징인데, 원본캐와 교류하는 에피소드를 제공한다. 일명 거울 들이밀기. 여기서 발생하는 관계성과 캐릭터간의 반응이 꽤나 다채롭고, 갈등의 해소와 함께 꽤나 극적인 캐릭터성의 변화를 가져오는 편이다. 한마디로, 오타쿠 대환장 선물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함께 오는 최신메타급 성능은 덤이고.


아 위에 너무 긴데; 어쩔 수 없다. 오타쿠는 수줍음이 많아.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깃털처럼 가벼운 썰을 풀어보기로 한다. 이하 외사 6화 ‘방황하는 소녀와 새벽녘의 감옥’ 스포일러 함유, 나름의 분석 등등의 이유로 유료로 감춰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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